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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시 Dec 02. 2018

'리뷰'란 무엇일까?

영화블로거가 생각하는 리뷰에 대해서

 

리뷰 : 전체를 대강 살펴보거나 중요한 내용이나 줄거리를 대강 추려 냄




저는 블로그를 통해 영화 리뷰를 씁니다. 사실, 리뷰라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처음 찾아보았습니다. 무언가를 리뷰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영화를 보고, 그 영화 내용에 대해 다시 언급하며 정리해주는 정도만 해줘도 리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르게 생각해보면, 리뷰보다는 감상문이 조금 더 어렵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리뷰는 영화의 나온 그대로 정리해서 보여주면 되지만, 감상문은 자신의 생각을 적은 글이기 때문이죠. 자신의 생각을 적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머릿속에 떠도는 생각들을 정리를 해야 하고 그것을 표현을 해야 합니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감상문을 쓰는 연습을 해왔습니다. 그리고 항상 분량의 제한이 있었습니다. 어느 정도 이상 써야 한다. 하지만, 감상이라는 것이 항상 비슷한 양이 나오지 않습니다. 특히, 어린아이들에게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아이들에게 단순히 '재밌어요.'라고만 말하지 말고 구체적으로 말하라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입니다. 때문에 아이들은 자신의 감상을 말하는 것에 두려워합니다. 그냥 재밌어서 재밌다고 하면 그렇게 말하지 말라고 하니까요. 


그렇다면, 질문을 바꿔볼 수 있습니다. 왜 재미있는지. 사람들은 어떤 행동을 하면서 그 행동이 왜 하는지 모르고 하는 일이 많습니다. 일을 할 때도 그렇지만,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하는 일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유가 없는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그 이유를 정확히 알지 못할 뿐, 이유 없는 행동은 없습니다. 때문에 우리가 재밌다고 느끼는 감정 또한 어떤 부분에서 우리가 흥미를 느꼈기 때문에 그것이 재미있는 것입니다. 재미를 느끼는 것이 이유가 없다면, 사람들은 모두 비슷한 것에 재미를 느낄 것입니다. 사람들이 재미를 느끼는 지점이 각자 다른 이유는 살아온 환경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한 친구가 길바닥에 있는 바나나를 밟고 넘어졌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상황을 재미있게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과거에 바나나를 밟고 넘어져서, 그게 다쳤던 적이 있거나 위험에 처했던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이 상황을 재밌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무의식적인 기억 속에 각자 다른 경험이 있습니다. 그 경험들이 쌓여서 성격이나 성질이 되는 것이고, 그 성질이 한 사람의 캐릭터, 개성을 만드는 것입니다. 

즉, 우리는 모두 다른 시선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다른 시선으로 영화를 바라보고 글을 쓴다면 그것은 그 사람만의 개성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그 사람에 왜 재미가 있는지까지 쓴다면 금상첨화입니다. 그렇게 글쓰기를 연습하면 됩니다. 그렇다면, 누구나 리뷰어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블로그나 유튜브에 많은 사람들이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그들을 평론가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평론이라는 것은 단순히, 그 영화가 재미가 있고 없고를 판단하는 것이 아닙니다. 평론은 가치를 따져야 합니다. 즉, 한 영화가 예술적으로 혹은 영화적으로 어떤 가치를 보여주고 있는가를 판단해야 하는 겁니다. 때문에 평가가 들어가야 합니다. 어느 정도, 객관성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여기서 객관성이라는 것은 제3자의 시선으로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관성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일관성이 평론가로서의 신뢰를 쌓는 일입니다. 저는 칼럼 및 평론에도 주관적인 시선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그런 글을 읽으면서, 그냥 읽는 것이 아니라 글쓴이에 대해 인지를 하고 봅니다. 그 사람이 어떤 취향을 가지고 있고,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를 인지하고 읽는다는 겁니다. 때문에, 그 사람과 나를 비교해서 기준치를 가지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독자는 로맨스를 좋아하지만, 글쓴이는 로맨스를 안 좋아한다고 했을 때 독자가 글쓴이의 취향을 알고 있다면, 글쓴이가 로맨스 영화에 대해 쓴 글을 읽을 때, 글쓴이의 취향을 감안해서 볼 것이라는 겁니다. 물론, 이것은 어느 정도 신뢰가 쌓여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일관성이 있어야 합니다. 일관성은 객관적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주관적이어야 유지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주관적인 글들이 쌓이면, 그 사람의 스토리가 됩니다. 그 사람의 스토리를 우리가 알고 있다면 그 사람이 조금 더 신뢰가 갈 것입니다. 이것은 '에토스'가 되는 것입니다. 


