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가야죠

by 하름구늘


기존의 스스로가 되어야만 괜찮을 수 있다니, 참 슬프면서도 다행인 일이네요. 어쩌겠어요, 다시 돌아가야죠. 원래의 거리로. 다시 그 거리를 유지하면 되는 것은 참으로 단순 명료하네요.

돌아가는 것, 뭐 어렵지 않습니다. 마음을 키우지 않고 처음의 당신과 저로 돌아가는 것. 바람을 가득 불어넣은 풍선처럼 커졌던 제 마음만 다시 바람을 빼서 말랑말랑하게 만들면 되니까요. 바람이 빠져버린 풍선처럼 마음이 쭈굴쭈굴해져도, 괜찮습니다. 제 마음 하나만 줄이면 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겁니다.



모든 일에는 본래 항상성이라는 것이 존재한다고 하나요. 그 순리에 맞춰 따르는 수밖에 없겠죠. 가장 최적의 상태라는 것이 돌아가는 길이라면, 그 길을 걸어가야겠죠. 괜찮은 척하지 않아도 좋고, 맘껏 슬퍼해도 좋을 거예요. 정말 행복했으니까요. 경험해보지 못한, 어쩌면 영영 경험하지 못할 그런 일이 제게 일어난 것만으로도 굉장하지 않을까요.

저는 큰 모험길에 올라 봤고, 그 모험은 이미 출발한 것만으로도 성공이라고 생각하려 합니다. 찰나의 시간으로 행복을 맛봤고, 그 행복은 참 달았습니다. 모험의 성공 유무는 중요하지 않을 테죠, 무엇이 되었든 충분합니다. 이 또한 경험일 테니까요. 경험이라고 생각하면 되니까요.



다시 저의 길로 돌아와야 한다니, 아주 다행인가 싶으면서도 조금은 아프네요. 저 하나만 돌아오면 다 괜찮아질 상황이라는 것이. 그 사실을 명백히 알고 있었던 제가 조금 아프네요. 애써 외면해 왔던 사실을 직접 마주하려니 사실 조금은, 마음이 저려옵니다. 마음이 저려오네요.


그래도 저는 저를 가장 사랑하고, 제가 사랑하고 있는 것들을 알고 있어서 조금은 괜찮을까요. 그 사실만으로 안도해도 괜찮겠죠. 스스로가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안다는 것은 다행이려나요. 그렇게 다시 저의 길로 돌아와, 다른 길로 향하던 마음을 거두어, 제가 사랑하는 것들에 애정을 분배해서, 그렇게 더 사랑하면 되겠지요. 그 사랑으로 다시 살아가야겠습니다. 그리 해야겠습니다.

월,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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