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현재 그리고 변화
비디오 대여 사업으로 시작한 '넷플릭스'라는 기업은 이제 우리 생활에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되었죠. 넷플릭스가 처음 한국에 들어올 때만 해도, 적으로 규정하던 극장 3사도 이제는 넷플릭스와 협업을 진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넷플릭스 작품이 여러 영화제나 시상식에 노미네이션 되는 등 부정적이었던 넷플릭스의 초기 이미지와는 다르게 이제는 하나의 축으로 자리 잡은 듯한 모습이죠.
그런데 사람들이 넷플릭스에 긍정적인 생각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시간에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넷플릭스에 대한 불만을 포함하여, 현재 넷플릭스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담아보려고 합니다.
사실 서비스 초기의 넷플릭스는 상당히 매력적이고, 독보적인 서비스였습니다. 영화 시장은 크게 1차 시장과 2차 시장으로 나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1차 시장은 극장, 2차 시장은 VOD나 IPTV 시장을 의미합니다. 넷플릭스는 이 중에서 2차 시장을 타깃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죠. 이전까지 2차 시장에서 영화를 즐기기 위해서는 편당 금액을 지불하고 영화를 관람해야 했지만, 넷플릭스는 그 영화들을 모두 모아서 구독료를 지불하면, 그 안에 있는 영화를 모두 볼 수 있는 시스템이었던 것이죠. 마치 정액제 만화방과 같은 시스템인 것이죠.
저에게 이런 서비스는 상당히 합리적인 서비스였습니다. 당시 기준 구독료 10000원 초반대로 보고 싶은 영화를 모두 볼 수 있는 서비스라는 것이 상당히 신선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초기부터 사용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넷플릭스가 영화를 비롯한 콘텐츠 시장 전반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은 서비스라고 생각을 합니다. IT 쪽에서 아이폰의 등장과 비슷한 센세이션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가장 먼저 4k 콘텐츠의 대중화를 이끌어냈다는 것입니다. 이전부터 4k tv라는 것이 있긴 했지만, 공중파를 제외한 콘텐츠는 전무한 상황이었고, 이를 즐기기 위한 방법도 그리 간단하지 않았습니다. 즉, 관심이 있어서 그런 환경을 갖춰야만 관람을 할 수 있었던 것이죠. 그런데 넷플릭스는 자신들이 만든 콘텐츠는 모두 4k로 서비스를 함과 동시에 일부 영화에 대해서도 4k 화질과 돌비 비전을 제공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즉, 높은 퀄리티의 콘텐츠를 제공하기 시작했다는 것이죠.
두 번째로 자막 서비스가 있습니다. 이전까지 국내 콘텐츠에서는 자막을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정확히는 없어서 사용하지 못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죠. 대중교통과 같이 시끄러운 환경에서 콘텐츠를 시청할 때는 자막이 없다면 콘텐츠 내용의 이해가 어렵기에 이를 제대로 들으려면 소리를 키워야 하는 상황이 생기는 것이죠. 결국 이 자막을 즐기기 위해서는 '베리어프리' 장애를 가지고 있어서 콘텐츠 소비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을 위해서 제공되는 서비스를 이용해야만 자막을 볼 수 있었습니다만, 이 '베리어프리' 또한 굉장히 한정된 콘텐츠만 제공이 되어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당시에는 '베리어프리'라는 말 자체를 사람들이 모르던 시절이니 말이죠. 넷플릭스 콘텐츠는 기본적으로 '베리어프리'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것이 넷플릭스가 가져온 변화 중 하나죠.
사실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에 한글 자막이 가능했던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글로벌을 타깃으로 한 콘텐츠 사업자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이 아닌 다른 국가에서도 서비스를 진행하기 때문에 번역을 위해서는 스크립트가 필요한 것이죠. 번역이 필요 없다면 이 스크립트를 만드는 일이 추가적인 비용이 드는 일이겠지만, 자막과 번역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작업이 되었고, 그 과정의 부산물로써 한국어 스크립트가 나온 것이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한글 자막 서비스가 가능했던 것이죠.