수사학의 기본 3가지 : 로고스(논리), 파토스(감정), 에토스(화자)  중에서 한 가지를 완성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에토스'가 가장 실현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누군가에게 신뢰를 받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하루아침에 되는 일이 아닙니다. 묵묵히 한다고 되는 일이 아닙니다. 논리와 감정은 연습하면 실현할 수 있습니다. 화자는 쉽게 만들 수 없습니다. 성인이라면 최소 20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만들어진 사람이 자기 자신입니다. 그 자기 자신을 제대로 아는 사람도 별로 없을 것이고, 아는 사람이 별로 없기 때문에 바꿀 수 있는 사람도 별로 없을 것입니다. 그만큼 어려운 일입니다. 바꿀 수 없다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결론은 무엇이냐? 글 쓰는 것은 쉽습니다. 하지만, 쉽게 쓰인 글을 쉽게 잊힙니다. 최근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블로그에 글을 쓰다 보니, 사람들의 반응에 점점 의존하게 됩니다. 매일 조회 수를 찾아보고, 공감이나 좋아요 수를 보게 됩니다. 사실, 많이 본다고 제가 돈을 버는 것도 아닙니다. 어느 순간, 이런 행동이 의미가 없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숫자들을 쳐다보면서, 점점 사람들의 눈에 띌 수 있는 글을 쓰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점점 신경을 덜 쓰게 되고, 조회 수에만 집착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파워블로거도 아니고, 블로그로 먹고사는 사람도 아님에도 말입니다. 그런 일들은 운이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제가 쓴 영화 리뷰 중에 가장 애착이 가는 영화 리뷰는 영화 [연애담]과 [용순] 리뷰입니다. 그래서 블로그 대표 글에도 두 글을 띄워놓았습니다. 제가 두 리뷰에 애착이 가는 이유는 많은 노력을 투자해서 쓴 글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상당히 공들여서 쓴 것이 티가 납니다. 실제로 [연애담] 리뷰를 쓸 때는, 2일 이상을 글에 매달렸습니다. 당시에는 리뷰를 자주 쓰던 때도 아니고 가끔 생각나면 쓸 때였습니다. [연애담]이라는 영화는 당시에 오랜만에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한 영화입니다. 그래서 아주 잘 쓰고 싶었습니다. 그 생각이 많은 시간을 투자하게 했습니다. 

두 글은 지금 네이버 영화에서 해당 영화를 검색했을 때, 리뷰 탭 상단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댓글 반응도 좋았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종종 읽어보곤 합니다. 다시 읽어보면, 오타도 많고, 문맥에 안 맞는 문장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좋다고 해주신 것은 이 글에는 저의 시선이 명확하게 있습니다. 그것이 감독의 의도였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저의 해석과 생각이 분명하게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그때보다는 조금 더 쉽게 글을 씁니다. 하지만, 쉽게 쓴다고 잘 쓰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나의 글을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시사회도 많이 다니고, 스포일러도 최대한 자제하려고 합니다. 영화를 본 사람만 보는 글이 아니라, 안 본 사람도 볼 수 있도록 위함이죠. 그런데, 이 두 글은 그렇지 않습니다. 영화의 많은 부분을 스포일러하고 있고, 영화가 개봉 후 일주일 이상의 시간이 지난 후 올린 글입니다. 시의성에서 조금 떨어진다고 생각했지만, 이 글들은 아직도 꾀 많은 조회 수가 나옵니다. 종종 케이블을 통해 재방송을 하게 되거나, 누군가가 언급을 하면 많은 분들이 그때 글을 다시 찾아봅니다. 

