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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외도 보타니아'

녹음과 창해를 만끽할 수 있는 파라다이스

다가오는 가정의 달, 5월은 가족여행 하기에 딱 좋은 시기이다. 자연의 모든 부분이 싱그러운 옷을 입는 여름 직전의 날씨가 야외활동을 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고, 풍광 또한 눈부실 정도로 아름다운 때이니까!



우리는 여행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운다.

목적은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확실한 건 무엇이든 ‘깊어진다’는 데에 있다. 견문과 함께 심적 안정도가 깊어지고, 누군가와 함께 했다면 그(들)과의 관계와 추억이 깊어질 것이다. 필자는 보타니아를 찾은 후, 친구와의 우정이 깊어졌고 자연을 즐기는 법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얻는 등 견문이 넓어(깊어)졌다. 물론, 자연이 주는 안식의 에너지는 무언가를 얻은 것 이상의 치유효과까지 얻을 수 있었다.


필자는 작년 이맘때쯤 이곳을 찾았다. 부산 친구와 함께 거제 고현터미널에서 만나 장승포로 향하는 시내버스를 탔다. 뚜벅이여행자로 외도를 찾은 건 처음이라, 시내버스를 타야만 했고 또 타보고도 싶었다. 여행 시, 지역버스를 타고 지역민들과 대화 나누는 걸 즐기는 편이라 그날의 여행 때도 승차인과 거제도의 관광지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장승포 선착장에 내려 ‘외도-해금강’ 유람선코스 티켓(1인 당 27,000원으로 외도입장권 포함)을 끊었다. 나와 친구는 오랜만의 만남을 기뻐하며 사진도 찍고 그간의 안부를 묻는 등 서로에게 집중했고, 긴 기다림 없이 승선할 수 있었다.


그날 여행 때도 보타니아에는 가족단위의 방문객들이 많았다. 아름다운 풍광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를 만큼 만족했는데, 다양한 가족들의 애정까지 느껴졌기에 그날의 여행무드는 온기로 꽉! 채워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선 후, 동일한 동선을 따라 보타니아 미로(길이 미로처럼 좁아졌다 넓어지기를 반복해서)여행을 시작한 우리들. 탁 트인 바다를 보는 것만으로도 안식처를 찾은 듯한 기분이었는데, 그날의 뜨거운 태양빛줄기와 그것이 흩어져 바다 위를 매운 반사광들은 다양한 크기의 다이아몬드들이 길을 잃은 듯 보였다.



보타니아를 구경하면서 절로 ‘느림의 미학’을 몸에 입을 수밖에 없었다. 이유는, 생소하고도 다양한 식물들이 눈길을 사로잡았기에 멈출 수밖에 없었고 그 아름다움을 놓치기 싫어 세세하게 관찰하고 사진으로 기록하다 보니 자연스레 한 공간에서의 체류시간이 길어졌다. 친구와 나는 약속이나 한 듯 순서를 바꿔가며 “이거 봐.” “저기 봐.” “저기에 서봐, 사진 찍어줄게.”라는 말을 뱉었다.



낯선 식물들과의 만남은 호기심을 자극했고, 익숙하지만 아름다운 식물들은 그 에너지를 발산해 방문객들을 만족시켰다.



식물원을 방불케 하는 보타니아! 하지만 만족을 선사하는 데 한계를 느끼지 못하는 이곳은, 오를 때마다 다른 전경을 선사하는가 하면 곳곳에 놓인 조각상들로 예술혼까지 자극시켰다.



보타니아의 정상쯤에서 내려다본 남해바다의 풍광은 아직도 그 기운이 온전히 내 몸이 기억하고 있다. 산책으로 열기를 입었던 몸이 위도와 바닷바람의 영향으로 시원함을 느꼈던 그 때. 아무리 사진기를 들이밀어도 내가 바라본 자연을 옮겨올 수 없었던 안타까움의 감정도 회상된다.



이국적인 풍광은 물론, 산책하기에도 좋은 보타니아. 이곳에서의 시간 또한 좋았지만 섬으로 향하는 동안과 해금강 주변경관을 즐기는 시간 또한 좋았다. 자연을 즐기기 위해 굳이 해외를 갈 필요가 없음을 체득하게 만들어준 이곳. 녹음과 창해가 어우러져 가족여행지로 더할 나위 없으며, 개인적으론 5, 6월에 방문해 천연의 진미를 느껴볼 것을 추천한다.




덧) 기후에 따라 입도가 불가능할 때가 있으니, 홈페이지나 유선 연락을 통해 사전에 미리 체크할 것

(홈페이지: http://www.oedobotan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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