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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쿠아맨> 후기,
DC의 성공적인 신작!

<아쿠아맨>이 DC필름 재기에 큰 몫을 할 것으로 보인다. DC코믹스는 마블과 함께 북미 그래픽 노블의 쌍벽을 이루고 있지만, 영화 흥행에서는 늘 마블에게 참패 당하기 일쑤였다. 그랬던 DC가 제대로 칼을 갈았다.


DC가 제시한 새로운 캐릭터 '아쿠아맨'은, 여느 DC 영화들에서 선보였던 캐릭터의 분위기와는 확연히 다른 매력을 갖추고 있다. <저스티스 리그>에서 한 번 얼굴을 내비친 과거가 있지만, 슈퍼맨, 배트맨 등 막강한 캐릭터들에 밀려 상대적으로 인지도는 낮았다. 즉, 캐릭터를 향한 팬심만으로 영화 관람을 자극하는 유명 히어로들보다는 강력한 한 방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그래서일까. 영화는 아쿠아맨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한다. 현재와 과거를 교차시키며, 탄생과 성장 과정까지 자세하게 알려준다. 그러니, 아쿠아맨에 대해 몰랐던 관객이라도 충분히 영화를 즐길 수 있다.



아쿠아맨은 아틀란타 왕국(바다)의 여왕 '아틀라나'와 인간 등대지기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이다. 그의 이름은 '아서'로, 육지와 바다 경계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인물이다. 그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하는 이방인 같은 존재인 그는, 사방에 적을 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혼혈, 어중이떠중이라는 모호한 존재라는 이유와, 자신의 탄생으로 하여금 어머니가 사라지게 됐다는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는 그. 그럼에도 아쿠아맨은 막강한 초능력과 인간성으로 정의와 평화를 실현해나간다.



육지와 바다를 잇는 히어로 아쿠아맨이 진정한 왕으로 거듭나는 과정은 순탄치 않다. 동생 '옴'이 노리는 왕좌를 꿰차는 동안 그는 숱한 위기에 처한다. 이기심이 앞선 빌런이 왕에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한 조력자, '메라'와 '벌코'의 도움으로 아서가 왕위에 오르는 과정은 웬만한 히어로물보다 다이내믹하다. 한계가 많을수록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더 어려워지기 마련이니까. 그래서일까. 한 편의 대서사시를 접한 기분이었다.


내러티브는, 이미 정해진 결론과 그를 향해 달려가는 캐릭터들의 고군분투로 여느 히어로물과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아쿠아맨>만의 매력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칭찬하고 싶은 요소는, 쉽게 보지 못했던 캐릭터들의 향연이다. 육지에서는 물론, 깊은 수중에서도 숨쉴 수 있고 엄청난 속도로 헤엄칠 수 있으며, 해양 생명체들과 교감이 가능한 아쿠아맨. 뿐만 아니라, 그에게는 뚫리지 않는 피부, 독보적인 힘이 있다. 마치 프로레슬러를 연상케 만드는 외형은 보는 것만으로도 듬직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멋'이 아닌, 다소 괴짜스럽고 엉뚱한 면모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 아쿠아맨을 더 매력적으로 만드는 점이다. 이따금씩 터져 나오는 특유의 위트는 관객들을 '웃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니 기대해도 좋다.


한편, 아쿠아맨을 돕는 조력자인 여성 캐릭터들도 돋보인다. <원더우먼>의 흥행으로 훌륭한 여성 캐릭터를 선보였던 DC는, <아쿠아맨>에서 더 빼어난 캐릭터들을 산출해냈다.


아틀라나는 정략 결혼에 맞서 인간 남성과 사랑에 빠진 인물로, 아쿠아맨이라는 강력한 아들을 탄생시켰다. 아쿠아맨의 초능력은 아틀라나로부터 물려받은 것으로, 이로 하여금 <아쿠아맨>은 여느 부계 중심의 히어로 서사들과는 다른 모계 중심의 서사로 이어진다.


아틀란티스의 귀족이자 아쿠아맨의 연인 메라 역시 아쿠아맨 만큼이나 독보적인 매력을 과시한다. 물을 조종할 수 있는 능력과 현명한 판단력으로 아쿠아맨을 능동적으로 이끄는 그녀의 매력은 현 시대의 여성상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캐릭터에 이어, 다양한 세계를 맛보는 재미 또한 <아쿠아맨>만의 매력이다. <쏘우> 시리즈, <컨저링 유니버스>, <분노의 질주: 더 세븐> 등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입증한 제임스 완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기존에 보지 못했던 일곱 개의 신세계를 펼쳐낸다.


거대한 수중 세계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캐릭터들의 향연은 황홀경 그 자체다. '아름답고 우아하다'는 표현이 걸맞을 만큼, 시야를 틔워주는 아쿠아 비주얼은 감탄사를 연발케 만든다.


마지막으로 짚고 넘어가야 할 <아쿠아맨>의 매력은 '수중 액션'이다. 물 속에서 이뤄지는 액션인 만큼, 육지에서의 파워풀한 액션과는 달리 '우아한 멋'을 지닌 것이 이 영화만의 특징이라 볼 수 있다. 감히 예상하지도, 쉽게 접하지도 못했던 심해 액션신을 만나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특히, 아쿠아맨과 옴의 결투신은 백미다).



필자는 <아쿠아맨>을 4DX with 스크린X 포맷으로 즐겼다. 바다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인 만큼 상당량의 워터 효과를 접했다. 특히, 4DX 효과가 제대로 발휘된 부분은 캐릭터들이 육지와 바다를 오가는 공간 이동신들에서다. 카메라 무빙에 맞춰 작동하는 모션 체어 효과는, 마치 '게임 속 캐릭터'가 된 듯한 체감을 전한다. 히어로물 매니아들이 원하는, 캐릭터와 자신의 동일화를 경험해보고 싶다면 4DX 포맷 관람이 제격이다.


한편, 스크린X 역시 영화적 재미를 극대화시킨다. 정면뿐 아니라 좌, 우 확장 화면은 관객들을 바다 '속'으로 끌어들인다. 컬러풀한 수중 왕국에 초대된 듯한 느낌을 전하는 것은 물론, 아쿠아맨이 전설의 무기 삼지창을 손에 거머쥐었을 때의 확장 화면은 그를 신격화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세련된 비주얼과 막강한 액션, 캐릭터와 상황에 대한 친절한 설명, 감동과 위트 등을 두루 갖춘 <아쿠아맨>. DC 영화들에 대한 편견을 뒤엎을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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