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사단 훈련병 사망 사건과 닮았지만 다른 사건
어제(5월 21일 금요일) 12사단 훈련병 사망 사건과 관련, 중대장, 부중대장이 구속되었습니다.
아마도, 당분간은, 관련 보도는 없을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도... 구속된 중대장만 남고 다른 것들은 잊히겠죠.
이번 사건의 타임라인과 커뮤니티에서의 여론 흐름을 되짚어 보니.
언급되는 몇 가지 사건이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2005년에 있었던 논산 훈련소 중대장의 가혹행위, 일명 "인분사건"입니다.
이 사건이 회자된 이유는, 커뮤니티에는, 당시에는 중대장을 신속한 게 "구속 수사" 했는데, 왜 이번에는 한 달이 다 되도록 구속을 하지 않았냐는 것, 왜 중대장을 보호하냐는 것.
(서울=연합뉴스) 지일우 기자 = 충남 논산에 위치한 육군훈련소(옛 논산훈련소)의 한 중대장이 훈련병들에게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20일 육군에 따르면 육군훈련소의 이 모(학사 35기. 28) 대위는 지난 10일 오후 3시 30분께 훈련소 내 화장실 점검을 실시한 뒤 좌변기 20 대중 2대에서 물이 내려지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오후 4시께 막사에서 훈련병 192명에게 인분을 손가락으로 찍어 입에 넣으라고 강요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훈련병 가운데 절반 가량이 이 명령을 이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육군은 밝혔다. 이들 훈련병은 마지막인 5주 차 훈련을 받던 중이었다.
이 같은 사실은 한 훈련병으로부터 사실을 전해 들은 가족이 격분, 인터넷 등에 공개함으로써 드러났다.
육군은 20일 물의를 일으킨 이 대위를 긴급구속하는 한편 감찰감(중장)을 단장으로 하는 조사단을 편성, 진상 규명에 나섰다.
육군은 "군 간부 신분으로 이와 같은 행위를 저지른 것은 정상적인 상식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도, 용납할 수도 없는 일로써 육군 역시 경악과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면서 조사 결과 관련자는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일벌백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사건은 2005년 1월 10일에 일어난 일을, 한 훈련병이 편지를 써서, 외부에 드러나고 인터넷을 통해서 밝혀지게 된 것입니다. 스토리 또한 천인 공노할 일이긴 합니다만, 화장실 상태에 실망한 중대장이 했을 행동으로 불가능해 보이는 일은 아닙니다.
1월 21일 중대장 구속, 국방부 장관 사과, 내부 조치
당시 국방부 장관은 훈련병과 가족, 국민께 사과하고, 육군훈련소와 사단 신교대 32곳을 특별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 모 대위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데... 당시 이 주체는 군 검찰입니다. 그랬기 때문에 이렇게 신속한 구속 신청은 가능했던 것.
구속 신청보도가 있었던 것은 오전 10시였는데, 구속 수감 보도가 나온 것은 오후 4시 8분. 진술청취, 영장청구, 영장 발부까지 전광석화와 같았습니다.
그리고, 육군은 육군훈련소 고등검찰부가 21일 오전 이 대위로부터 진술을 들은 뒤 오후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라고 밝혔다.윤광웅 국방장관 지시로 육군 감찰이 육군훈련소 1곳과 각 사단 신병교육대 32곳 등 33개 신병양성 교육기관에 대한 특별감사에 착수했다"
1월 23일
군 내부로부터 다양한, 소식이 나옵니다.
청와대의 보고가 있어 이 사건에 대해서 국방부 장관이 금명간 청와대에 들어가 사건에 대해서 보고할 것이라는 발표
비상근무 상황에 돌입한 분주한 육군 내 분위기를 보여줍니다.
육군에서는 육군 훈련소 시스템 전반 재검토를 하겠다고 발표합니다.
이 사건을 대하는 당시 육군 전체의 분위기를 말해줍니다. 아마도 청와대의 관심사항이었기 때문이겠죠.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00892092?sid=102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00892158?sid=100
1월 24일
다음날은 더 바빠집니다.
육군참모총장은 훈련병 부모에게 "인분사건"을 직접 사과하고 나섭니다.
당시 여당 의원 3명은 육군훈련소를 방문하여 현장 조사를 실시합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00893222?sid=100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00892842?sid=100
1월 26일
윤 국방부 장관이 직접 현장을 방문합니다
1월 28일
한나라당 의원들도 2월 3일 신병 교육대를 방문하겠다고 발표합니다.(당시 대변인 전여옥)
하지만, 당시에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것은 엉뚱하게도..
