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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벤의 서재 Nov 21. 2023

부자가 아닌 내가 퇴직금 1000만원을 기부한 이유

'돈을 벌고 나서 ~하겠다.' 라고 나 자신을 가두지 않는다.


사람을 돕는 일을 할 때 살아있음을 느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일을 하는 목적중에 누군가를 돕는 행위가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는 도움이 필요한 손길이 너무 많았다.

머릿속에 여러가지 고민이 떠올랐다.


'내가 지금 당장 자리를 잡지 않았는데 남을 돕는다는게 오만한 행위가 아닐까?'

'누군가를 돕는것도 시기가 있지 않을까?'


이런저런 고민을 하던 도중 책을 고르기 위해 한 유튜브 영상을 보고 너무나도 큰 감동을 받았다.

바로 켈리최님이 추천하신 존스트레레키의 '세상끝의카페' 였다.



세상끝의 카페에는 인생의 본질에 관련된 3가지 질문이 나온다.


첫째, 당신은 왜 이곳에 있습니까?

둘째, 죽음이 두렵지 않습니까?

셋째, 충만한 삶을 살고 있습니까?


책의 내용중 '진정한 행복에 도달하는 방법 중 하나는 돈을 벌고나서 ~라고 자신을 가두지 않는다.'

라는 문장을 설명하며 남해에서 행복베이커리를 운영하고 있는 김쌍식 대표님을 소개해주었다.


김쌍식 대표님은 어렸을때 돈이 없어 배가고픈데도 먹고싶은 것을 먹지 못했던 기억이 있어 자신이 빵집을 차리게 되면 어린아이들이 굶지 않도록 빵을 무료로 주어야 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김쌍식 대표님은 시작할때부터 돈이 많지 않았다. 지금도 월세로 생활하고 있으며 빚을 지고 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쌍식 대표님은 매일 새벽 일찍 가게에 나가서 아이들을 위한 빵을 만든다.

그리고 가게 앞에 빵과 요구르트를 내놓으며 아이들이 무료로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아이들과 마주보고 인사하고 빵을 가져가는 모습을 보며 대표님은 그저 흐뭇해 한다.


김쌍식 대표님의 크고 위대한 마음은 감히 누구도 평가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누군가는 자신을 쉐프, 파티시에라 자칭하며 명성을 쫓는데 대표님은 자신을 그저 '빵쟁이'라 칭하며 아이들만 생각하고, 자신을 한없이 낮추며 겸손한 자세로 누구보다 크고 위대한 행동을 하고 계셨다.

유튜브에 있는 총 두편의 동영상을 보며 너무 감동해서 동영상을 보는 내내 펑펑 울었다.

인스타그램아이디가 있으신 것을 보고 대표님께 DM으로 감사와 존경의 말씀을 전했다.



그리고 나의 가치관에 부합하며 남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하다가 결론을 내렸다.

내가 북카페를 하는 목적과 돕고싶은 대상을 일치시킨 후 다음과 같은 문장을 만들었다.


'나는 삶의 어려움을 잠시 잊고 책을 통해 꿈을꾸고, 소소한 즐거움을 얻고, 때로는 성장시킬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기위해 북카페를 창업한다.'


첫번째 문구인 '삶의 어려움을 잊는다'는 어느정도 시련을 딛고 도약한 어른들에게는 공감이 될 수 있는 말이지만 현실에서 기본적인 욕구조차 충족할 수 없고, 어려움을 극복하기 어려워 미래를 보지 못하는 저소득층 아이들이나 보육원에서 자립한 청년들에게는 공감이 되지 않을 것이다.


어느정도 결핍을 해소하고 나서야 미래를 볼 수 있다.

나도 군대에 와서 물질적인 것들을 충족하고 나서야 책을 읽고 미래를 꿈꾸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그래서 기본적인 어려움을 충족하지 못한 청소년들의 결핍을 조금이나마 해소시켜주고 그들이 희망찬 미래를 향해 달려나가게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강서구청 복지정책과에 연락하여 기부를 했다.

기부방법은 생각보다 심플했다. 

계좌로 금액을 입금하고 기부신청서를 작성하여 담당자에게 메일을 보내면 된다.

담당자는 이메일을 보내고 나서 금액이 커서 깜짝놀랐는지 메일 답변도 해주시고 사랑의열매 재단에서 

상을 주신다고 했지만 정중하게 거절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기부한게 아니기 때문이다.


기부 금액과 사랑의 열매에서 온 메일


남을 돕는 방법을 떠올리는 것은 나에게도 도움이 되었다.

나는 나 자신을 돌아보지 못할 때는 '남을 돕는다'라는 것이 내게 큰 기쁨이자 삶의 동력이 되는 것을 몰랐다.

'start with why', 'wealthingking', 'luckydrar','세상끝의카페','블랙쉽','카네기인간관계론'등의 책을 읽고 내가 지금까지 10년간 쓴 일기장을 보며 내가 군인 이라는 직업으로 일을 할 때 점점 나자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뿌듯함을 느끼고, 군집단에 대해 실망하게 된 이유가 '남을 돕는다'라는 가치관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군인이라는 직업은 목숨을 바쳐 국민을 돕는 훌륭한 조직이었고, 그 가치를 신념화 한 리더들을 만났을때 시너지가 커지는 것을 느꼈고, 가치를 지키지 않는 행동을 볼때 크게 실망했다.

나는 조직에서 더이상 가치를 실현할 수 없음을 느끼고 전역하게 되었지만 이후에 내가 할 북카페 사업에는 꼭 남을 도울 수 있는 무언가를 염두해두고 사업을 하려고 한다.


20대에 청춘을 바쳐 국가를 위해, 국민을 위해 헌신했던 노력이 1000만원이라는 돈이 되어 나타났으니 다시 국민을 위해 좋은곳에 쓰였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기부를 했다.

1000만원이라는 돈은 생각보다 큰 금액이다. 1년치 거주비로 쓸 수도 있고, 

10년간 군생활할만 하다가 전역하고 아직 사회적으로 자리도 잡지 못해 앞날이 어두컴컴한 내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나 스스로 남을 돕기위해 일한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직장생활 할때는 일이 즐겁지 않으니 어느샌가부터 '돈,돈' 거리면서 살았다. '경제적자유'를 하루라도 빨리 이루기를 바랬고 주식투자나 부동산 투자만이 내가 자유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했다.

막상 기부를 하고 나니 돈이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나도 뿌듯했고, 내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확신도 들게 해 주었다.

기부한지 5개월이 지나서 돌아보는 지금도 그때 기부한 금액은 하나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앞으로 내가 무슨일을 하건 나는 남을 위해 봉사하며 살아가려고 한다. 

금전적인 부분이 아닐지라도 누군가를 위해서 봉사하는 건 사소한 행위라도 위대하고 감히 평가 할 수 없으며 세상의 어려움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모두 존경한다. 

부족하지만 나도 그들의 위대한 가치에 동참하는 사람이 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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