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미리보는 2020,
김난도의 트렌드 PICK

지난 10월 23일 CGV 명동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진행된 '미리보는 2020, 김난도의 트렌드 PICK'에 참관했다. 이 행사는 김난도 교수의 2020 트렌드 발표회인 동시에 12월에 방송될 <tvN Shift>의 일부 영상을 공개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김난도 1.jpg
김난도 2.jpg


이날 공개된 2020 트렌드 소재는 '밀레니얼 세대'다. 목차는 ▲2020, 왜 밀레니얼인가? ▲Me and Myselves ▲'가치'를 소비하다 ▲AND가 아닌 END, 마흔 살의 파이어 운동 ▲응답하라 상하이 1930! ▲모모(More Mobile) 세대로 구성됐다.


강연의 내용은 김난도 교수가 배우 박재민과 가수 에릭남, 혜림 등 밀레니얼 세대를 대표하는 셀럽들이 뉴욕과 상하이를 여행하며 세상의 변화를 읽어낸 것들을 토대로 구성됐다. 그럼, 지금부터 발표회에서 들었던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과 그들의 소비 패턴을 정리해보겠다.



[세대 담론이 부각되는 이유]

2018~19년에 이르기까지 세대와 관련된 서적들이 많이 등장했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졌다. 20년 전까지만 해도 트렌드 조사에 있어 세대를 논하는 것은 극히 일부를 차지했지만, 이제는 세대 담론이 부각되고 있다.


[세대를 이해하기 위한 세 가지 효과]

1. 생애주기(연령) 효과

해당 연령층이 가지는 생물학, 사회적 특성에 기인하는 특성

2. 코호트(집단) 효과

동일한 시기에 태어나 가지는 공통 경험으로 형성된 가치관 및 생활 양식에 기인하는 특징

3. 트렌드(시기) 효과

현재 시점에 유행하는 트렌드에 영향을 받은 특성


[밀레니얼 세대란]

미국 퓨 리서치의 분류 기준으로 1981년부터 1996년(혹자는 1994, 5년으로 나누기도 함) 사이에 태어난 세대로, 여기에 해당하는 인구수가 많고 경제력은 높다.


범세대적 영향력이 큰, 시간이 흐를수록 시장의 주류로 성장해 나갈 세대다.

일례를 들면, 과거에는 소비 시 'Brand me down', 즉 제품 구매 시 브랜드를 결정할 때 부모에서 자녀로 전파됐지만 현재는 'Brand me up', 자녀로부터 부모로 전파된다(지금의 부모는 브랜드를 결정할 때 자녀에게 물어본다).


밀레니얼 세대는 2020년, 지금까지 없었던 가장 강력한 소비 집단이 될 것이며 전 세계의 정치와 경제, 문화 트렌드까지 바꿀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 세대로 지목됐다.


[밀레니얼 세대의 키워드]

#개인주의 #개인의 신념 중시 #디지털 친화력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중시

#상대적 박탈감 #고착되는 것을 지양 #경제적 위기대처능력 부족 #이기적이고 실리추구적인 관계


김난도 3.jpg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

1. 멀티 페르소나

#정체성의 모듈화 #다층적 #유동적 #다매체시대

페르소나는 '가면'을 의미한다. 김난도 교수는 밀레니얼 세대는 다양한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고 지적했다. 가령, 직장에서의 모습과 퇴근 이후의 모습이 전혀 다르다는 것. 레고처럼 자신을 조립하며 살아가는 것이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이라고 했다.


밀레니얼 세대가 정체성을 수시로 바꿀 수 있는 이유는 SNS 경험 때문이라고 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등 다양한 SNS를 하는 밀레니얼 세대는 각 플랫폼마다 자신의 정체성을 달리해 콘텐츠를 업로드한다. 가령 인스타그램에는 #ootd #맛집 등을 올리지만 페이스북에는 자신의 지식을 뽐내고 트위터에는 정치적 견해를 올린다. 한편, 인스타그램 계정을 2개 만들어 진짜 계정에는 자신의 꾸며진 모습을, 가짜 계정에는 진짜 자신의 속마음을 내비치는 아이러니함을 갖추기도 한다. 이것만 봐도 밀레니얼 세대의 정체성은 최소 2개 이상은 된다는 걸 알 수 있다.