당시 여당의원의 발언입니다. 24일 훈련소를 방문했던, 한 의원이 자신이 올린 홈페이지에 올린 글이 논란이 되었던 것.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6182.html
1월 26일 윤 국방부 장관 방문 당시 허평환 훈련소장과의 대화를 보면, 당시 훈련소장이 이 사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자신과는 상관없는, 이상한 개인의 돌발적인 일탈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
즉, 이 사건은 중대장의 개인 성격 때문에 벌어진 탓이라고 생각한 것.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52/0000065418
윤장관은 먼저 허평환 훈련소장에게 이번 사건이 일어난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물었습니다.
[인터뷰:장관]
"소장은 이번 사건이 일어난 원인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말해봐요!"
[인터뷰:소장]
"개인의 성격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그런 행동을 할 수 있었는지 도저히 납득하기 힘든...."
그렇다면, 전광석화처럼 구속된 이 대위는 어떻게 되었을까?
나무위키에서는 이 대위가 불명예제대를 한 것처럼 나와있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2월 3일 인분 사건 관련자 징계 발표
훈련 소장은 경고, 나머지 14명을 징계위에 회부한다는 결론...입니다.
당시, 여론은 훈련소장이 단순, 경고에 그친다는 것에 대해서 분개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일개 중대장보다 이런 일이 벌어지게 한 지휘 체계의 책임이 있고, 훈련소장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여론.
그런데.. 이 14명이 징계위에 회부되어서 각각 어떤 징계를 받았는지에 대한 보도는 그 후에 없습니다.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인원 명단에는 병장(분대장)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훈련병들에게 인분을 먹도록 강요한 육군훈련소 관련자들이 줄줄이 징계위에 회부되고 유사사건 재발방지 차원에서 신병훈련소에 인권전문상담실이 설치된다.
육군은 3일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의 인분 사건 특감결과를 발표하고 이 사건의 책임을 물어 허평환 훈련소장(소장)은 육군참모총장 경고하고 연대장(대령)과 교육대장(소령), 지원과장(대위), 교육과장(대위), 분대장(병장), 교관(중위) 등 14명을 각각 징계위에 회부했다고 밝혔다.
육군 관계자는 "허 소장이 보직을 부여받은 지 2개월에 불과하고 그동안 병영개선 노력을 기울여 왔기 때문에 재발방지 차원에서 참모총장의 질책성 경고 조치를 취했다"며 "연대장 이하 지휘감독 관련자들에게도 주의각서, 시정ㆍ주의 등의 조치가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https://m.ohmynews.com/NWS_Web/Mobile/at_pg.aspx?CNTN_CD=A0000235969
저 징계의 결과는 알 수 없지만, 이 통계가 답이 될 것 같습니다.
가해자가 장교인 군 가혹행위로 실형을 받은 경우는 0건이라고 합니다.
최소한 저 장교들 중 누구도 가혹행위로 실형을 살지는 않았다는 것.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2535191
2005년 논산 훈련소 인분사건의 타임라인과, 12사단 훈련병 사망사건과 비교해 본다면 어떤 점 이 다를까요?
같은 점 :
둘 다 중대장의 잘못으로 일어났다고 알려진 사건입니다만,
처음에는 은폐되어 있다가 갑자기 세상에 알려지게 된 사건이었죠.
다른 점 :
2005년
사건당시에는 군부대에서 이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자, 적극적으로 사건에 대해서 해명하고, 원인을 검토하는 것처럼 보이려고 최소한의 시늉을 했습니다.
따라서, 정치권과 언론에서도 관심을 보였습니다.
참모총장이 직접 훈련병 부모를 만났습니다.
국방부 장관이 현장을 찾았고, 국회의원도 현장을 답사했습니다.
기자들도 취재를 해야 하니, 훈련소를 찾았겠죠.
최소한 사건이 끝나고, 훈련소 화장실이 화변기에서 양변기로 바뀌고 비데로 바뀌게 되었다고 합니다.
2024년
그런데, 12사단 사건에서는 이상하게 사건이 불시에 보도되었는데... 모두 느긋했습니다.
경찰도 느긋하고 부대도 느긋했습니다.
누구 하나 현장을 조사하자는 언론도 없고 의원도 없습니다. 왜 중대장이 고향에 내려갔으며, 멘토가 왜 붙었냐? 에 관심이 있을 뿐, 왜 중대장을 구속시키지 않느냐에 대한 비판 여론만 있었습니다.
이 사건을 통틀어서 한 번도 12사단, 국방부 쪽의 공식 브리핑도 사과도 없었는데요.
아무도 이에 대해서는 이상하게 생각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