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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우드잡>

'떠나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역시 '떠나야 성장'하는 법이다. 영화<우드잡 ウッジョブ 神去なあなあ日常, 2014>은, 철없는 청년의 내면성장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영화를 보며 끊임없이 연상되던 작품은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안경 めがね, 2007>.


대학 시험에 떨어진 히라노 유키는, 아르바이트를 하겠다고 결심한다. 삶의 확고한 목표가 없어보이는 그는 포스터에 예쁜 여인의 사진을 발견하고 그곳에 지원한다. 그가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지역은 산골마을, 그가 임하게 될 업종은 임업이다.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는 산골마을. 도시 청년 히라노는 환경적응부터 시급했다. 거머리에 엉덩이가 공격당하는가하면, 너무도 여유 넘치는 마을 사람들은 낯설기만 하다. 비위 약한 도시 청년에겐 낯설기만 한 음식들과 적응해나가면서 히라노는 점점 산림청년이 되어간다.


'슬로우라이프'. 어느 때부터인가 북유럽, 일본 등지에서 이같은 '길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빡빡한 도심에서 벗어나 자연과 더불어 유유자적의 삶을 지향하는 사람들. 따라서, 그들의 '심심해보이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들도 속속들이 등장해왔다. 영화 속 인물들은 자연과 사람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내면성장을 이룩한다. 그들의 자연과 동화된 삶은 '중독성'이 있는지, 일정기간 후 도심으로 떠나지만 이내 되돌아온다.


<우드잡>은 <안경>의 청년(남성)버전이라 보면 되겠다. 그래서, 주인공 히라노는 <안경>의 타에코보다는 철없음이 요란하다. 더불어, 깨알같은 코믹요소도 다분히 갖추고 있다. <안경>에서는 드넓은 바다가 배경으로 펼쳐졌다면, <우드잡>은 제목처럼 숲과 나무가 배경을 차지해 눈의 피로를 덜어준다. 한편, <안경>에서는 마을 사람들이 단체로 아침체조를 즐기는 장면들이 이색적이었다면, <우드잡>에서는 산림꾼들만의 행사(축제)가 감상자들에게 문화충격을 선사할 만한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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