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더 만나면서 살아보자." 2023년의 어느 봄날, 유퀴즈를 보면 문득 한 다짐이었다. 지금까지 나는 지나치게 사람들을 만나지 않으면서 살아왔고, 이제는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해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퀴즈 184화 (괜찮아유)
외로워서라기보다 다른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서 대화를 해봐야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조금은 더 나은 태도를 가지고 삶을 살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 사람들은 내가 낯가림 없이 사람들을 대한다고 이야기하지만 사실 나는 낯가림이 심한 사람이다. 대화를 이어나가는것은 고사하고 시작하는것 조차 어려움을 낸다. 그래서 오랜 기간 새로운 사람들과의 어울림을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 지금도 여전히 사람들과 어울려야하는 자리에 갈때면 가기 전부터 수만가지 걱정을 하면서 가고 있다. 그렇지만 2023년의 시간은 이런 걱정으로부터 조금은 멀어지는 시간이였다.
고민이 많았던 2023년, 나는 아직도 남아있는 이런 조심스러움을 조금은 내보내고 싶었다. 한국에 돌아와 직장을 다니면서 직장 내 사람들과 어울리기 시작했지만 아직도 새로운 만남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내가 자주 보는 사람들과의 대화에 집중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할수 밖에 없었다.
그 결심으로부터 어연 1년 반이 지났다. 확실히 처음의 시작보다는 많이 나아진듯하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러 가는 길이 조금은 편해졌고, 무엇보다 나와 다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다. 한가지 분명한것은 원래 어울리는 사람들을 넘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내가 잘 어울리는 사람들에 대한 형태가 분명해졌다. 내가 생각하는 가치, 올바르다는 믿는 생각과 비슷한 결을 지닌 사람을 더 많이 만날수 있었다. 그 덕분에 새로운 사람을 만날때면 조금의 설레임도 함께 가질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가끔은 그 설렘 뒤에 숨어 있는 불안함이 얼굴을 내민다. 새로운 만남은 언제나 기대와 함께 약간의 긴장을 가져오기에, 나는 그 순간들이 매번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한 가지 깨달은 것은, 그 불안함이 나를 조금씩 성장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그저 회피하기만 했던 상황들이 이제는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특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들이 가진 경험과 가치관을 들여다보는 일은 내 삶에 있어서 큰 자극이 되었다. '왜 그 사람은 저렇게 생각할까?'라는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고, 그 질문은 곧 나 자신의 생각과 가치를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나 자신에 대한 확신도 생겼다. 다양한 사람들과의 대화 속에서 흔들릴 것만 같았던 내 가치관은 오히려 더 견고해졌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의 차이점을 인식하면서, '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답을 조금씩 찾아갔다. 그 과정에서 내가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지키고 싶은 가치가 무엇인지를 더 명확하게 알게 되었다.
이렇게 조금씩 변화하고 성장하는 나를 보면서, '조금 더 만나면서 살아보자'라고 다짐했던 그 봄날의 결심이 결코 헛된 것이 아니었음을 느낀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이러한 만남과 대화들이 내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주고 있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