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아가를 입양한 딸에게
1월 19일은 마틴 루터 킹 주니어 기념일이라 미국 국경일로 지켜지는 월요일이었다. 달라스에 사는 딸이 지난 12월 크리스마스 즈음에 Pet Smart에서 보호하고 있는 생후 4개월 된 아기 고양이를 입양한다고 성탄절에 휴스턴에 내려올 수 없다고 했다. 1월에 달라스에 방문하기로 약속하고 16일 금요일 늦은 오후에 휴스턴을 출발하여 달라스에 도착하니 밤 9시경이었다. 내가 담은 김치를 좋아하는 딸을 위해 배추와 무 나박김치, 그리고 파김치를 아침에 급하게 담았다. 게다가 LA 갈비와 돼지불고기까지 챙기고 고양이들 (세 살 된 여자아이 더치스와 4개월 된 남자아이 아폴로)이 좋아할 여러 가지 맛의 츄르를 준비하였다.
달라스 다운타운에 위치한 딸의 아파트는 5층에 위치하고 있었고 문을 열자 작년 이맘때 즈음 만난 더치스와 처음 보는 너무나 작은 생명체가 나를 주시하고 있었다. 이방인에 대해 아주 조심스럽게 주의하며 관찰하는 더치스와 아폴로와 세 번의 밤을 지내면서 많이 친해졌고 아폴로는 소파 위로 올라와 나의 팔을 베개 삼아 잠을 깊게 자곤 하였다.
집에서는 거의 십여 년도 넘게 강아지들과 살다 보니 내가 과연 고양이들의 세계를 이해하고 친해질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마지막 날을 보내고 브런치를 먹고 달라스를 나서기 위해 짐을 싸는 동안 헤어짐이 이렇게 힘들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다. 특히 어린 생명체를 키우다 보면 신의 존재에 대해서 더 가깝게 그리고 강렬하게 알게 되는 것 같다. 작은 몸을 이루고 있는 털의 부드러움과 패턴에서 감동과 섬세함을 느낄 수 있고 또 세 살 된 더치스( 유기묘였던 시절인 한 살 때 입양옴)는 4개월 동생이 오기 전까지는 공주처럼 자기한테만 집중하라고 매달렸는데 아폴로가 가족 구성원이 되고서는 엄마처럼 의젓하고 돌보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신이 아니고서는 이 모든 아름다운 성품을 누가 만들 수 있으랴!
딸은 어린 새 식구가 온 후 더욱 자주 밥을 먹여야 하고 바쁜 일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한다. 세대
가 변하여 사람 아기 대신 반려견이나 반려묘가 가족이 되어 함께 살아가는 시대이다. 나의 딸 역시
일층과 이층으로 방이 꾸며진 고양이 유모차에 고양이들을 태우고 아파트 주변의 호수 근처로 산책을 나갔다. 아기고양이의 첫 산책이었다. 사 개월 된 아폴로는 신기해하며 이 모든 산책시간을 즐기는 듯했다. 아폴로는 유기묘는 아닌 듯하다. Pet Smart는 반려동물들에 필요한 모든 것을 유통하는 스토어인데 반려동물들의 미용과 백신 그리고 유기견과 유기묘 입양도 도와주는 곳이다.
어린 동물들이 엄마 품을 떠나 어찌 되었든 인간의 세상에 와서 살게 되는 과정을 보며 나의 29살 한국을 떠나 미국에 처음 도착하여 혼자 모든 것을 해내며 버텨야 했던 시절이 문득 떠올랐다. 특히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가장 컸던 것을 생각하며 어린 아폴로가 울지도 않고 개구쟁이처럼 명랑하게 지내는 모습이 참 대견하기만 했다.
인간들은 더욱더 편리하고 행복을 추구하면서 극대화된 이기주의를 아무렇지 않게 여기지 않기를, 그리고 우리와 함께 하고 있는 자연과 많은 동물들, 특히 반려동물들에게 더욱 친절하며 관심을 주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