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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타트업디 Dec 27. 2023

버려진 철강 부산물이 만들어 낸
친환경 시멘트

[Startup:D] (주)씨에스엠 최선미 대표

콘크리트에 들어가는 주재료인 시멘트는 현대건축에서는 필수 불가결한 소재로 ‘건설업계의 쌀’이라고도 불린다. 하지만 시멘트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고온에서 소성 과정을 거치는데, 이때 시멘트 1톤당 약 0.9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국내에서 소비되는 한 해 시멘트 양이 약 5,000만톤(한국시멘트협회 발표, 2022)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일 년 동안 약 4,000만 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셈이다. 친환경 초속경 시멘트를 개발해 온 ㈜씨에스엠은 최근 철강 생산 과정 중에 발생하는 부산물인 슬래그에 집중하며 탄소 중립의 방안을 찾았다. 1600℃ 이상의 고온에서 용융 배출된 슬래그는 이미 시멘트적 반응성을 가지고 있어 이를 원료로 하면 소성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다는 데에서 해법을 찾은 것이다. ㈜씨에스엠의 최선미 대표를 만나 해당 기술의 특징과 장점,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씨에스엠의 창립 연도와 주력 분야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씨에스엠은 지난 10여 년 동안 철강 슬래그 자원화 연구를 진행하면서 도출한 기술을 기반으로 2021년 씨에스엠테크로 시작해 2023년 6월 법인으로 전환했습니다. ㈜씨에스엠이라는 사명은 ‘Concrete from Slag with Multifunction’의 약자로, 철강산업 부산물인 슬래그를 건설 소재로써 고성능화하고자 하는 회사의 의지가 담겨있습니다. 우리는 철강산업에서 활용되지 못하고 버려지던 특정 슬래그를 순환 이용하여 소성 과정 없이 특수 시멘트로 제작함으로써, 탄소 중립 시대의 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씨에스엠이 개발하는 특수 시멘트의 특성과 강점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일반적인 시멘트로 건물을 지을 경우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리는데, 콘크리트(시멘트+물+골재)가 거푸집 제거를 위한 최소한의 강도로 굳기까지 대략 하루에서 3일까지 걸리기 때문입니다. 반면 ㈜씨에스엠이 개발한 초속경 시멘트는 짧게는 1시간에서 3시간 안에 일정 수준 이상의 강도를 발현해 내며 그로인해 공사시간을 절약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초속경 시멘트가 일반 시멘트 대비 고가의 원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유통단가는 5~10배로 고가로 책정돼있어, 고속도로 긴급보수 현장 처럼 짧은 시간 내에 빠르게 강도를 발현해야 하는 특수한 현장에 대부분 사용되는 고부가 제품입니다.

특수시멘트를 개발하기 위해 어떤 원료와 어떤 공정 방식을 사용했나요?

일반적인 시멘트는 석회석과 특정 천연원료를 섞어서 킬른이라는 소성로에 넣습니다. 킬른이 최대 1450도에서 1600도까지 올라가는데, 이때 석회석에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어 공기 중으로 날아가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이 과정에서 배출된 탄소는 환경에 악영향을 미쳐 기후변화나 지구온난화 등의 현상을 일으킵니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주)씨에스엠은 탄소를 배출하는 소성과정을 거치지않고 시멘트를 생산하는 원천기술을 적용했습니다. 소성 과정을 생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철강 제조공정에서 1600℃ 이상의 고온에서 용융 배출되어 시멘트적 반응성을 갖는 슬래그를 원료로 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통해 제조 과정상에서 80% 이상의 탄소 배출 저감을 실현하고, 경쟁제품 대비 50% 이하로 유통단가를 낮춰 가격경쟁력까지 확보했습니다.

슬래그는 어떤 물질인가요? 

철강산업에서 철강석을 용융해 철을 뽑아낸 이후에 많은 양의 폐기물이 남습니다. 그 부산물 중에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물질이 바로 슬래그입니다. 1톤의 철을 생산할 때 대략 0.6톤의 슬래그라는 부산물이 나옵니다. 전체 슬래그의 80~90% 정도가 시멘트 대체재의 골재, 매립재 등에 활용되고 있는데, ㈜씨에스엠은 기존에 활용되지 않던 5%의 슬래그를 선별해 가공한 후 시멘트를 제조합니다. 특히 본 사업의 주요 원료인 CA계 슬래그는 국내에서 연간 100만 톤 이상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활용처 없이 버려졌습니다. 해당 슬래그는 이미  1600℃이상의 고온을 거치면서 시멘트로서의 소성이 어느 정도 일어났기 때문에 초속경 시멘트를 이루는 주요 광물을 포함하고 있다면 원료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해당 기술을 개발하게 된 계기와 창업으로 이어진 과정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대학원 박사 과정과 연구 교수로 활동하는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다양한 산업부산물을 건설 소재화하는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일련의 연구 과정에서 도출된 기술을 연구를 위한 연구만으로 남겨두기에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공학자로서 산업계에서 해당 연구를 누군가 사업화해야 한다면 국내에서는 제가 적임자라고 판단했습니다. 앞으로 자원 부족과 환경 문제가 더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우리는 산업계에서 발생한 다양한 부산물을 활용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산업계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의 잠재성을 확인하고 이를 순환 활용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과학자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던 지도 교수님의 가르침 또한 창업을 결심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철강사와 어떤 방식으로 협업을 진행했으며, 실제 사업화 과정에서 필요한 기술력은?  

