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어쩌다 보니 혼자가 되었다.
사람을 찾아 나서기가 버거워졌다.
지독히 익숙한 고독이 무겁게 내리깐다.
검은 장막처럼 무겁게 뒷골부터 심장에 내려앉은 듯 텁텁하다.
목적 없는 인생은 실존에 직면한다. 실존은 탁하다.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되었다.
인생의 겉만 핥을 때가 좋았던 것 같다.
드라마틱한 인생을 기대했던 때가 있었던가?
드라마를 겪은 내 몸과 마음은 부서졌다.
둥지는 안락하다. 새장 속에서 노래함에서도 나름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 떨리는 성대에 주의를 기울이거나, 노래의 곡조를 바꾸어 부른다던가, 작은 즐거움을 찾는 데 너무 능숙해져 버린 탓일까, 거대한 세상은 버겁다.
젊은 날은 고통스럽고 고독하다고들 한다. 뭐, 누군가는 화려한 청춘이라고도 하지만.
하지만 뭔가, 내 세상만 잠겨 있는 느낌은 더욱이 외롭다.
외딴 섬 혹은 심해. 밖은 화려한데, 나는 푸르름에 잠긴다.
이제 마음 속 뒤질 곳을 다 뒤지고 뒤져 봐서 밑바닥까지 보았다. 심연이 나를 들여다보고 있어서 물러설 때.
나는 이런 글을 읽는 걸 참 시간낭비라 여기는데 키보드에 손을 얹으면 나오는 글은 이런 글뿐이다.
내가 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탓인 걸까? 나는 나를 죽이는 일에는 전문가니까.
결국 또 마음속을 뒤지고 뒤져 찾아내는 단어들이 이런 것들이라 한숨만 나온다.
마음을 털어놓을 곳이 종이밖에 없는 슬픈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