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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왕 랄프> 첫 번째 작품!

우리 모두에게는 각자의 자리가 있다

‘주먹왕 랄프 2’ 보기 전, 첫 번째 시리즈에 대해 알고 가자


<주먹왕 랄프 2: 인터넷 속으로> 개봉에 기쁜 마음을 안고 전작 <주먹왕 랄프>를 감상했다. 역시! <주먹왕 랄프> 시리즈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작품들 중에서도 손 꼽을만한 명작이다.


이번에 개봉된 <주먹왕 랄프> 두 번째 시리즈는, 1편을 보지 않았더라도 감상할 수 있다. 물론, 1편을 본 관객들이라면 캐릭터들의 성격과 관계 등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지만, 보지 못했더라도 이해 가능하다.


1편을 보지 못한 관객들을 위해, 캐릭터들의 성격과 관계에 대해 간략히 정리해보겠다.


랄프: 8비트 게임 '다 고쳐 펠릭스 주니어'에서 건물을 부수는 캐릭터. 30년 째 악당 역할을 맡고 있다. 247cm의 키에 290kg 몸무게를 자랑하는 덩치의 소유자. 이름에 걸맞게 주먹의 크기가 만만치 않다.


바넬로피: 레이싱 게임 '슈가 러시' 속 캐릭터. 9살 소녀이며, 레이스에 참가하고 싶어하지만 버그(순간이동 재능) 때문에 다른 캐릭터들에 배척 받아 참가를 못 하고 있는 상황에 처해 있다.


<주먹왕 랄프> 시리즈는 위 두 캐릭터들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1편에서는 이들의 만남을 확인할 수 있고, 2편에서는 이들이 이미 절친이 된 이후의 상황에서 시작된다.


그럼, 1편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다뤄질까.

<주먹왕 랄프>에서는 랄프와 바넬로피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초점에 두고 전개된다. 랄프는, 자신이 나쁜 캐릭터라는 고민에 휩싸여 있다. 게임에 함께하는 다른 캐릭터들이 그들만의 리그인 펜트하우스에서 살아가는 반면, 랄프는 홀로 쓰레기 더미에서 일상을 보낸다. 뿐만 아니라, 게임 30주년 파티에도 초대받지 못해 우울해하고 있다. 모든 걸 고쳐주는 펠릭스가 착함의 대명사라면, 랄프는 그에 반대되는 캐릭터다. 악당 취급이 아닌 사랑 받고 싶어하는 욕망을 지닌 랄프. 이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영웅메달을 획득하러 다른 게임 '히어로즈 듀터'로 들어간다.



이렇게 랄프의 모험기가 이어지고, 우여곡절 끝에 영웅메달을 획득한다. 하지만 사이버그의 공격을 받아 '슈가 러시'에 불착하게 된다. 여기에서 바넬로피를 만나게 된 랄프. 하지만 첫 만남이 좋지 않다. 바넬로피가 레이스에 참가하기 위해 필요한 금화 한 닢을 대신할 요량으로 랄프의 메달을 훔친 것이다. 이렇게 랄프는 자신의 메달을 잃게 되고, 바넬로피는 그에게 '자신을 레이스에서 우승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제안을 한다.



이렇게 바넬로피는 레이스 참가 권한과 랄프의 도움을 획득한다. 랄프 역시 메달을 되찾아야 하기 때문에 주먹으로 레이스길을 터주는 등 바넬로피의 연습을 돕는다. 이 과정에서 둘의 관계는 깊어진다.



영화에서 가슴 뭉클했던 장면은, 바넬로피가 랄프의 메달을 되찾을 수 없을 상황에 대비해 쿠키로 '너는 나의 영웅이야'라는 문구가 쓰인 쿠키 목걸이를 선물하는 신. 늘 미움만 받아왔던 랄프가 적어도 바넬로피에게만큼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장면이다.


랄프와 바넬로피가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닮은 면이 있기 때문이다. 다른 캐릭터들과 어울리지 못한 채 외롭게 살아간다는 점이 두드러진 공통점이다. 외로움에 익숙했던 두 캐릭터들은, 서로를 이해하고 위로함으로써 둘도 없는 절친이 된다.


그럼, 두 캐릭터들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점은 무엇일까.

랄프와 바넬로피 모두 꿈과 용기를 갖춘 인물이다. 랄프는 사랑 받고자 하는 욕망을 채우기 위해, 새로운 세계로 입문해 원하는 메달을 획득한다. 바넬로피 역시, 자신이 원하는 레이스 우승을 위해 모험을 감행한다.



<주먹왕 랄프> 전체를 관통하는 교훈은 '우리 모두에게는 각자의 자리가 있다'는 점이다. 모두가 자신을 미워할 거라는 생각만으로 살아왔던 랄프. 하지만 그의 역할을 굉장히 중요했다. 펠릭스를 포함한 캐릭터들은, 랄프가 자리를 뜬 이후에야 비로소 그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악당 역할을 하는 인물이 있어야, 선함도 빛나 보이는 법이다. 랄프가 있기에 '다 고쳐 펠릭스 주니어'가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한편, 캐릭터들 간의 우정과 더불어 사는 삶의 가치 역시 영화에서 확인할 수 있는 메시지다. (게임)세계의 벽을 허문 우정과 사랑이 영화 전반에 배어있다.


이렇듯, <주먹왕 랄프> 첫 번째 시리즈에서는 개인의 존엄성과 우정, 사랑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 모두에게는 각자의 위치와 역할이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그리고, 자신의 역할을 의심하지 말고 스스로를 믿는 힘, 자신감을 기를 수 있도록 하자.


나는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을 통해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다양다종한 인간들로 구성된 세계. 각자의 고유함을 인정하고,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좋은 사회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는 <주먹왕 랄프>는 단언컨대 좋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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