아무것도 아닌 상태로 멈춰 선 나
오늘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어제도 그랬고, 그제도 그랬다.
해야 할 일들은 머릿속에서 웅성거리는데
몸은 묵직하게 가라앉은 채 움직이지 않는다.
“이러고 있으면 안 되는데”
“뭐라도 해야 하는데”
그 말을 하루에도 몇 번씩 되뇐다.
스스로에게 던지는 채찍 같은 말.
그런데도 나는 여전히
가만히,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있다.
충분히 게으름을 부린 것 같다.
더는 변명할 수 없을 만큼
시간은 흘렀고
나는 그 흐름 앞에서 작아졌다.
숨 고르기였다.
처음엔 그렇게 말하며 나를 이해하려 했다.
달리기 전에 필요한 준비 과정이라고.
회복이라고.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 고요는 ‘멈춤’이 되어버렸고
‘멈춤’은 이제 ‘두려움’이 되었다.
다시 시작하는 법을 잊을까 봐,
이대로 굳어버릴까 봐,
걱정은 쌓이고 있는데
이상하게도
그 걱정 안에서조차
‘이제 시작해야겠다’는 마음은 생기지 않는다.
그럴 의지도 없고
받아들이겠다는 말조차 하지 못하겠다.
지금의 나는 그냥,
아무것도 아닌 상태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텅..... 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