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멈추고 나서야 보인 것들

일과 삶 사이, 작은 쉼표 하나 놓는 중

by 한지안

올해 초, 두 번째 육아휴직을 쓰게 됐습니다.

아침마다 서둘러 나서던 발걸음이 멈추니,

하루가 낯설 만큼 조용해졌습니다.


워킹맘으로 산다는 건

늘 빠듯한 시간표 위에 서 있는 느낌입니다.

회의 준비를 하면서도 아이 하원 시간을 계산하고,

아이와 놀아주면서도 머릿속 한쪽에는 보고서 마감이 떠오릅니다.

그렇게 숨 가쁘게 달려왔는데,

정작 ‘나’를 설명해 줄 만한 기록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육아휴직을 하면서 처음엔 ‘쉬는 시간’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지나지 않아, 이 시간이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저를 다시 들여다보는 기회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회사에서의 제 역할, 집에서의 제 역할,

그리고 ‘나 자신’으로서의 모습까지.

그동안은 그 셋을 동시에 챙길 여유가 없었습니다.


앞으로 이곳에는

일 속에서 겪은 리더십과 조직 생활,

초등학교 1학년 아이를 키우며 부딪히는 현실 육아,

그리고 책과 전시처럼 나를 숨 쉬게 해주는

작은 취향들에 대한 이야기를 남기고자 합니다.


대단한 이야기도 특별한 결말도 없습니다.

다만 누군가가 “아, 나도 그랬는데” 하고

잠시 멈춰 읽어준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랫동안 회사와 집 사이를 오가며 쌓인 제 이야기들이

누군가의 하루에 작은 쉼표가 되기를 바라며

이제, 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