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 드 보통의 책 <여행의 기술>에서 발췌한 명문들. 여행을 하는 방법과 대하는 태도(욕망) 등을 말하는 이 책. 다시 읽어도 좋고 또 좋다. 여행뿐만 아니라, 철학과 문학, 예술까지 아우르는 이 책. 단순한 관광이 아닌, '참 여행'을 좋아한다면 읽어보길 권한다. 여행가라면 공감할 만한 문장들로 꽉 채워져 있으니까.
만일 세상이 불공정하거나 우리의 이해를 넘어설 때, 숭고한 장소들은 일이 그렇게 풀리는 것이 놀랄 일은 아니라고 이야기하나. 우리는 바다를 놓고 산을 깎은 힘들의 장난감이다. 숭고한 장소들은 부드럽게 우리를 다독여 한계를 인정하게 한다.
도시에 대한 워즈워스의 불만에는 매연, 혼잡, 가난, 추한, 모습 등도 포함되어 있었지만, 맑은 공기 법안을 상정하고 빈민가 정리를 한다 해도 그것만으로 그의 비판이 사라졌을 것 같지는 않다. 그가 관심을 가진 것은 우리의 건강보다는 우리의 영혼에 미치는 도시의 영향이었기 때문이다. 시인은 도시가 생명을 파괴하는 여러 감정을 만들어낸다고 비나했다. 사회 위계에서 우리의 지위에 대한 불안, 다른 사람들의 성공에 대한 질투, 낯선 사람들의 눈앞에서 빛을 발하는 싶은 욕망, 워즈워스의 주장에 따르면, 도시 거주자들은 뚜렷한 관점이 없기 때문에 거리나 저녁 식탁에서 이야기되는 것에 귀를 곤두세우나고 한다.
여행할 장소에 대한 조언은 어디에나 널려 있지만, 우리가 가야 하는 이유와 가는 방벙베 대한 이야기는 듣기 힘들다. 하지만 실제로 여행의 기술은 그렇게 간단하지도 않고 또 그렇게 사소하지도 않은 수많은 문제들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여행은 생각의 산파다. 움직이는 비행기나 배나 기차보다 내적인 대화를 쉽게 이끌어내는 장소는 찾기 힘들다. 우리 눈앞에 보이는 것과 우리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생각 사이에는 기묘하다고 말할 수 있는 상관관계가 있다. 때때로 큰 생각은 큰 광경을 요구하고, 새로운 생각은 새로운 장소를 요구한다. 다른 경우라면 멈칫거리기 일쑤인 내적인 사유도 흘러가는 풍경의 도움을 얻으면 술술 진행되어나간다.
여행의 위험은 우리가 적절하지 않은 시기에, 즉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물을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새로운 정보는 꿸 사슬이 없는 목걸이 구슬처럼 쓸모없고 잃어버리기 쉬운 것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