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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시 Feb 17. 2019

감독과 배우의 극심한 온도차

영화 [메리, 퀸 오브 스코틀랜드] 리뷰

메리 스튜어트와 엘리자베스는 각각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의 최고 통치자인 여왕입니다. 각 나라는 자신의 나라로 통합시키기 위한 싸움을 펼칩니다. 하지만, 점점 다른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스코틀랜드의 비운의 여왕이라 불리는 메리 스튜어트를 다룬 영화입니다. 영화 [메리, 퀸 오브 스코틀랜드]입니다.



참으로 보기 어려운 영화가 되었습니다. 비교적 수요가 적거나, 규모가 작은 다양성 영화도 아니고 유니버설에서 제작한 영화임에도 아직까지 정식 개봉 예정이 없습니다. 심지어, 영화 포스터도 한글로 된 공식 포스터가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영화가 아카데미 시상식에 노미네이트되면서 영화에 대한 수요는 늘었지만 그만큼의 공급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CGV에서 진행하는 아카데미 기획전을 통해서 조금 상영하지만 많은 상영관도 아니고, 시간도 한정적인입니다. 그마저도 예매 전쟁이라서 이전부터 거의 매진이 되었습니다. 저는 비교적 사람이 적은 씨네큐브에서 관람했는데, 씨네큐브에도 꾀 많은 관객분들이 있었습니다.


물론, 이 영화는 분장상과 의상상에 노미네이트되어서 아카데미 시상식 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영화는 아닙니다. 하지만, 시얼샤 로넌과 마고 로비가 나온다고 하는데 영화팬이라면 기대를 안 할 수가 있을까요?

시얼샤 로넌의 행보는 조금 독특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랜드 부다 페스트 호텔], [러빙 빈센트], [체실 비치에서], [레이디 버드], [갈매기] 등 상업적인 색이 조금 약한 영화들에 출연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특히, [레이디 버드]를 통해 작년 아카데미 후보에도 올랐습니다. 그리고 이번 작품을 통해, 비운의 운명을 맞이하는 스코틀랜드의 여왕 메리 스튜어트를 연기했습니다.

그리고 그녀와 함께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 주연상에 오른 마고 로비는 다른 설명이 필요 없는 배우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윌 스미스와 함께 나온 영화 [포커스]에서 인상 깊게 봤습니다. 당시에는 마고 로비라는 이름도 몰랐고, 영화는 별로였는데 여자 주인공이 너무 매력적이라는 생각 때문에 영화가 끝나고 그녀의 이름을 찾아서 외웠습니다. 왠지 모르게 자주 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 할리 퀸을 연기하면서 그녀의 인지도는 급상승했습니다. 그전까지 그녀가 보여준 모습과는 아주 상반된 모습을 영화를 통해서 보여줬습니다. 할리 퀸은 지금까지도 여러 예능 프로 나 인터넷에서 패러디가 등장할 정도로 인기가 있는 캐릭터가 되었습니다.


영화는 메리와 엘리자베스의 싸움으로 그려질 것 같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두 여왕의 싸움보다는 같은 상황에 처한 두 사람이 다른 선택을 하게 되는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왕자에 대한 압박이나 여성이라는 이유로 무시하는 남성들을 보여주면서, 이 들이 여왕의 자리를 지키기 위한 행동들이 영화의 주 내용입니다.

이런 내용들이 이 영화의 장점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단순히, PC열풍에 덕을 보고 싶어 하는 모습으로 밖에 안 보입니다. 주인공은 여성이고, 그 여성에게 호의적인 인물도 여성입니다. 남성은 모두 적으로 표현됩니다. 그나마 한 명의 남성이 메리에게 호의적인 인물로 나오는데, 그 남성은 마침 흑인입니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의 후보들을 보면서 과도한 PC 열풍의 결과물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이 영화 역시 조금 과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가 특색 있는 느낌은 아닙니다. 사극이기 때문에 세트나 의상, 미술 분야에서는 다른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모습을 볼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영화의 연출자체가 상당히 처집니다. 그냥 시나리오에 있는 이야기를 서사로만 보여주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냥 TV 드라마를 보는 것 같습니다. 영화에서 감독이 이 영화에 개입을 했다는 생각 자체가 안 듭니다. 오히려, 이 영화는 배우들의 의해서 재밌고, 기대가 되는 영화라고 생각이 듭니다.

스토리는 한국 사극에서도 많이 봤던 이야기입니다. 기존 한국의 사극을 보면, 왕의 아이를 가지기 위해서 서로를 음해하고, 아이를 가지게 된 후의 아이를 통해 권력을 쟁취하려고 합니다. 그 내용에 남녀가 바뀐 내용인 것 같습니다. 이런 내용이 나쁘지는 않습니다. 권력을 쟁취하려는 암투나 이런 것들이 흥미롭게 그려진다면 그렇습니다. 그런 내용들이 대충 흘러가는 것이 이 영화의 문제입니다. 분명 힘을 줘야 하는 부분임에도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문제들 때문에 영화 자체가 흥미롭지는 않습니다. 그저 배우들을 보기 위해서 영화를 본다는 생각으로 영화를 보는 것이 가장 좋은 자세라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아카데미 기획전을 통해 이런저런 영화를 보고 있는데, 아직까지 썩 마음에 드는 영화가 없습니다. 작년 이맘 때, [다키스트 아워]나 [셰이프 오브 워터], [쓰리 빌보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등을 보면서 감탄을 하곤 했는데 작년과는 너무 달라서 조금 실망스럽습니다. 물론, 상을 받아야 좋은 영화는 아니지만 그런 시상식을 통해 숨어있던 좋은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인데, 그 기능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은 것 같아 조금 씁쓸합니다.


3.5 / 5  감독과 배우의 극심한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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