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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영화 <구스 베이비> 리뷰

슬랩스틱 코미디에서 묵직한 메시지까지!

오는 1월 16일 개봉 예정인 애니메이션영화 <구스 베이비>를 시사회로 먼저 만나봤다. 어린 자녀와 함께 관람할 영화를 찾고 있는 부모에게 권하고 싶은 이 영화. 사랑스러운데다 묵직한 메시지까지 갖추고 있다.


<구스 베이비>는 <슈렉>, <홈> 등을 탄생시킨 애니메이션 명가 드림웍스 제작진이 총출동한 작품이다. 감독 크리스토퍼 젠킨스는 <인어공주>와 <미녀와 야수>, <알라딘>, <라이온 킹> 등 디즈니와 소니 애니메이션에 참여해 내공을 다졌던 인물이다.


영화는 싱글남 구스 '잭'이  아기 오리 남매의 엄마가 되는 과정을 그린다. 철 없는 어른이 성장해가는 과정을 통해 교훈과 감동을 전하는 <구스 베이비>. 내용을 조금 더 깊이 살펴보자.



잭과 오리 남매에게는 복수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잭에게 복수할 기회만 노리는 '반조'는 어린 오리 남매에게는 위험천만한 캐릭터다. 하지만 잭의 가족은 이 위기를 극복해나가면서 '진짜 가족'이 된다. 여기에, 잭의 성장을 돕는 다른 캐릭터의 활약이 돋보인다. 자신만을 소중히 여겼던 까칠남 잭에게 따뜻한 조언을 해주는 거북이 '래리'를 주목하자.



그럼, 캐릭터 소개와 함께 영화의 관람 포인트와 주제를 짚어보겠다.


캐릭터



비행 실력은 100점이지만 사회성은 0점인 잭은, 누구보다 잘 날 수 있다고 자신하며 화려한 날갯짓을 뽐내고 다니는 싱글남이다. 어린 구스들의 비행 훈련을 돕는 것을 싫어하고 언제나 단체 활동을 강조하는 리더 '빙'의 말에 불만을 표하는 등 '나 혼자 라이프'에 익숙하다. 자신의 비행 실력을 과시하기 위해 무리와 떨어져 홀로 비행을 결심한 그의 앞에 자신을 아빠도 아닌 엄마라 부르는 아기 오리 남매가 나타난다. 날개를 다친 잭은, 혹시 모를 위기에서 오리 남매를 방패막이로 사용하기로 하고 그들과 함께 모험을 시작한다.


오키

생후 16일차. 모르는 것 빼고 다 아는 어른스러운 오키는, 똑부러진 성격으로 동생 도키를 살뜰히 챙긴다. 아기 오리 무리 곁을 날아다니며 비행 실력을 뽐내던 잭 때문에 무리에서 떨어지게 되고, 잭에게 친구를 찾아 달라며 당당히 제안한다. 잭이 순수한 마음으로 자신들을 돌본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모험이 이어지면서 잭을 신뢰하게 된다.


도키


먹는 것을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귀여운 오리. 누나 오키를 잘 따라가다가 어느 순간 사라져 먹을 것을 찾아다니거나 나비를 쫓는 사고뭉치다. 태어난 후 엄마를 한 번도 본 적 없는 도키. 잭을 보자마자 '엄마'라 불러 잭을 당황시킨다.



무엇이든 고쳐주는 참견쟁이 다람쥐이다. 하늘을 날고 싶은 꿈을 이루기 위해 직접 행글라이더를 만들 만큼 손재주가 뛰어나다. 날개를 다친 잭을 고쳐주겠다며 수상한 4단계 치료법을 쓰는 괴짜이나, 놀랍게도 잭이 다시 날 수 있게 만든다.


반조


두 개의 자아를 가지고 있는 야생 고양이. 아기 오리 무리에서 떨어지게 된 오키와 도키 남매를 먹이로 삼고 호시탐탐 노리지만, 잭의 방해로 물거품이 된다. 화가 난 반조는 잭과 오키 도키 남매를 몰래 따라다니며 복수할 기회만을 노린다. 사악하지만 어딘가 어설픈 구석이 있다.


에드나, 스탠리 부부

폭우를 피해 들어온 남매를 따뜻하게 맞아주는 마음씨 좋은 부부. 에드나는 처음 보는 아기 오리 오키와 도키에게 애정과 관심을 표하지만, 남편 스탠리는 수상한 가족 일행을 못마땅해한다.


래리


언제나 마음만은 LTE급. 할아버지같은 푸근함을 지닌 거북이로, 인생을 경주처럼 생각하는 잭이 혼자 남게 될까봐 걱정하며 잭에게 진심 어린 충고의 말을 건넨다. 날개를 다친 잭이 홀로 무리를 찾아가는 것을 걱정하자, 같이 가주겠다고 말한다.


만렙 듀오 부채머리, 잔디머리

항상 같이 다니는 단짝 친구로, 취미는 잭 약올리기. 날개를 다친 잭에게 거위 통구이가 될지도 모른다며 놀린다. 잔뜩 겁이 난 잭이 함께 남쪽 나라로 가자고 제안하지만, 평소 까칠하고 이기적인 모습을 보인 잭을 두고 떠난다.



관람 포인트


<구스 베이비>는 캐릭터와 독특한 설정으로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영화 곳곳에서 슬랩스틱 몸개그, 촌철살인 대사 모두를 발견할 수 있다. 드림웍스 제작진다운 재기발랄함을 만나볼 수 있는데다, 묵직한 메시지까지 갖추고 있다.


롤러코스터를 방불케하는 수로 미끄럼틀 액션, 돼지들로 꽉 찬 트럭에서 벌어지는 잭의 봉변 등 역대급 몸개그가 어린이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할 것이다. 쉴틈 없이 터지는 개그와 더빙을 맡은 전현무 특유의 애드리브로 감칠맛이 더해졌다. 세대를 아우르고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영화로, 가족 단위로 관람하기에 좋다.



한편, 흥미로운 설정 외에도 화려한 영상미도 주목할만한 요소다. 가을의 들판과 풀숲, 광활하게 펼쳐진 겨울 하늘까지. 아름다운 자연 환경을 잘 구현해 낸 영상미는 감탄을 자아낼 만하다.


크리스토퍼 젠킨스 감독은, 후기 인상주의를 떠올리며 디자인과 화면을 구상했다고 한다. 생생한 색채와 활기를 띤 영상은, 실사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선사한다.


OST도 훌륭하다. 드라마 <원스 어폰 어 타임>, <페임>, <블랙 달리아> 등의 음악 작업을 해 아카데미 어워드, 골든 글로브 음악상 후보에 올랐던 아이삼 음악 프로듀서의 힘으로 완성된 OST. <구스 베이비>에서는 'Paradise'와 'Take Off'를 탄생시켜, 잭과 오리 남매의 모험에 유쾌함을 더했다.


주제

<구스 베이비>, <주토피아>와 닮은꼴?



<구스 베이비>가 지닌 메시지는 <주토피아>의 그것과 비슷하다.

<주토피아> 속 토끼 경찰관을 꿈꾸는 주디가 육식동물은 사악하고 양은 절대 범인일 수 없다는 편견에 정면으로 맞서는 과정은, '나 홀로 라이프'에 익숙한 잭이 조직과 다른 종과 어우러질 수 없을 것이라는 편견을 무마시키는 과정과 닮아있다.


<주토피아>가 그린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성처럼, <구스 베이비> 역시 우리 모두는 홀로 살아갈 수 없는 존재임을 인지시킨다. 가족과 친구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는 점은 두 영화가 전하는 공통의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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