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왓챠 일본 드라마,
'Heaven? ~고락 레스토랑'

이시하라 사토미의 팬심으로 보게 된 드라마 <Heaven? ~고락 레스토랑~>.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명확히 갈릴 듯한데, 나는 재미있게 봤다.



일반적인 드라마가 아닌 만화 원작(사사키 노리코의 동명 만화)을 기반으로 한 작품이라 캐릭터 색이 강한 것이 특징. 때문에 '일반적인 시선'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상황들이 자주 등장한다. 프렌치 레스토랑 '루앙 디시'의 오너 쿠로스 카나코(이시하라 사토미)는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인데다 매장 운영은 뒷전이다. 자신의 식사를 위해 레스토랑이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먹보 근성'을 드러내는 그녀. 물론 정체가 드러나면서 조금은 그녀를 이해하게 되지만, 현실에서 보기 드문 인물임은 분명하다.



문제는 오너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루앙 디시의 직원들은 모두 약간의 문제(결핍)이 있다. 내가 오너라면 이 직원들을 택하지 않았을 것 같다. 아니, 혹 택했더라도 해고할 확률 99.99%! 그럼에도 오너는 이 직원들과 동행한다. 무모하고 생각 없어보이는 쿠로스 카나코이지만 자신의 선택에 후회하지 않고 뚝심있게 밀고 나가는 모습에는 박수를 보낸다. 앞서 자기중심적인 인물이라 표현했지만 '의외로 다정한' 면도 있어서 애정이 가는 캐릭터다.


주목해야 할 것은 문제투성이인 레스토랑이 겨우겨우 일 년 이상 운영을 이어간다는 점이다. 드라마는 오합지졸의 작은 성공기를 통해 그들의 삶도 나름의 가치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또한 어떠한 사람에게든 장단점이 공존한다는 점도 보여준다. 이 관점에서 보면 루앙 디시의 구성원들이 골칫덩어리로만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이 드라마를 즐겼던 이유는 특유의 코믹 요소 때문이다. 엉뚱한 오너를 대할 때마다 '체관의 미소'를 띠어야만 하는 직원들의 고충 반복될 때마다 키득거렸다.



<Heaven? ~고락 레스토랑~>은 시트콤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드라마틱한 성장기, 잘 짜여진 세련된 코미디를 기대한다면 실망할 확률이 높다. 잔잔한 일본식 유머를 좋아하고 소소한 타인의 일상을 엿볼 준비가 된 분에게는 조심스레 권해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영화 <도망친 여자> 리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