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오는 것이 두려울 때

by 동이

어떤 밤은 유난히 길고 캄캄합니다. 눈을 감았으나 잠은 오지 않고, 다가올 내일의 무게가 가슴을 짓누르는 듯합니다. 분명 오늘 하루는 무사히 마무리되었는데,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불확실성이 우리의 평온을 잠식합니다. 우리는 이 '내일'이라는 이름의 미지의 공간이 던지는 두려움을 온몸으로 감지합니다. 그것은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감정의 영역이라, 스스로에게 '괜찮다, 잘 될 것이다'라고 수백 번 되뇌어 보아도 마음은 텅 빈 공허함만 되풀이합니다. 우리의 의지는 단단한 희망이 되기를 원하지만, 미래의 막연함은 그 모든 긍정을 투과해 들어오는 차가운 냉기와 같습니다. 그 냉기 속에서는 오늘 내가 이룬 모든 것들이 희미하고 무의미하게 느껴집니다. 우리는 갑작스럽게 시간과 나 사이에 깨어지지 않는 장벽이 생긴 듯한 고립감을 느낍니다. 이 보이지 않는 벽 뒤에서 다가올 새벽을 홀로 두려워하는 자신을 발견할 때, 우리는 가장 순수한 형태의 불안과 마주합니다. 우리가 겪는 이 공포의 근원을 찾아 헤매는 일은, 깊은 밤의 꿈속에서 길을 잃는 것만큼이나 아련하고 고독합니다. 벼랑 끝에 서서 바람을 맞고 있는 기분이 듭니다.

우리의 삶은 늘 계획과 목표로 채워져 있고, 우리는 매 순간 능동적으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배웁니다. 하지만 내일이 오는 것이 두려울 때의 마음은 그 모든 생산적인 움직임을 멈추게 만드는 불가해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손발을 모두 묶어버린 듯한 무기력함 속에서 우리는 '나는 미래를 통제할 수 없는가'라는 절망이라는 또 다른 짐을 지게 됩니다. '나는 왜 남들처럼 당당하게 내일을 맞이하지 못하는가'라는 질문은 두려움보다 더 아픈 상실감을 안깁니다. 우리는 우리 안의 회의적인 그림자가 세상의 기회를 가로막고 있다고 느낍니다. 이 두려움은 구체적인 실패에 대한 거부가 아니라, 그저 모든 것이 예측 불가능하다는 막연한 예감에 가깝습니다. 아직 오지 않은 하루의 복잡함과 책임을 이 밤의 어둠 속에서 미리 짊어지려 합니다. 우리의 영혼은 잠시 현재에 머물 권리조차 스스로에게 허락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불안을 외면하고, 억지로 내일을 낙관하려 할 때 오히려 더 깊은 좌절에 빠집니다. 그럴수록 내면의 그림자는 더 커져 우리를 삼키려 합니다. 우리는 이 시간의 흐름을 이겨낼 힘이 남아 있지 않다는 절망을 조용히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이 멈춤의 순간이야말로 우리 자신을 가장 깊이 위로할 수 있는 기회인지도 모릅니다. 이 내일에 대한 두려움은 우리에게 '너는 오직 현재에만 살 수 있다, 미래는 너의 몫이 아니다'라고 속삭이는 내면의 가장 진실한 목소리입니다. 모든 외적인 압박과 기대가 사라진 그 자리에서, 우리는 비로소 우리 존재의 가장 순수한 현재와 만납니다. 우리는 이 두려움을 마치 낯선 길손처럼, 아무런 판단 없이 그저 맞아주는 연습을 시작해야 합니다. '아, 지금 미지의 내일이 나를 두렵게 하는구나'라고 객관적으로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그 감정은 지배력을 상당 부분 잃습니다. 그 순간, 우리는 억지로 싸우지 않고도 그 어둠 속에서 잠시 안식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을 발견합니다. 이 머무름은 수동적인 포기가 아니라, 자신을 향한 가장 적극적이고 자비로운 행동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거창한 미래 계획이 아니라, 그저 '지금 이대로 오늘을 충분히 마무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조용하지만 단호한 허락입니다.

이 불가해한 감정 속에서도, 우리의 심장은 변함없이 뛰고 우리의 폐는 숨을 쉬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삶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들은 우리가 두려움에 휩싸여 있을 때조차 우리를 지탱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작은 존재 자체의 기적들에 감사하는 마음을 되찾아야 합니다. 두려움을 우리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나면, 우리는 그 감정과 더 이상 싸우지 않아도 됩니다. 대신, 우리는 그 감정을 껴안고 함께 오늘 밤을 보낼 힘을 얻습니다. 마치 짐을 나누어 드는 것처럼 말입니다. 우리는 가장 취약한 순간에 비로소 가장 강한 내면의 평화를 만날 수 있습니다. 그 평화는 외부의 시계바늘 소리에 흔들리지 않는, 우리 영혼 깊은 곳에 뿌리내린 고요함입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의 나약함을 이해하고 포옹할 때, 우리는 세상의 모든 조급함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습니다. 모든 싸움을 멈추고, 그저 자기 자신이라는 안전한 섬에 편안히 머무르는 것, 그것이 내일이 오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 맞서는 가장 깊은 위로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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