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타인에게 말 못할 고민이 있다.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는다면 조금이나마 해소가 되겠지만 괜히 타인에게 해가 될까봐 혼자서 끙끙 앓으며 속으로 삭히는 이들이 많다.
<그림 처방전>은 제목 그대로 독자들에게 그림으로써 처방을 내려주는 책이다. 자신 스스로 때문에 괴로워하는 이들을 포함해 가족, 친구, 연인, 동료 등 수많은 관계 속에서 힘들어하는 독자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도서다.
이 책은 2015년, 그림으로 소통과 변화의 힘을 전하며 베스트셀러로 등극한 <그림의 힘>의 저자이자 트라우마 전문가, 미술치료계의 권위자로 인정받는 김선현 교수의 신작이다. 그녀가 20년 넘게 미술치료 현장에서 쌓아 온 경험을 바탕으로 55점의 그림을 통해 독자들의 마음을 읽고 치유의 메시지를 전하는 이 책은 여느 심리 도서들보다 실질적이고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그림 처방전>은 앞에서부터 차례대로 읽어나가는 것도 괜찮지만, 쭉 훑어보다가 눈길이 머무는, 한 마디로 '꽂힌' 작품을 만나게 된다면 그 부분을 먼저 읽는 방식을 권한다.
책의 앞부분에 저자가 말한 '눈길이 머무는 그림이 있다면 내 마음을 점검해야 한다는 신호'라는 메시지대로라면, 필자가 권하는 방식이 당장 급한 고민의 불씨를 끌 수 있는 방법이 되리라 생각한다.
목차는 '▲PART 1. 나를 더 사랑하기 위해 ▲PART 2. 가라앉는 마음을 어쩌지 못하고 ▲PART 3. 슬픔을 잘 흘려보낸다는 것 ▲PART 4. 더 이상 사랑받지 못한다 해도'로 크게 네 개로 구성돼 있다.
PART 1은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그림과 처방이, PART 2는 사랑이 불안한 이들을 위로하는 그림과 처방이, PART 3은 이별 후 힘들어하는 이들을 위한 그림과 처방이, PART 4는 홀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새로운 시작을 응원하는 그림과 처방이 담겨있다.
'공감'과 '위로' 등의 키워드가 강조되고 있는 시기다. 우리가 타인에게 쉽게 속마음을 털어놓지 못하는 이유에는, 타인이 나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지 않는다는 점과 공감보다는 해결책을 찾아준다는 명목으로 일침을 날리는 이들로 인한 2차 상처에 대한 우려감 등이 있을 것이다.
'가끔은 백 마디 말보다 한 점의 그림이 우리의 마음에 더욱 위로가 된다'는 저자의 말처럼 <그림 처방전>은 그림을 접한 독자들에게 시각적 만족을 전하는 동시에 내면의 치유를 전한다.
이 책은 배우 신세경이 추천하기도 했다. "<그림 처방전> 속 그림과 이야기는 그 어떤 말보다 마음에 힘이 되어줍니다. 사랑과 사람에 아파하는 모든 이들이 위로의 손길이 되어줄 나를 위한 단 하나의 그림을 만날 수 있길 바랍니다."
<그림 처방전>의 강점은 내면 치유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명화들에 대한 지식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친절하게 설명된 그림들에 대한 설명을 읽다보면, 전시회에서 큐레이터의 안내를 받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이렇듯 <그림 처방전>은 내면을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동시에 문화적 소양도 높여주는 책이다. 두고 있다가 마음이 힘들 때 꺼내 읽으면 좋은 책이기에 소장 가치가 높다.
고민과 슬픔이 있다면 가능한 한 빨리 해결하고 씻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우울을 더 큰 우울을 나을 뿐이다. <그림 처방전>과 함께 스스로를 성찰하고 단단한 마음가짐을 만들어나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