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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시 Nov 28. 2018

[영화] 국가부도의 날

애매함이 느껴지는 이야기


 한국에서는 아주 보기 힘든 영화입니다. 그래서 반가운 영화입니다. 여태까지 한국에서는 왜 경제관련 영화가 없었는지 의문입니다. 한국도 경제 관련 사건사고도 많고 할 이야기도 많습니다. 특히, IMF가 대표적입니다. 그리고 그 IMF를 다룬 영화가 나옵니다. 영화 [국가부도의 날]입니다.



IMF를 다룬 영화라는 이야기만으로 충분히 매력적인 영화입니다. 김혜수, 유아인, 조우진, 허준호 배우와 뱅상 카셀의 캐스팅도 이 영화를 충분히 매력적인 영화로 만들기에 좋습니다. 매력적인 배우들이죠. 하지만, 우려되는 점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IMF라는 상황에 대해 얼마나 심도 있게 다룰 수 있을지 와 이 사태에 대한 표현이 너무 신파적으로 흘러가지 않을지에 대한 걱정입니다.


이 영화는 IMF 사태가 벌어진 97년이 배경입니다. 당시, 한국의 경제는 상당히 좋았습니다. 신입사원에게 다른 회사 면접 보지 말라고, 돈까지 주던 시대였습니다. 하지만, 국가는 이 사태를 너무 좋게만 봤던 것 같습니다.


영화의 초반 이야기는 좋았습니다. 좋은 경제 상황에 대한 이야기와 국가 부도 위기가 다가오는 순간, 고위 관리직에 있는 사람들이 보여주는 태도에 대한 이야기도 좋습니다. 실제적으로 위기에 대해 처음 이야기하는 것도 몇 번의 보고서를 올린 끝에 반영되었고, 그에 대해 대처조차 아주 부실합니다. 모든 계획이 한시연이라는 인물이 이야기를 해야 움직입니다. 이런 국가 위기를 다룬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인물입니다. 똑똑한 부하직원, 무관심한 상사와 무책임한 책임자, 이런 인물들입니다. 그런데, 이런 인물구조가 나오는 듯했다가 안 나옵니다. 결과적으로는 안 나온 것이 협의하는 장면에서는 괜찮았습니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그런 장면을 안 넣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윤정학이라는 인물을 통해, 국가 부도 위기를 통해 돈을 버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와 갑수라는 인물이 IMF을 겪는 서민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이야기는 시현, 정학, 갑수 3명의 인물의 이야기가 각자 나오면서 IMF 겪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좀 지나지 않아 우려하던 문제가 발생합니다. 바로, 경제 관련 설명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경제 관련 지식이나 당시 상황에 대해서 이미 알고 있는 분이 아니라면 이 부분에 대한 이해가 조금 어려울 수 있습니다. 물론, 영화 속에 시현과 정학이 아주 알기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을 합니다만, 조금 한계가 있습니다. 애초에 외환 보유에 대한 이야기나 환율에 대한 구조, 어음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 영화는 웃고 즐기기 위해 보는 영화는 아닙니다.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해서 조금 자세히 파고 들고 있습니다. 한국 영화에서 이렇게 한 가지 소재에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영화는 오랜만에 보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한 가지 우려가 생겼습니다. CJ 영화인데,, 왠지 갑자기 신파로 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결말에 결국 CJ가 CJ했습니다. 물론, 심한 신파는 아니지만 결론을 그렇게 낼 수밖에 없었나 싶습니다.


3명의 인물이 한 사건을 두고, 다른 상황을 보여주면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 [1987]과 비슷한 느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결국, IMF는 금 모으기 운동이라는 대국민적으로 다 같이 해결하려고 한 의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3명의 인물을 전혀 관계가 없는 것처럼 나옵니다. 그리고 이야기와 전혀 상관없는 사실이 갑자기 밝혀집니다. 사실, 이 부분에서 엄청 실망했습니다. 왜 그런 관계로 설정되었는지 이해도 못하겠고, 그렇다면 앞에서 이런 사실이 인물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도 전혀 나오지도 않다가 갑자기 반전인 것처럼 보여줍니다.


조금 아쉬움이 느껴지는 영화입니다. 분명 IMF를 맞은 상황에 대한 표현도 좋았고, 너무 신파적으로 흘러가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영화가 시작하자마 스피드한 전개를 보여주면서 진행되는 이야기도 좋고, 배우들의 연기는 말할 것도 없이 좋습니다. 하지만, 무언가 어정쩡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배우들의 연기가 기억날 뿐, 영화적으로 기억에 남는 장면이 없습니다. 영화는 우리가 직접 관심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상황에 대해 알리지 않은 정부와 국가적 위기를 정치적으로 이용한 사람들에 대한 비판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강한 목소리를 내도 될 영화인데, 조금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보였습니다.

좋은 출발과 괜찮은 전개를 보여주면서 기대감을 보던 영화의 결말이 너무 아쉽습니다. 차라리, 금모으기를 하는 것까지 나와서 극복하는 걸, 짧게나마 보여줬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그 시대를 보여주고 싶었다면, 단순히 정치인과 고위 관료들에 대한 비판만 할 것이 아니었다면, 그런 시대를 극복한 세대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혹은 아예 더 파고 들어서 이 위기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더 깊은 음모를 보여줘도 될 것 같다. 사실,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말만 들었지 어떻게 이용하는지는 잘 안 나와서 잘 모르겠습니다. 청와대 차관이 누구의 지시를 받는 것도 아니고 혼자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나온 것도 아닌데 그런 장면에 대한 설명도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결론은 나쁘지는 않은데, 왠지 모르게 아쉬움이 남는 영화입니다. 괜찮은데 잘 만들었다고는 못하겠고, 좋지는 않은데 나쁘지는 않은 그런 영화입니다.


3.5 / 5  애매함이 느껴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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