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은 처음이라

작은 일에도 마음이 흔들리던 날

by 한지안

올해 육아휴직을 하면서

가장 먼저 마음을 쏟게 된 일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아이의 초등학교 적응이었죠.


입학 전에는 ‘학교는 아이 몫‘

나는 뒤에서 지켜보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학부모가 되어보니, 생각보다 훨씬 많은 순간에 제가 함께 뛰어들어야 하더군요.


아침마다 책가방을 메고 등교하는 아이 뒷모습을 보며 제가 더 긴장했습니다.

집에 돌아온 아이의 가방을 열어보며 혹시 빠뜨린 건 없는지 괜히 확인하고, 아이가 들려주는 학교 이야기를제가 더 오래 곱씹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신경이 쓰였던 건 급식 시간에 벌어진작은 일이었습니다.

아이 말로는 뒷번호 친구가 며칠째 실내화 뒤를 밟는다는 겁니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며칠이나 이어지니

저도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었습니다.


집에 와서 아이와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습니다.

“그 친구한테 안돼 하지 마, 불편해! 라고 말해봤어?”

“응, 말했어.”

“그럼 이번엔 조금 더 크게, 단호하게 말해볼까?”

아이에게는 단순한 에피소드일지 몰라도

제 마음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이걸 선생님께 말씀드려야 하나,

아니면 아이 스스로 해결하게 둬야 하나’

머릿속이 계속 갈팡질팡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아이를 마중 나갔을 때 뜻밖의 장면을 보게 됐습니다.

며칠 동안 실내화를 밟았다던 그 친구와 어깨동무를

하고 걸어 나오더군요.

둘이서 축구 얘기를 하며 깔깔대는 모습을 보고 순간 머쓱해졌습니다.

제가 머리 싸매고 고민했던 문제가 아이들 사이에서는 이미 자연스럽게 풀려 있었던 겁니다.


마침 그 아이 엄마도 옆에 있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나누게 됐습니다.

“우리 아이가 송이(가명)를 가장 친한 친구라고 하더라고요”

그 엄마의 말에,

순간 괜한 걱정으로 마음을 무겁게 했구나 싶어

안도와 함께 웃음이 났습니다.

지금은 그 일도 자연스럽게 지나갔습니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훨씬 단단하고 유연하다는 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육아휴직은 그저 쉬는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아이와 함께 새로운 일상을 겪으며

저 역시 새로운 역할을 배워가고 있습니다.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은 제게도 ‘학부모’라는 이름으로또 한 번 시작을 알리는 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