세 번째로 자체 제작 콘텐츠입니다. 지금이야 자체 제작 콘텐츠라는 개념이 널리 알려져 있지만, 당시만 해도 자체 제작 콘텐츠라는 것이 상당히 신선한 시도였습니다. 따지자면 cgv나 롯데시네마가 콘텐츠를 만든다는 것과 비슷한 느낌인 것이죠. 이전까지 넷플릭스는 다른 기업의 콘텐츠를 가져와서 유통하는 입장이었기에 자칫 콘텐츠를 제작하는 기업이 '넷플릭스에게 콘텐츠를 제공하지 않겠다'라고 선언을 한다면,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염려한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자신들의 노력으로 회사가 성장하기보다는 외부에서 좋은 콘텐츠를 가져오는 것으로 사람들의 관심이 모인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는 것은 외부의 요인에서 의해서 회사가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이런 여러 배경을 가지고 넷플릭스는 자체 제작 콘텐츠에 도전하게 됩니다. 그렇게 시작된 콘텐츠가 지금의 넷플릭스를 있게 만들어준 [하우스 오브 카드]입니다.
지금까지도 넷플릭스는 자체적인 제작 스튜디오를 가지고 제작을 하는 시스템이 아닌 외부의 제작사에 콘텐츠를 의뢰하는 식으로 제작을 해왔습니다. 이를 통해서 넷플릭스는 조금 더 다양한 장르와 분위기의 콘텐츠를 선보인다는 장점이 있는 것이죠.
이 외에도 넷플릭스의 영향력을 생각 이상으로 많은 범위에 넓게 펼쳐져 있습니다. OTT가 활성화면서 가장 호황을 맞은 곳은 바로 번역계라고 생각합니다. 번역 자체도 하나의 저작권과 콘텐츠이기 때문에 서비스를 하는 각 업체별로 번역을 진행해야 합니다. 한 콘텐츠를 4개의 업체에서 서비스를 한다고 하면 4개의 자막 번역이 필요한 것이죠.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업무가 미어터지는 곳이 바로 '영상물 등급 위원회' 영등위입니다. 자막과 마찬가지로 같은 콘텐츠라고 하더라도 각 플랫폼 별로 심의를 따로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하나의 콘텐츠이지만, 10개의 플랫폼에서 서비스된다고 하면 10번의 심의와 심의료가 필요한 것이죠. 하루에도 수십 개의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영등위는 각 플랫폼별로 서비스되는 콘텐츠를 비롯하여, 극장 개봉작들까지 모두 심의를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렇기에 현재 영등위에서 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공개일 2~3달 전에 신청을 해야 하는 상황이고, 일부 콘텐츠는 개봉 2~3일 전까지 등급이 안 나오는 상황이 생기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런 문제로 인해서 영상물 등급과 관련해서 게임계에서 운영되고 있는 자체 심의 제도를 도입하자는 의견도 있습니다. 자체 심의 제도는 기관으로부터 그 권한을 위탁받은 몇 개의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심의를 통하여 등급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기관에서는 사후 심의를 통해서 이들이 심의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관리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제도입니다. 2020년 6월에 해당 정책을 시행하겠다는 발표가 있었지만... 아직까지 소식은 없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 문제부에 관련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넷플릭스에는 장점도 많고, 현재 콘텐츠 시장에 많은 영향을 끼친 대단한 기업이자 서비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케이블 tv 가입자 수보다 ott 가입자 수가 많을 정도로 ott를 보편화시킨 장본인이기도 하죠. 그런데 이런 통계를 보니 넷플릭스의 경쟁자는 극장이 아니라 케이블 사업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이런 넷플릭스의 엄청난 영향력과는 별개로 최근에 생긴 몇몇 변화로 인해서 사용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죠. 넷플릭스가 예전만 못하다며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요금에 대한 불만입니다. 최근 넷플릭스가 요금 인상을 단행하면서 현재 넷플릭스의 구독료는 스탠더드 기준 13500원입니다. 주말에 극장에서 영화를 보면 15000원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에서 현재의 넷플릭스 구독료는 사실 그리 비싼 요금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넷플릭스의 상황은 이전과 많이 달라졌습니다. 과거 여러 제작사의 콘텐츠가 모여있던 넷플릭스가 아닌 주요 작품들은 모두 빠져있는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디즈니, 워너브라더스, 유니버설, 파라마운트 등 할리우드의 메이저 제작사 중에서 4개의 제작사가 자체 ott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넷플릭스에는 넷플릭스 자체 제작 콘텐츠와 한국 콘텐츠가 주로 서비스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즉, 과거에 비해 넷플릭스의 메리트가 크게 줄었다는 것이죠.
