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체 없는 바닷물은 지구의 깨끗한 혈액처럼 언제나 일어났다 스러지기를 되풀이하면서 그 안으로 들어오는 모든 것들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어떤 것도 거부하지 않았다. 언제나 투명하게 열린 상태로 모든 것을 부드럽게 덮어주었다. 자신에게 닿는 모든 것을 부드럽게 다듬어주고, 완전히 주면서도 자신의 어떤 부분도 잃어버리지 않았다. 바다를 바라볼수록 바다야말로 강하고도 부드럽고 민감하면서도 흔들림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분명하게 들었다.
바닷물은 그저 자신이 닿는 대상과 같은 모습이 되어 그 안으로 스며들었다. 수면을 건드리는 것이 무엇이건 바닷물은 온 존재로 파문을 일으켰다. 신의 가슴 같았다. 바다는 세상에 존재하는 신의 작은 얼굴, 경험의 핵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