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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스텔 Estelle Apr 29. 2024

"도발했더니 기부니가 조크든요…"

[숨 쉬는 도전 중입니다_맞춤법 파괴]

"기부니가 조크든요"


꼭 한 번 써보고 싶던 말이다. 그것도 많은 사람들이 보는 글에서 말이다. 직업 상 올바른 단어, 주술관계가 정확한 문장을 써야 하는지라 요즘 유행하는 말을 글에 남기긴 힘들다. SNS에서도 마찬가지다. 나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에서도 비문을 되도록 쓰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인스타그램 스토리(일상을 공유하고 24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사진 및 동영상)도 그렇다. 수백 수천 명의 팔로워가 보고 있다는 생각에 맞춤법 검사기까지 돌려 스토리에 글을 게재한다.


그러나 하지 말라는 건 꼭 하고 싶다고. 지켜야 선이 있다면, 괜히 넘어보고 싶다고. 맞춤법을 조각낸 말들을 많은 이들 앞에서 써보고 싶었다. 누군가는 굉장히 불편할 수 있다. 반면 나에겐 도발이다. 


"노라보자" "밥이가 맛나" "죽겟당"


살다 보면 내 맞춤법과 같은 일이 생길 때가 많다. 이를 테면 직업이 요리사인데 혼자 있는 날 집에 있는 채소들을 다 볶아서 '알 수 없는 볶음밥'을 만들어 볼 수 있지 않나. 나의 본분을 지켜야 할 순간에는 중심을 잃지 말아야 하지만 내 인생 매 순간마다 중심을 조금 바꿔봐도 나쁘진 않다. 나만 알 수 있는 도발이 소소한 행복을 전해줘서다.


그렇다고 되돌릴 수 없는 강을 건너는 무모한 짓은 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건 도발이 아니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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