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글쓰기 모임에 나가고 있다.
30분 동안 글을 쓰고 서로 어떤 글을 썼는지 공유하는 모임이다.
같은 제재가 주어짐에도 각각 완전히 다른 결과물들이 나온다.
반복해서 매주 겪는 일인데도 겪을 때마다 신기하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다를 수가.
아마 형식이 정해지지 않아서 더 그렇겠지.
이 모임에서 글을 쓰며 알게 된 것은, 내 글에는 내가 녹아들어 있다는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보자면, 우선 내 나이를 속일 수 없다는 점이 있겠다.
나보다 연륜 많은 분의 글을 따라잡을 수 없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분의 글에는 내가 무엇을 해도 따라잡을 수 없는 깊이와 통찰이 보인다. 언젠가 저 나이대가 되면 이 정도의 글을 쓸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해 보지만, 과연?이라는 의문이 떠오를 뿐이다. 장담할 수 없겠다.
그럼 나보다 어린 친구의 글은 어떨까.
그 친구의 글을 보며 난 내가 착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도 그들처럼 젊었고, 청춘을 즐겼으며, 고민과 불안 속에서 사유해 왔으니, 그때를 떠올리며 쓴 글이라면 당시의 나를 그대로 반영한 글이 쓰일 것이라고.
천만에.
그녀의 글이 유자 향이 날 것 같은 상큼하고 예쁜 샛노란색이라면, 내 건 싯누렇다. 나는 이미 다른 색이 되어 있는데 억지로 노란색을 쥐어짜 색칠해 보았자 다른 색이 섞여 들어 퀴퀴한 색이 되고 마는 것이다.
당시의 나를 바라보는 지금의 내가 쓴 글이 아니라, 당시의 나인 척하는 글은 그렇다.
두 번째로는 내 글의 장단점을 알게 되었다. 다른 사람들과 공유를 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알게 되고 마는 것들이다.
내가 잘하는 것은 외적 묘사다. 내 머릿속의 이미지를 글로 옮겨 다른 사람이 상상하도록 만드는 것은 꽤 자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내적 묘사는 꽝이다. 단적인 예로 시를 영 못 쓴다. 가끔 반성한다. 학교 선생님이 내 속마음을 아는 게 싫다는 이유로 일기를 딱 세 줄만 쓰고 말았던 것을.
오늘은 뭐뭐뭐를 했다, 참 재미있었다.
또 한 가지, 짧은 글임에도 전달력이 높다는 것은 반대로 말하면 어딘가에서 본 듯한 풍경을 연상케 한 후, 그것을 토대로 내 그림을 그렸다는 뜻이 된다.
이전에 올린 글 중에 ‘성인식’이라는 제목의 글이 있다. 글쓰기 모임에서 받았던 감상평 중 하나가 지브리 만화의 한 장면 같다였다. 인정한다. 나도 그런 이미지를 상상하고 쓴 글이니까.
나쁘게 말하면 창의력이 다소 결여되었다고 볼 수도 있겠다.
글쓰기 모임은 앞으로도 꾸준히 나갈 생각이다. 일주일에 단 한 편이라도 글을 쓴다는 것 역시 중요하지만, 객관적으로 내 글을 파악해 볼 수 있었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였던 듯싶다.
당분간은 아마추어답게 나만의 색깔을 더 진하게 덧바르는 작업을 할 생각이다.
문제점을 고치는 것은, 좀 나중에.
- 혼자 써 본 30분 글쓰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