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 서서 나를 듣다

빛나는 순간을 지나, 나를 안아주는 법을 배우다

by 바다

한 해의 끝자락을 알린다. 거리마다 크리스마스 캐럴이 포근하게 내려앉고, 창밖에는 벌써 성탄의 불빛이

반짝이고 있다. 문득 길가에 쌓인 낙엽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 낙엽들이 떨어지기까지, 올 한 해는 정말

뜨겁고 찬란한 선물 같았다.


올해는 새로 만난 친구와 같이 함께 도전을 하고 친구와 함께 나누었던 추억이 많은 한 해였다.

운동을 싫어했던 친구를 설득하고 저녁마다 조금씩 거리를 넓혀나가면서 마라톤 연습을 하고 친구와 함께

마라톤도 완주라는 벅찬 경험을 친구와 같이 나누었고 25년 만에 열린 전국 체육대회에서 성화 봉송주자로 뛰는 영광도 누렸다. 여름에는 친구와 요트 배를 빌려 뜨거운 햇살 아래서 호캉스를 즐기기도 했고

배우는 즐거움을 알기 위해 심리자격증과 돌보미 자격증 여러 가지 자격증 취득을 했고,

무엇보다 브런치 작가로 당선되어 매일 밤 나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스스로에게 위로를 건네고

많은 분들께 위로를 받았다.

몸이 허약해 늘 꿈만 꾸던 한라산 등반을 해냈을 때의 그 벅참, 한라산 등반 성공을 하기 위해 몇 달을 체력을 키우기 위한 나 자신과의 싸움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그리고 읽고 싶었던 마음의 숙제 같았던 21권의 '토지 소설' '빨강머리 앤 시리지 '8권을 완독을 하며

마음의 양식도 든든히 채웠다.


홀로지내시는 어르신들 집을 찾아가 목욕 봉사 활동도 하고 올해는 뜻하지 않게 제주도 에 계시는 형님댁이랑

가족들과 다 같이 강원도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고

늘 항상 물을 무서워하면서도 스킨스쿠버를 하면서 나의 취미를 놓지 않았다


정말이지 열정이라는 단어 하나로 가득 채운 찬한 한 한해였다.

하지만 그렇게 숨 가쁘게 달려온 뒤에는 그림자처럼 무언가가 따라붙는 것을 몰랐었다.

마치 온몸의 불이 꺼지듯, 뒤늦은 슬럼프와 함께 몸의 통증이 찾아왔다.


오른쪽 팔은 어깨 인대 파열로 제대로 쓸 수 없고 목디스크 통증이 목과 등 어깨를 매일 밤 휘감아 잠

못 이루게 했다. 최근에는 단백뇨와 부정맥 진단까지 받으니

'나, 너무 무리했구나 '하는 현타가 밀려오기도 했다.


보름 남짓 남은 이 연말을 설렘 대신 병원 문턱을 넘나들며 보내고 있는 나를 가만히 보며

떨어지는 낙엽에 괜히 눈물이 핑 돌다가도 내년에는 또 무얼 해야 할까 조급해하며 무의미한 하루를

보내는 것 같아 나 스스로에게 실망을 하기도 한다.


보름 남짓 남은 올 한 해 나는 그저 넉 놓고 있다

한해를 온몸으로 살아내고 있었던 지금의 나는 다음 계획대신 그저 매일 병원을 오고 가며

약을 달고 사는 나의 모습이 낯설기만 하다

정말인지 현타게 제대로 온 것 같아 떨어지는 낙엽에 괜히 눈물이 핑 돌다가도 내년에는 또 무얼 해야 할까

조급해하며 무의미한 하루를 보내는 것 같아 나 스스로가 너무 나태해진 기분이 들기도 한다.


시작보다 한 해 마무리가 더 중요하다고 하는데... 나의 마무리는 나태함?이라고 해야 하나....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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