더불어 구독하는 ott 또한 늘어난 상황입니다. 저의 상황을 예로 들어보면, 넷플릭스 프리미엄으로 17000원, 디즈니 플러스 연간으로 99000원 결제로 월 8250원, 티빙 스탠더드 연간으로 77000원 결제로 월 6416원, 웨이브 스탠더드 10900원으로 월 약 42000원 정도를 콘텐츠 소비에 지불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쿠팡 와우를 쓰면 자동으로 딸려오는 쿠팡 플레이도 월 4900원을 지불하고 있고, 최근까지 애플 tv 플러스와 왓챠도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이것도 합치면 대략 8만 원 정도의 금액을 ott에 지불하고 있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앞서 각 ott별 금액들을 봤을 때, 구독료 비교가 자연스럽게 되는데 이는 서비스 상품마다 조금 차이는 있겠지만, 확실히 동일한 화질을 기준으로 하면 넷플릭스가 타 ott에 비해서 가격이 비싼 것은 맞습니다. 물론 이 금액이 비싼 금액이냐 혹은 이 금액을 내고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으면 오히려 좋은 거 아니냐는 것에는 이견이 있을 수 있을 겁니다.
다만, 넷플릭스가 단순히 가격만 인상한 것이 아니라 이와 관련된 정책에서도 변화점이 있습니다. 바로 계정 공유가 그것이죠. 넷플릭스 프리미엄을 기준으로 총 4명까지 한 계정을 통해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만간 넷플릭스가 이 계정 공유를 막고, 계정 공유를 위해서는 추가 요금을 지불하는 식으로 개편을 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일부 국가에서 관련된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 넷플릭스의 프로필 시스템을 가족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한 계정을 가족이 함께 이용함으로써 각 가족의 저마다 다른 취향을 반영한 영화 추천을 위해서, 각 자의 프로필을 만들어서 각 자의 알고리즘을 형상하려는 것이 가장 큰 목적입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 점을 이용하여 다른 사람과 계정 공유를 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이것을 권장하는 사업이 생기기도 하였습니다. 저에게도 이 서비스를 홍보해달라는 메일이 오기도 했는데, 저는 이 서비스 이용을 권장하지 않는 편입니다. 소비자가 사업자에게 어떤 요구를 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약관에 맞게 이용을 해야 그 권리가 생기는 편인데, 이 경우는 약관에 벗어나는 행위입니다. 그렇기에 혹시나 피해를 보더라도 전혀 보호받을 수 있는 장치가 없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런 계정 공유가 생긴 것에 대해서 저는 넷플릭스의 잘못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현재 넷플릭스 프리미엄을 쓰고 있고, 저희 가족이 모두 같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그리고 영화 유튜버라는 특성상 여러 영화들을 찾아보는 입장에서 전혀 비싸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화질은 더 좋지만 플레이어와 조금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 블루레이보다는 훨씬 편리하게 괜찮은 화질을 즐길 수 있고, 영화 티켓 1장보다 조금 비싸지만 한 달 동안 여러 영화들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런 것을 다 떠나서 오리지널 콘텐츠를 보는 값으로 지불한다고 생각하면 그리 비싼 가격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넷플릭스 요금제에는 큰 맹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1인 가구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만약 넷플릭스를 혼자 즐긴다고 한다면 이용 가능 인원수를 기준으로 하면 9500원의 베이직 요금제가 있습니다. 하지만 해당 요금제의 해상도는 480p입니다. 콘텐츠를 즐기기보다는 그냥 보기만 하는 수준이죠. 그렇기에 즐기기 위해서는 2인, 4인이 포함된 FHD 이용이 가능한 스탠더드나 4k 이용이 가능한 프리미엄 요금제를 써야 한다는 것이죠. 즉, 1인이 4k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서는 필히 17000원 모두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ott는 화질의 증가와 동시 시청 인원 수가 비례하도록 요금제가 설계가 되어 있습니다. 그렇기에 1명이 많은 ott에서 4k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서는 요금에 대한 부담이 만만치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몰아보기에 대한 개편입니다. 이전까지 넷플릭스의 장점이라고 한다면 모든 회차가 동시에 공개가 된다는 것이죠. 실제로 이러한 정책 때문에 몰아보기라는 문화가 생기기도 했으니 말이죠. 몰아보기의 장점은 콘텐츠의 몰입감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주말이나 휴일 동안 몰아보기를 하면 다른 일을 하지 않더라도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죠. 주말 식사시간 사이에 드라마들을 보면서 지낸다면 주말이 뚝딱인 샘이죠. 하지만 기업의 입장에서는 구독자들을 묶어두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주요 콘텐츠가 공개된 해당 월에만 구독을 하고 구독 취소를 하거나 첫 이용 시에 제공되는 무료 사용 기간을 이용해서 해당 콘텐츠만 시청하는 등의 소비가 가능하다는 것이죠.