최근에는 과거에 비하면 조회 수가 많이 나오는 편이긴 합니다. 11월 한 달간 저의 블로그를 찾아주신 분은 2만 8천 명이 넘는 분들이 찾아주셨고, 3만 2천 건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습니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달입니다. 네이버 블로그뿐만 아니라, 다음 브런치도 상승하고 있습니다. 최근 다음 메인 영화 탭에 저의 리뷰가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브런치는 브런치 시작 3달 만에 월 조회 수 1만 건을 넘었습니다. 

우선, 꾸준하게 쓰다보니 글의 수가 많아졌고, 그러다 보니 다양한 키워드로 저의 블로그로 접속하게 되면서 조회 수와 방문자 수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합니다. 덕분에 이웃도 많이 늘었습니다. 아직도 고민 중입니다. 2018년을 시작하면서, 이런 다짐을 했습니다. '본 영화는 모두 글을 써보자' 그래서 초기에는 짧은 글들이 많습니다. 글쓰기에 훈련이 안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일단 억지로라도 해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쓰다 보니 점점 양이 많아졌습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서, 다 못 쓸 때도 많아서 억지로 양을 조절하고 있습니다. 물론 [퍼스트맨] 리뷰같이 그런 생각 없이 쓴 리뷰도 있습니다. 어찌 되었든, 이런 노력은 글쓰기를 조금 더 쉽게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가오는 2019년은 새로운 것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조금 더 많은 것을 하기 위해 준비 중이고, 시작을 하게 되면 같이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는 글의 방향을 조금 바꾸려고 합니다. 

1. 모든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려고 합니다. 

 -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해 못하는 이야기가 상당히 많습니다. [국가부도의 날]도 결말이 상당히 마음에 안 드는데, 스포일러 때문에 말하지 않았습니다. 


2. 시사회는 자제하려고 합니다. 

 - 시사회를 통해 관람한 영화가 많습니다. 이번 달에만,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28세 미성년] [툴리] [안개 속 소녀] [택시 5] [도어락] 등입니다. 아직 [도어락]과 [안개 속 소녀]는 개봉하지도 않았습니다. 개봉하지 않은 영화는 스포일러에 더욱 조심합니다. 그리고 시사회를 통해 본 영화라 좋은 방향으로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이건 시사회를 주관하는 곳과는 전혀 상관없습니다. 그분들은 제가 누군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제 스스로 그렇게 됩니다. 아무래도 무료로 영화를 보는 것도 있고, 상영관 확보도 잘 안되는 영화를 나름 좋은 상영관에서 미리 본 것이니 혜택이 됩니다. 그래서 양심에 찔리는지, 저도 모르게 그렇게 됩니다.


3. 위의 두 가지를 벗어나는 상황이 생기면, 리뷰를 나누겠습니다. 

 - 가이드 리뷰나 스포일러 리뷰 같은 느낌으로 나누어서 진행을 해보려고 합니다. 우선, 다음 주에 개봉할 [도어락] 리뷰를 하나 더 쓸까 합니다. 생각만 하고 있는데, 해당 주에 딱히 기대되는 영화가 없어서 쓸 것도 없을 것 같습니다. [다영씨]가 상영관을 얼마나 확보할지 모르겠네요. 또 영화 보러 여행을 가야 하는 건 아닐는지.... [호두까기]는 그냥 디즈니 영화니까, 모험과 환상의 이야기 보여주다가 가족 이야기해서 감동하는 그런 이야기일 것 같아서 크게 기대는 안 되나, 비주얼이 너무 아름다워서 막상 보고서 감동하고 나올 것 같네요. 



하여튼, 그렇습니다. 누가 이 글을 읽을까 싶지만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이 있다면 정말 감사합니다. 글을 쓰면서도, 사람들은 글을 잘 안 읽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약 2분 정도 글에 머물러 있었다는 통계를 보면서 신기했습니다. 조금 더 책임감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물론, 영화 리뷰라는 콘텐츠가 머무는 시간이 긴 편입니다. 그럼에도, 저의 글을 꼼꼼히 읽어주시는 분이 있다는 것에 책임을 가지고 더 좋은 리뷰를 쓰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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