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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경계선> 리뷰,
낯선 존재에 대한 이야기

생김새부터 남다른 ‘티나’는 냄새로 사람의 감정을 읽는다. 그녀는 코의 신경을 곤두세워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다른 사람들은 발견할 수 없는 것들을 감지하는 특별한 능력으로 출입국 세관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티나는 그녀와 흡사한 느낌의 남자 ‘보레’와 마주한다. 이상한 냄새를 맡았음에도 그에게는 별다른 문제가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티나가 맡은 보레의 냄새는 동족의 향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티나와 보레는 가까워진다. 자신이 특별한 종이라는 사실을 몰랐던 티나는 보레를 통해 자신이 ‘트롤’임을 알게 된다. 인간과 다른 DNA를 가진 그들은 벌레를 먹으며 살아간다.


보레를 만나기 전의 티나는 인간에 종속되어 살아왔다. 하지만 인간과 다른 종 그 경계선에 놓인 존재임을 안 순간 그녀의 삶은 변하기 시작한다.



티나의 삶은 한없이 외로웠을 것이다. 그 누구와도 긴밀한 관계를 이어오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신체와 특별한 능력에 대한 것들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괴물이라 생각해오던 그녀의 삶은 보레로 인해 긍정적으로 바뀌어 가지만 그조차도 오래가지 못한다.


이유는 인간에 대한 보레의 잔인한 복수 행각 때문이다. 보레는 트롤 증족과 부모를 대상으로 잔혹한 실험을 감행한 인간에 대한 복수 때문에 끔찍한 거래를 해왔다. 그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고 싶지 않은 티나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다. 이로 인해, 티나는 다시 한 번 외로움을 겪는다.



<경계선>은 어떠한 집단에 소속되어 살아가기는 하지만 이질감을 스스로 느끼며 살아가는 존재를 다룬 영화다. 다른 종에 대한 발견과 그들의 삶을 알아가는 흥미로운 과정은 이 작품의 관람 포인트다.


이 영화가 특별한 것은 제목처럼 인간과 다른 종 그 경계에 서있는 존재가 그럴듯하게 그려진 점이다. 트롤이라는 종족은 인간이 지닌 사랑, 수치, 분노, 슬픔 등의 감정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을 지켜보는 우리는 티나와 보레의 행동들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종을 막론하고 사랑을 포함한 다양한 감정과 관계, 그에 대한 결실은 존재한다. <경계선>은 이 점을 이해하게 만드는 힘을 지닌 동시에 신선함을 자극하는 영화라는 점에서 의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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