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로서 함께 하고픈 것에 대하여 09.26.2025
나는 해외에 살고 있다. 정확히는 미국 남부에 위치한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햇수로 십칠 년째, 그리고 그 이전에는 동부에서 십이 년을 지냈다. 처음 동부에 있는 학교에서 시작한 ESL부터 꿈이 커져 본격적으로 다시 학교를 알아보고 커뮤니티 칼리지에서부터 간호학 석사과정을 마칠 때까지, 특히 석사과정에서 수많은 한계에 넘어지고 도전하며 다시 시작하기까지 거의 십 년이 걸렸던 과정이 있다. 그래서인지 나의 글쓰기를 통해 나 또한 그 누군가의 희망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전에 많은 이들이 언급한 것처럼 베트남이나 인도 그리고 중국사람들처럼 해외에서 한국인은 남들과 함께 하지 않는다. 좋게 말하면 아무 아쉬운 것이 없기에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크다. 예를 들면 학교에서 스터디 그룹과 시험 기간에도 이들은 함께 잘 모이고 돕지만 한국학생들은 개개인으로 잘 지내는 것 같았다. 지난주 간호학과 임상실습 첫 주가 시작되었다. 난 새벽 2시에 일어나 열 시간 동안 있을 병원에서의 시간표를 짜고 또 부족한 부분을 공부하면서 내가 어떻게 하면 더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고 더 생각하게 되었다.
지난 주일 오후에 뉴욕에서부터 친하게 지내다 휴스턴으로 십 년 전에 이사 온 지인부부를 만났다. 이 년 전에 사업을 정리하고 은퇴한 후 일 년에 두 번씩 단기선교를 다니고 취미생활을 하며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이 부러웠다. 집으로 돌아오는 한 시간가량의 운전을 하면서 나의 계획은 최대한 은퇴를 늦추려고 하는데 꼭 그래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고 그냥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은 변하기 마련임을 그래서 요즘 인플루언서라는 새로운 직업이 생겼는지도 모른다. 대부분 주변에서 내가 알고 있는 한국분들은 미국에서 잘살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언제 은퇴할 것인지 묻고 조기은퇴도 많이 한다. 특히 교회에서 보면 오십 대 중반 이후에는 은퇴를 하거나 영구히 집에서 가정주부로 아이들과 가족을 돌보면서 신앙생활도 잘하는 이들이 워너비 인생으로 부러움을 사기도 한다. 하지만 나처럼 일을 계속하는 경우에는 왜 그렇게 사느냐고 시니컬한 질문을 받기도 한다. 교회 안에서도 사용되는 팔자라는 단어는 아주 가끔은 다른 사람과 대화하면서 기를 꺾어놓는 못된 단어가 되기도 한다.
나는 Destinity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팔자라는 말보다 당신의 소명은 무엇인지 물어보는 격 있는 대화법과 배려가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여덟 명의 간호학과 4학년 1학기 학생들의 성인간호학 임상실습을 끝내고 난 다음날 나는 아침 열한 시까지 일어나지를 못했다. 이제 일곱 번의 실습일정이 남았다. 하지만 학생들의 제출물이 이번 금요일 자정까지 쌓일 것이고 또 각 학생들에 대한 평가를 해야 하는 시간들이 기다리고 있다. 난 이 새로운 경험을 위해 이번 학기에 클리닉에 나가는 나의 스케줄을 많이 조정해야 했고 그 만큼 수익면에서 잃은 게 많다. 오십 중반의 나이에 새로 시작하는 교육자로서의 경험이 도전으로 다가오지만 이 모든 기회를 감사하며 나를 통해 영향력을 끼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