그렇기에 디즈니 플러스를 비롯한 다른 ott는 매주 1편의 콘텐츠가 공개되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런 콘텐츠 공개는 사람들을 몰입시켜 다음 회차에 대한 기대를 심어주는 것에 한계가 있기에 일부 콘텐츠는 1~3회 차를 같이 공개하고 이후의 회차부터 매주 1편씩 공개하는 방식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궁극적으로 넷플릭스의 가장 큰 장점이 몰아보기가 가능하다는 것이었는데, 이것마저 넷플릭스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에 공개된 [기묘한 이야기 시즌 4]는 총 9회 차로 구성된 드라마입니다. 이 드라마는 5월 27일에 공개가 되었는데, 1~7화만 공개를 하였습니다. 결말부에 해당하는 8~9화는 약 한 달 뒤인 7월 1일에 공개한다는 것입니다.
과거 하나의 시리즈를 보기 위해서 한 달의 구독료를 지불했던 것과 달리 이제부터는 두 달의 구독료를 요구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결말부 공개 시점에 보면 몰아보기가 가능하겠지만, 해당 시리즈를 기다린 분들이라면 기다리기 어려울 수도 있겠죠.
결론적으로 매주 공개가 되더라도 모든 회차가 공개된 이후에 보게 된다면 몰아보기가 가능합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넷플릭스의 방식을 조금 더 선호하는 이유는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겠죠. 콘텐츠의 홍수에서 살고 있는 지금, 어떠한 콘텐츠가 공개된다고 했을 때 그 콘텐츠가 가지는 화제성을 길어가 2주입니다. 현재 [범죄도시 2]처럼 '천만 관객'이라는 큰 이슈가 있는 것이 아니라면 화제성 유지가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기에 매주 한 편씩 공개되는 콘텐츠의 경우 공개 초기에 1~2주는 보다가 안 보게 되는 경우가 자주 생깁니다. 저부터도 [파친코], [문나이트] 등과 같은 콘텐츠를 1,2회 차만 보고 그다음 주부터는 시간이 안 나서 안 보게 되었습니다. 즉, 내가 시간이 났을 때 볼 수 있는 콘텐츠여야 중요한 것인데, 그 시간에 이슈가 되는 콘텐츠를 보는 경향이 있기에 그런 면에서는 매주 한 편씩 공개되는 방식이 불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기업의 입장에서는 매주 한 편씩 공개해서 구독자들을 묶어두는 것이 중요하고, 콘텐츠에 따라서는 모두 공개가 된 이후에 몰아보기가 가능한 시점에 좋은 반응으로 화제가 되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말 그래도 '종종' 일어나는 일이죠.
