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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쑥쑤루쑥 May 31. 2024

취향은 관계를 타고.

바야흐로 떼창의 시즌이다. 싱어게인3가 막 끝났기 때문이다. 방송 당시 OTT로 깊은 밤 당일 방송을 따라잡은 나, 이제서야 정주행을 시작한 남매. 싱어게인 새 시즌이 시작한 이후로 우리집 플레이리스트의 9할은 싱어게인3 경연곡이다. 나의 원픽 홍이삭, 아들의 원픽 추승엽(지영훈도 좋아했다), 딸의 원픽 소수빈과 이젤이 모두 TOP7에 진출하면서 우리는 더욱 신났다. 시즌1과 시즌2의 전국 투어 콘서트도 모두 다녀왔다. 시즌3는 나이 조건만 받쳐준다면 작은 동심이도 함께할 수 있을 것 같다. 작은 동심이는 놀잇감 가지러 방에 가며 흥얼거린다.


"세쌍은~ 외~롭고 쓸쓸~해~"


BIBI를 좋아한다. 어둠의 아이유라 불리던 시절부터. 2024년, 어둠의 아이유가 마침내 양지의 아이유를 이겼다. 다크하고 때로는 음지에서 다룰 법한 소재의 이야기를 몽환적인 노래로 풀어내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은 BIBI. 곡에 따라 변주하는 다양한 목소리도 좋다. 서정적인 음악부터 힙합까지 쌉가능이다. 우리말, 영어 가사 모두 자연스러운 것도 듣기 좋다. 사실, BIBI도 대단하지만 아직 영글지 않은 원석 상태의 그녀를 발굴한 Tiger JK와 윤미래 부부의 안목이 엄청나다. 하지만 이토록 애정하는 뮤지션의 음악이어도 도박, 콘돔, 가끔 욕까지 나오는 그녀의 노래를 차마 아이들과 듣지는 못해서 나 홀로 이어폰으로 즐기곤 했던 것이다. 그러다 신곡 밤양갱을 같이 들을 수 있게 됐다. 장기하 특유의 말맛과 밀당, BIBI의 창법이 만나 매력 대폭발. 이번에도 작은 동심이가 한 마디 한다.


 "엄마, 이 노래는 꼭 구름 같아~"



한때 음원 어플에서 자동으로 추츨해준 내 취향은 핑크퐁과 공룡이었다. 이제 함께 들을 수 있는 가요가 많아졌다. 가사가 너무 험하지 않은 힙합도. 그리고 음원 사이트에서 드디어 제대로 된 내 취향을 확인할 수 있다. 내 취향 따위 포기하고 살던 시절을 지나니, 내 취향 속으로 아이들이 조금씩 스며든다.




사진: UnsplashNathan Dumla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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