현재 ㈜씨에스엠이 사용하는 대상 슬래그는 철강 생산 과정에서 분말화가 되다 보니 공정이 끝난 후 물을 뿌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시멘트는 물과 섞인 후 강도를 발현하는 수경성 재료인데, 제품화되기 전에 물과 섞이면 시멘트의 가치가 떨어져서 상품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철강사에 대상 슬래그 처리과정에서 물과의 접촉이 없는 공정으로 개선하자는 제안을 했고, 최근 'S' 철강사에서 국내 최초로 제안을 받아들여 해당 슬래그를 안전하게 수집해 ㈜씨에스엠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사업화하기 위해서는 슬래그 공급 업체, 시멘트 생산업체, 시멘트 수요 업체 등의 관리가 잘 이뤄져야 할 것 같습니다. 현재 이들과의 협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본 사업화를 위해서는 우선 철강사가 슬래그에 물을 뿌려 매립하던 기존의 처리공정방식을 개선해야만 합니다. ESG 경영과 탄소 중립 이슈에 맞물리면서 많은 철강사가 슬래그의 자원활용 방안에 관심이 있는 상황입니다. 또 시멘트 산업 분야에서는 수입국의 천연원료 수출제한과 이로 인한 지속적인 단가 상승 문제로, 순환자원의 활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각 산업계의 필요성과 시대적인 분위기가 우리의 사업 방향을 긍정적으로 이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창업 준비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과 현재 회사 현황은 어떻습니까?  

연구와 사업화는 괴리가 굉장히 큽니다. 이 괴리를 없애고자 개인사업자를 설립하자마자 바로 창업사관학교에 들어가서 사업자가 갖춰야 할 기반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2021년 시제품을 제작하여 시멘트사, 시공사, 콘크리트 제품 제조사 등 다양한 업체를 직접 찾아다니며 제품으로서의 가능성을 확인받고 수요처를 확보하고자 했습니다. 제품으로의 성능평가와 문제점을 피드백 받으며 이를 개선하는 과정을 수없이 반복한 결과, 이제는 제품의 품질 안정화를 확립하고 최종 제품 레시피를 확정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2022년까지는 수요처로 직접 찾아다니느라 바빴다면, 올해는 우리의 기술력이 입소문을 타고 다수의 기업에 전해져 샘플 요청과 기업의 필요에 맞는 콘크리트 제조 기술을 요청받았습니다.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와는 어떻게 인연이 닿으셨나요? 

제품의 품질 안정화를 이루면서 제품 양산화를 위해 위해 기업 투자 유치를 준비 중입니다. 이 과정에서 대전시 유성구 궁동에서 진행했던 2023 스타트업 코리아 투자위크에도 참여했고 그때 컨설턴트로 참여해 주신 분이 혁신센터 직원이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의 Startup:D Level-UP 프로그램에도 참여했고 교육과 보완과정을 거쳐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어가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입니까? 

현재까지는 시제품을 통해 수요처에게 품질 검증을 받는 품질안정화 및 수요처 확보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철강사로부터 대상 슬래그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시점인 2024년 3월부터는 양산화가 가능하도록 공정 구축 및 인·허가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내년 3월 연 1만 톤의 양산화를 시작으로, 2027년까지 연 5만톤 규모의 자체 공장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 ‘S’사 및 ‘H’ 철강사와 원료 제공을 위한 협업 및 연구를 이어오고 있지만, 향후 국내 철강사의 대상 슬래그를 전부 자원화하여 국내 유일 기업을 넘어 세계 선도기업으로서 개발 기술의 글로벌화를 꿈꾸고 있습니다. 

㈜씨에스엠은 건설 소재인 시멘트 생산을 넘어 궁극적으로는 콘크리트 제품까지 직접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2027년 자체 공정 구축과 제품 생산 및 2차 제품 생산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실현한다면 2028년 500억 원 이상의 매출로써 IPO 달성이 가능하리라 판단합니다. 동반자로서의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와 씨에스엠에 비전을 믿고 청춘을 투자해주고 있는 우리 팀원들에게도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모두에게 보답할 수 있도록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가는 그날까지, ㈜씨에스엠은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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