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 꽃 (Rose of Sharon) 화분을 보면서

텍사스에서 전하는 글 2025년 8월 6일

by Michelle Jeong

지난여름이었던가, 다섯 살 샤일로와 모카, 나의 사랑하는 강쥐들과 아침 산책을 하고 있었다. 우편물도 찾을 겸 집에서 반대편의 이웃 주변을 걷고 있던 중 연보라 빛의 아주 낯익은 꽃이 만발한 집 주변을 지나고 있었다. 아니, 무궁화가 여기에서 피다니... 이렇게도 예쁜 꽃이었나? 사진을 찍을까 하다가 집주인의 허락을 받아야 할 것 같아 기다리고 있을 때 누군가 집 앞 차 안에서 내렸다. 캐롤라인이었다. 그녀는 영국인인데 아마 칠십 대 후반일까. 매우 사교적이며 아침 일찍 보더콜리 둘을 데리고 남편과 함께, 가끔은 혼자서 산책을 하다가 알게 된 이웃이다. 이렇게 예쁜 정원을 가꾼 그녀를 칭찬하며 이 꽃의 이름을 물어보았다. Rose of Sharon이라는 답을 들었다. 내가 이 꽃은 대한민국의 국화인데 한글로는 무궁화라고 불린다고 알려주었다. 캐롤라인이 이 꽃의 어린 가지를 주겠다고 하였다.


그런 후 자주 만날 수 없는 그녀로부터 어떤 소식도 들을 수 없었다. 다시 텍사스에 그리고 휴스턴에도 어김없이 무덥고 습한 여름이 돌아왔고 강쥐 집사들은 이른 아침 산책을 선호하게 되었다. 2주 전이었을 거다. 그날 나 역시 이른 아침 두 아이들과 산책을 하고 있었다. 저쪽 반대편에서 오는 캐롤라인을 아주 오랜만에 만났다. 그녀는 일 년 전 약속을 기억하고 있었고 내게 무궁화 어린 가지를 갖다 주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다음날 외출을 하기 위해 문을 열었을 때 두 개의 작은 화분을 발견하였다. 강풍에 쓰러질 것 같은 어린 가지에 연한 녹색의 식물! 머나먼 고향에서 누군가가 달려와 방금 집 앞에서 재회한 뭉클함과 여기서 아름답게 피어날 그 자태를 꿈꾸며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그다음 날, 나는 체리와 청포도를 종이백에 준비하여 넣고 감사카드를 준비했다. 아침 일찍 그녀의 집 앞에 놓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직까지 다시 캐롤라인을 만나지 못했지만 이제 나의 정원에서 여름을 보내고 마음껏 활짝 보랏빛을 수놓을 무궁화 꽃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