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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시 Nov 28. 2018

[영화] 크리스마스 연대기

넷플릭스가 준비한 크리스마스 선물


 크리스마스는 조금 더 특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은 이르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제 12월이고 바쁜 연말이 지나가면 금방 크리스마스가 찾아옵니다. 특히, 넷플릭스에서는 조금 더 빠르게 찾아왔습니다. 바로, 영화 [크리스마스 연대기]를 통해 말이죠.



 
 


오랜만에 본 넷플릭스 작품입니다. [크리스마스 연대기]는 전작 [앵그리 버드 : 더 무비]를 연출한 클레이 케이티스 감독의 작품입니다. 전작도 전체 이용가 영화를 만든 감독답게, 이 영화도 가족과 함께 보기에 좋은 영화입니다..


개인적으로 전체 이용가 영화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조금은 유치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보고 있으면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과거 나의 어린 시절을 회상해보면서 초심을 다시 되새기기도 합니다. 그리고 다른 영화들과는 달리 아이들은 위한 환상적이고, 동화 같은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특히, [크리스마스 연대기]는 산타클로스를 실제로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입니다. 산타클로스라는 인물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 어른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렸을 때는 희망 같은 존재이기도 했고, 아이들에게 착한 일을 하게 되는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이것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그런 존재였으니, 산타클로스라는 존재가 전 세계에 있는 부모들에게는 좋은 소재임은 확실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는 절대 현실적인 영화는 아닙니다. 논리적으로 따져볼 만한 영화도 아닙니다. 그런 것을 알고 영화를 관람하게 되면 오히려 마음이 편해집니다. 그냥 즐기게 되는 것입니다. 누구나 상상해본 산타클로스의 모습과 루돌프 그리고 썰매의 모습을 보면서, 어린 동심의 세계에 빠져보는 계기가 될 것이니까요.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두 인물은 극명하게 나뉩니다. 아직 순수함을 가지고 있는 케이트와 순수함을 잃고 사춘기를 겪고 있는 테디. 이 두 남매가 단둘이 크리스마스이브를 보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입니다.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라고 하면 할 이야기가 많은 영화는 아닙니다. 이야기 구조도 단순하고, 인물 간의 관계나 영화 전체적으로 단순한 구조에 의해 움직입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재밌게 느껴지는 이유는 그것을 보여주는 과정이 재밌기 때문입니다.

뻔한 이야기와 뻔한 패턴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고 있지만, 그 안에서 보여주는 것들은 우리에게 흥미롭게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뻔한 것이 싫다면, 리메이크도 안 나올 것이고 이미 결과가 나와있는 역사에 대해서도 영화를 만들지 않을 겁니다.

이 영화의 매력이라고 말할 수 있는 점은 산타에 대한 표현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산타는 '호.호.호. 메리~ 크리스마스~' 를 하는 따뜻하고 푸근한 할아버지의 느낌을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조금은 장난스러운 할아버지를 보여줍니다. 물론, 산타 역을 연기한 커트 러셀의 연기 색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산타가 저는 더 마음에 듭니다. 영화 속에서 두 남매의 실수로 썰매가 고장나 선물을 나눠줄 수 없게 됩니다. 그리고 이를 헤쳐나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영화인데, 이런 영화에서 모든 것을 푸근하게 받아들이는 산타라면 그것이야말로 정말 뻔한 영화가 되었을 것입니다. 장난스러운 산타가 보여주는 이야기가 이 영화의 새로운 매력 포인트로 활약하게 된 것이고, 이 영화의 가장 핵심 컨텐츠가 된 것입니다.

