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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타트업디 Dec 27. 2023

시민이 공감하는 과학도시의  모습은 무엇인가?

대전광역시 경제과학부시장 이석봉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출범한 지 올해로 50주년을 맞이했다. 일류 도시를 만드는데 과학기술은 필수다. 이는 최근 대전시가 ‘일류 경제 도시’라는 슬로건에 ‘과학도시’를 추가한 이유이기도 하다. 민선 8기가 1년이 지난 시점에서 대전시정의 분위기는 상당히 역동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변하고 있다.

그 중 괄목할만한 시도가 바로 대덕연구개발특구와 대전시의 ‘담 허물기’다. 그동안 대덕연구개발특구는 대전 시민에게 외딴 ‘섬’ 같은 곳이었다. 연구단지로 불리던 시절부터 50년이나 지역과 함께 했지만, 시민과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것이다.


특구 내 대다수 출연연이 중앙 정부의 지원에 의존할 뿐만 아니라, 대전시도 이들과 상생할 방안에 대해 깊이 고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즉 연구 인력과 장비, 시설 등의 하드웨어는 잘 갖춰져 있지만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는 갖춰지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시민들도 ‘과학은 연구자의 영역이고 그들만의 세상’이라고 인식하고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는 것이다.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시민에게 대덕연구개발특구의 장점을 몸소 실감하게 해줘야 한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연구 현장을 직접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기업 산하 연구소나 출연연을 탐방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해 수도권이 아니더라도 질 높은 문화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 시민으로서 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것이다. 지난 4월부터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출연연을 개방해서 가족 단위로 견학을 진행하고 있는데, 만족도가 90%를 넘는다. 이번 여름방학 기간에는 초중고 학생들이 대덕연구개발특구 출연연의 과학 시설에서 교육을 받도록 하는 ‘주니어 닥터’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대전시에 본거지를 둔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도 과학 도시 대전을 완성하기 위한 중요한 과제다. 현재 대전시에서는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를 포함해 대전테크노파크,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 등을 운영하며 일부 지원하고 있지만, 스타트업 간에 네트워킹하며 지역 자원과 연계할 수 있는 플랫폼은 미비한 상황으로 대전시는 이런 프로그램을 활성화할 방안이다. 최근에는 한 달에 두 번씩 대덕연구개발특구에서 기술 교류회도 시작했다. 특히 연구 결과물을 실증화해 사업화하는 과정은 많은 자본과 시간이 들어가는 구간으로 많은 벤처 기업이 이 구간을 버티지 못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지역의 투자금융 등과 같은 기금 모집을 조성해 가능성 있는 기업이 지역에 건강하게 뿌리내릴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대전에 입주한 기업과 지역 인재를 연결하는 것도 우리에게 중요한 과제다. 많은 기업이 호소하는 어려움이 바로 ‘인력 문제’다. 대전이 기술적인 기반이 갖춰져 있음에도 많은 젊은이가 수도권으로 떠나려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일부 기업은 외지에서 인력을 충원하기도 하지만 이들 또한 시간이 지나면 떠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대전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 지역에 편안하게 정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기업을 많은 대학생에게 알려야 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취업 정보 프로그램을 만들고 간접적으로나마 지역의 기업을 체험할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과학도시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성장 라인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좋은 기업을 지역에 유치해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을 이뤄나가야 한다. 전 국가적으로 봤을 때도 현재 대한민국 경제가 판교 라인에 막혀 더 성장하지 못하고 있기에 이제 대전 라인이라는 새로운 길을 개척해 지역을 넘어 국가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지난 5월부터 외국계 대형 제약사가 대전에 생산시설과 연구시설을 짓기 시작했다. 앞으로 세계적인 연구개발 기업이 대전에 올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나갈 것이다. 이를 위해 같은 부지에서도 고밀도로 활용할 수 있게 용적률을 높이고, 층수 제한도 풀어줄 예정이다. 땅을 좀 더 효율적으로 써서 같은 부지에서도 더 많은 기업과 사람이 일할 수 있게 하는 것인데, 이를 통해 네트워크도 더 활발해질 것이라 기대한다.

변화와 발전을 위해서는 일정 부분에서는 마찰이 일어날 수도 있다. 한정된 자원을 어디에 집중하냐에 대해서 많은 의견이 오고 갈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마찰은 소모적인 것이 아니라 더 나아지기 위한 과정이라 생각한다.

대전시는 앞으로 각계각층의 사람들과 소통하며 모자란 부분을 보완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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