물론 콘텐츠가 재밌다면 매주 챙겨보게 됩니다. 제가 최근에 보고 있는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는 매주 주말에 챙겨보고 있는데, 이런 걸 보면 콘텐츠가 재미있으면 뭐든 크게 상관없을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넷플릭스가 독보적인 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아직까지는 완벽히 대체할 ott가 없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아직까지는 넷플릭스의 콘텐츠 수가 많은 것도 사실이죠. 더불어 단독 ott를 시도했던 몇몇 회사들이 생각만큼의 성과가 나지 않아서, 한국 사업 진출 예정이었지만 국내 ott와의 협업을 통한 우회 진출을 선택하는 회사들도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추가로 국내 ott와 비교하면 아직까지 넷플릭스가 좋은 것도 사실입니다. 국내 ott의 경우 무늬만 ott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영화 목록 중에는 개별 구매를 통해서만 관람할 수 있는 영화들이 끼어 있다 보니 이것을 ott로 부를 수 있느냐는 것이죠. 사실 ott라는 이름으로 명칭만 바뀐 것이지 기존에 서비스하면 다시 보기 서비스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넷플릭스에게도 많은 고민이 있을 겁니다. 제가 영상을 통해서 한 번 언급했던 것처럼 넷플릭스는 현재 성장이 정체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넷플릭스의 사업 모델 자체가 엄청난 성장을 보이기 어렵다는 것이죠. 한 사람이 하나의 계정을 통한 구독이 이뤄지다 보니 일정 수의 인원으로 늘어난 이후에는 이용자를 더 늘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거기에 다른 경쟁자까지 생기면서 기존 구독자가 빠지지 않는 것이 다행인 상황이죠. 현재 넷플릭스의 구독자 수는 정점에 이렀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그렇기에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추가 수입을 기대하기가 어렵기에 게임 스트리밍의 사업을 시작하기도 했지만, 존재감이 미미한 상황이죠. 그렇기에 현재 넷플릭스가 할 수 있는 것은 구독자 이탈을 막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넷플릭스 입장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콘텐츠의 공개 주기를 조정하는 방식이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죠. 이번에 공개된 [기묘한 이야기 시즌 4]를 비롯하여, 6월에 공개 예정인 한국판 [종이의 집] 또한 두 개의 파트로 나눠서 공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하나의 시즌이지만 두 개의 파트로 나누게 된다는 것입니다.
더불어 넷플릭스가 고민하고 있는 것이 바로 광고 요금제의 도입입니다. 광고 요금제는 비교적 저렴한 금액으로 이용할 수 있지만, 콘텐츠를 시청하기 위해서 광고를 시청해야 하는 요금제입니다. 현재 미국 ott 서비스인 '훌루'가 해당 요금제를 운영하고 있는데, 5.99달러의 월 구독료에 5~10분 정도 시청을 하면 광고가 나온다고 합니다. 거의 유튜브 수준과 비슷한데.... 이게 영화 제대로 볼 수 있을까요?
이렇게 넷플릭스의 최근 변화점과 관련된 이야기를 해봤습니다. 사실 넷플릭스에게는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이 있습니다. 망 사용료와 관련된 이슈와 세금과 관련된 이슈가 있고, 이전에 환불 안내와 관련해서 환불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것으로 유튜브, iptv 3사와 함께 약 2000만 원의 과태료를 내기도 했습니다.
단순히 콘텐츠를 소비하는 입장에서는 당연히 공개일에 바로 몰아보기가 가능하도록 서비스가 되는 것이 좋겠죠. 다만, 사업을 하는 입장에서 이러한 방식으로 회사를 유지하기가 어렵다면 다른 방법을 찾는 것은 당연한 수순입니다. 물론 회사의 이미지나 신뢰 등을 복합적으로 생각한 결단을 내려야 할 겁니다. 다만, 이전까지 넷플릭스가 장점으로 내세운 몰아보기를 스스로 버린다는 것은 넷플릭스의 이미지에 적잖은 타격을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tv 프로그램은 오래전부터 주 1~2회 콘텐츠 공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만, 넷플릭스가 이런 행보를 보인다고 할 때 왠지 모를 거부감이 드는 이유는 이전까지 넷플릭스가 동시 공개를 진행한 것도 있겠지만 구독료를 지불한다는 점에서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화제성이 형성되는 방식에서도 마케팅의 과정이나 방향의 차이에서 오는 것도 있을 겁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ott가 어떤 식으로 콘텐츠를 공개하더라도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낸다면 크게 상관이 없을 것 같습니다. 만약 하나의 시즌인 작품이 파트 1 & 2로 나뉜다고 했을 때, 그 시간의 간극을 이용하여 콘텐츠를 만들어낸다면 그것도 중요한 장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토이스토리 2]를 본 뒤에 수년의 시간이 흐른 뒤에 [토이 스토리 3]를 보게 되는 것으로 비유될 수도 있을 것이고, 넷플릭스 시리즈인 [지옥]이 1~3회와 4~6회 사이에 시간의 흐름이 있는 것처럼 파트 1과 파트 2를 나누어서 시간의 흐름을 작품 내의 요소로 활용할 수 있다면, 그것마저 예술인 상황이겠죠.
다만,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자사의 콘텐츠가 주목받기를 원하는 상황에서는 최대한 소비자가 관심을 가질 수 있고, 편하게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기업들도 그런 고민을 충분히 하고 있겠죠. 앞으로의 ott 시장은 어떻게 변화할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