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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한 로맨스 영화 <밤치기>

하룻밤의 처절한 구애. 이 같은 소재를 다룬 영화들은 많았다. 한데, 대부분의 구애자는 남성이었다. <밤치기>는 달랐다. 이 영화는 한 여성의 지질한 구애기를 다룬다.


<밤치기>는 술자리에서 시작된다(물론, 대부분의 장면이 밀폐된 술자리에서 일어난다). 가영은, 시나리오 자료 조사를 핑계로 진혁에게 인터뷰를 청한다.



그런데, 인터뷰 내용이 노골적이다. 소재는 성(性). 가영의 질문은 거침없고, 그녀로부터 돈을 받은 진혁은 솔직하게 답변할 수밖에 없는 상황.


이렇듯 <밤치기>는 두 남녀의 술자리 대화를 듣는 재미가 쏠쏠한 작품이다. 과연 내가 이성에게 이런 질문을 들으면 어떻게 반응할 수 있을까, 를 떠올리며 보게 되는 영화였다.



대화가 이어지면서 '가영의 목적'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재미가 강화된다. 애인이 있는 진혁에게 "오빠랑 자는 건 불가능하겠죠?"라는 말을 던지고, 이에 진혁은 "어, 불가능해."라고 답한다. 그럼에도 가영은 포기하지 않고 목적을 향해 나아간다.


취기가 가해져도 좀처럼 넘어오지 않는 진혁. 그럼에도 지질하게 구애하는 가영. 이 둘의 아슬아슬한 연애담을 엿보는 재미에 빠져보고 싶은 분들께 추천하는 영화다.


영화의 분위기는 홍상수의 연애담을 연상케 한다. 우리네 이야기를 본 듯한 일상 연애기의 맛을 살려 낸  감독 겸 배우 정가영과 박종환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일품이다. 한편, 끝부분에 등장하는 존재감 강한 형슬우도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색기(色気) 가득한 색다른 로맨스 영화 <밤치기>.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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