산타가 만나는 어른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어렸을 때만 산타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산타는 어릴 적 우리는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성인이 된 아이들의 모습을 알아보고, 그 아이에게 어릴 적 이야기를 해줍니다. 사실, 우리는 어렸을 적 우리가 어떤 생각을 하고 살았고, 어떤 것을 목표로 했는지 잊고 살고 있습니다. 현실적인 이유로 그것을 잊어버리고 현실에 맞춰서 살아가고 있죠. 어쩌면 산타라는 존재는 우리들에게 잊고 있던 순수함을 깨워준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가장 많이 든 생각은 산타가 주는 선물의 의미입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을 꼽으라면, 산타가 테디에게 준 선물을 테디가 열어봤을 때입니다. 영화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장면을 보면서 선물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해보았습니다. 선물이라는 것이 단순히 금액으로 따질 수 없는 그 이상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산타가 테디에게 준 선물은 제가 본 선물 중에 가장 멋진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가장 큰 볼거리라고 하면, 유치장에서 캐롤을 부르는 장면입니다. 이 장면이 이 영화가 어떤 컨셉을 가지고 있는지 아주 잘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래를 부르는 산타와 연주를 하는 세션을 들을 보면 정말 크리스마스의 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그리고 이렇게 세련된 캐롤을 듣게 되는 것도 오랜만입니다. 영화가 끝나도 이 캐롤은 쉽게 잊히지 않을 것 같습니다.


넷플릭스에게는 이런 영화가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TV나 컴퓨터 및 모바일 플랫폼을 위한 영상 서비스이기 때문에 극장에서 상영하는 영화와는 컨텐츠의 제작방향 자체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극장이라는 영화에 집중하기 좋은 환경과 큰 스크린이 아닌 환경에서 영상을 보는 사람들을 생각할 수밖에 없는 일이죠. 때문에, 디테일이 살아있는 영화들보다는 누구가 쉽게 볼 수 있는 영화,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가 조금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전에 넷플릭스를 통해 봤던 [매니악]도 괜찮기는 했지만, 집중하지 않으면 재미있게 볼만한 컨텐츠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환경에서 집중하지 않아도 누구나 재밌게 볼 수 있는 컨텐츠가 넷플릭스가 추구해야 할 방향이 아닐까 싶습니다.  

또한, 넷플릭스도 제작에 대한 노하우가 많이 생긴 듯 합니다. 넷플릭스 초기 컨텐츠에 비해 좋은 이야기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영상 퀄리티는 기술적인 것이라 돈으로 해결 할 수 있어도, 작품의 퀄리티는 어느 정도 경험이 쌓여야 합니다. 때문에 초기 넷플릭스 컨텐츠를 보면, 괜찮긴 한데 안 다음 어진 느낌이 강했습니다. 그에 비하면, [크리스마스 연대기]를 보면서는 제작자들의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몇몇 한국 영화들이 제작 및 배급사가 너무 관여해서 이야기를 헤쳤다는 느낌이 드는 경우가 많은데, 이 영화는 그런 노하우와 감독의 연출이 잘 어우러졌다고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작품성만 따지면 좋은 평을 받은 영화는 아닙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관객들이 원하는 것을 채워줄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크리스마스에 가지는 환상적인 이야기와 가족의 이야기들이 그렇습니다. 사람들이 영화를 보는 것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보는 흥미도 있지만, 자신의 감정을 움직이는 그런 경험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감정이 변화하는 것은 자신이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게 합니다. 영화를 보면서 인물에 공감하면서 함께 웃고, 함께 울다 보면 내가 그 인물과 함께 하나의 인생을 살고 나온 듯한 기분이 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에서 공감이라는 코드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 영화는 공감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어릴 적, 우리가 가지고 있던 산타에 대한 환상을 보여주는 케이트와 어른에 조금 더 가까워서 산타에 대해 긴가민가한 테디, 그리고 논리적으로 산타는 없다며 믿지 않는 어른들의 모습까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모든 인물이 그런 생각을 하는 것에 공감이 되었습니다. 특히나 인물들이 엘프를 만나는 이야기들은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CG 상당히 훌륭합니다. 밝은 아침에 찍었음에도 CG가 어색하지도 않았고, 엘프에 대한 표현도 좋았습니다. 그냥 극장에서 상영해도 될 정도의 훌륭한 컨텐츠라고 생각합니다. 넷플릭스를 구독하고 있다면 추천합니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관람하기에 아주 좋은 영화입니다. 저녁 먹고, 크리스마스트리와 함께 이 영화를 가족과 함께 본다면 생각만으로도 행복한 크리스마스가 될 것 같습니다.


4 / 5  넷플릭스가 준비한 크리스마스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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