퇴근 후의 삶이 중요해진 밀레니얼 세대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취미다. 취미를 통해 나를 찾는 것이 이 세대의 특징이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기인된 키워드가 #Me and Myselves다.


2. Me and Myselves

#디지털 네이티브 #자아 관리

수십 개의 자아를 관리하는 밀레니얼 세대는 상황과 사람에 따라 정체성이 달리할 수 있다. 여행을 떠나기 위해 평소에는 검소하게 살아가다가 럭셔리 여행을 즐기는 등 전혀 다른 경험을 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3. 가치를 소비한다

#착한 소비 #윤리 소비 #B급 감성 #비거니즘

밀레니얼 세대는 가치를 소비한다. 예전처럼 큰 차를 타고 좋은 집에 사는 것보다 현재의 가치있는 경험을 중시 여긴다. 2020년은 '비건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는데, 밀레니얼 세대의 비건 지향의 원인은 건강 때문이 아닌 윤리이다.

이들은 가치 있는 소비라면, 나의 취향을 저격한다면 망설이지 않고 지갑을 연다.


4. 파이어 운동

#경제적 자립 #조기 은퇴 #마흔 살

뉴욕의 현재 라이프스타일 혁명 중 하나는 '마흔의 은퇴'다. 마흔 살에 은퇴를 하기 위해 현재 짠돌이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김난도 5.jpg


5. 나다움을 추구하는 미니멀리즘

#절약 #소속감 대신 나다움 #각자도생

성장의 시대를 경험하지 못한 밀레니얼 세대는 각자도생을 추구한다.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 여기는 밀레니얼 세대는 미래보다 지금의 경험을 중시 여긴다. 여기에 대표하는 인물로 PICK한 인물은 유튜버 '존 바'다. 그는 현재의 뉴욕 생활 경험을 위해 300만 원이 넘는 월세를 지불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대신 집 안의 가구와 살림도구는 거의 없다고...


6. 복고(뉴트로), 응답하라 상하이 1930!

#아시아 최대 도축장 #북합문화공간 #1933 라오창팡

상하이에서 발견한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은 뉴트로다. 사실 뉴트로에는 옛 것에 대한 향수가 서려있는데, 밀레니얼 세대이 있어서는 옛 것에 대한 그리움이 없다. 경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뉴트로가 유행하는 원인은 아이러니하게도 '새로움'에 있다. 과거를 경험해보지 못한 젊은 세대들에게 있어 1930년대의 감성과 문화는 일종의 새로움이다.


7. 모모(More Mobile) 세대, 쇼트(short) 클립의 마법

중국은 모바일, 공유 문화에 있어 우리나라보다 앞서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틱톡의 유행'이다. 틱톡 콘텐츠의 특징은 지루할 틈 없고 기승전결을 따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순식간에 재미와 의미를 보여줘야 한다. 이는 현재 유행하는 SNS 콘텐츠들의 특징을 보면 이해할 수 있다.

한편, 중국인들은 공유 경제가 활성화되어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지각변동을 일으킨 '판둬둬'의 흥행을 보면 알 수 있다. 1인 자녀 정책 때문에 타인과의 접촉과 공유를 두려워하지 않는 중국의 밀레니얼 세대들은 가성비를 위해 공동구매를 서슴지 않는다.


8. 업글 인간

#승진보다 성장 #도약

밀레니얼 세대는 승진보다 성장을 추구하고 끊임없이 진화를 꿈꾼다.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지고,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시대 상황 때문에 스스로의 성장을 추구한다. 그래서 공부와 취미, 꿈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노력한다. 이들은 퇴근 후 술만 마시는 것이 아닌 원데이 강의를 듣거나 운동을 하는 등 자아실현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김난도 4.jpg


[소감]

나 역시 밀레니얼 세대다. 그래서인지 거의 모든 부분에서 공감하며 들을 수 있었다. 스스로의 성장, 1인 브랜드가 중요해졌음을 인지하고 자기계발에 힘쓰고 있는 이들이 많다.


이 발표회는 마흔의 은퇴, 가치 있는 소비(와 삶), 나다움을 찾기 위해 업그레이드를 게을리 하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 의미있는 행사였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서평 <어웨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