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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 진 맑을 아 Sep 30. 2021

밸런스를 찾는 일


워라벨이라는 말은 이제는 누구나 들어봤을 것이다. 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시 여긴다는 뜻으로 알려져있다. 나에게 있어서도 워라벨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공적인 삶과 사적인 삶을 구분 짓고 후자에 더 올인하는 성격인지라. 그렇게 몇 년을 살아왔는데 사적인 삶을 그토록 중요시 여긴 이유를 말해보라한다면 딱히 떠오르는 명백한 이유가 없었다는 게 요즘의 고민이였다. 우리는 왜 그토록 개인의 휴식시간을 귀하게 여기는 걸까?


최근에 TV프로그램 '효리네 민박'의 지난 회차 몇 편을 다시 보았다. 본 방송이 방영되던 시점에는 함께 나오는 게스트 아이유와 매번 색다른 에피소드를 가지고 찾아오는 숙박 손님들을 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었는데 다시 보니 이효리와 이상순 부부의 아침 일상에 더 눈길이 갔다. 새벽에 일어나서 요가를 하며 몸을 서서히 깨우고 따뜻한 차를 마시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 모닝 루틴이 너무 좋아보였다. 나는 출근을 할 때는 부리나케 일어나서 바로 씻고 후다닥 나가기 바쁜 게 태반이였다. 그래서 내 몸은 완벽하게 깬 상태가 아니였고 매번 찌뿌둥한 아침을 맞이하게 될 뿐이였다. 내가 맞는 아침의 일상을 동일한 상태로 균형감있게 내 몸도 맞이해야 건강하겠구나를 그 순간 깨달았다. 비로소 개인의 휴식 시간이 중요한 이유를 찾게 된 것이다.


재택근무를 해서 한결 아침 시간이 더 여유 있어진 것도 큰 계기가 되었다. 우선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유튜브로 노래를 튼다. 주로 'thanks for coming' 채널을 아침에 많이 듣는다. 그리고 10분간 스트레칭을 하며 몸의 근육을 천천히 이완시킨다. 팽팽하게 늘어나는 그 느낌이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좋다. 주전자에 물을 끓여서 매일 아침 무슨 차를 마실 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진다. 민트그린티, 시나몬티, 레몬 그라스, 바닐라 티 등 종류가 여러개여서 매일 아침 행복하다. 차를 마시며 독서를 한다. 코로나 4단계로 오랫동안 휴관이던 도서관이 최근에 다시 개관을 해서 2주 간격으로 매일 주말마다 새 책을 빌려오곤 한다. 이렇게 아침을 보내면 1시간 정도가 흐르고 아침을 챙겨 먹고 간단히 공부를 끝내면 9시부터 근무를 하면 된다.


여러 방식의 모닝 루틴이 존재할 것이다. 남들이 정해놓은 방식보다 나에게 맞는 방식을 만들어냈고 그걸 습관화하는 것은 일상의 밸런스를 잡는 데 큰 보탬이 되었다. 우리 모두 태어나서 부모의 도움을 받던 학창시절을 지나 성인이 되었다. 오롯이 내 스스로 나를 돌봐야 하는 나이인데 과연 당신을 얼마만큼 당신을 아껴주고 있는가? 만약 안 하고 있다면 늦지 않았다. 지금부터라도 내 몸이 원하는 바를 찾아가는 시간을 조금만 할애해보시라. 고요한 아침부터 천천히 균형을 잡아가는 그 과정을 통해 마음이 충만해질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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