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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피가로~피가로~피가로' 리뷰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성장 영화

꿈을 향한 도전은 아름답다. 너무나 익숙한 말이지만 저마다의 이유로 꿈을 잊고 살아가는 이들이 부지기수다. 갈망하는 꿈이 있지만 도전하기를 망설이고 있다면, 현실의 벽 앞에 꿈을 포기한 채 살아가고 있다면 '피가로~피가로~피가로'의 '밀리'(대니얼 맥도널드)를 보며 용기를 얻길 바란다.


밀리는 런던의 잘 나가는 펀드 매니저다. 더 큰 기회가 눈 앞에 다가온 순간 "늘 오페라 가수가 되고 싶었어요. 펀드 매니저만 하다 죽고 싶지 않아요"라는 말과 함께 돌연 퇴사를 선언한다. 대담한 실천가인 밀리는 발빠르게 레슨 선생님을 찾은 후, 스코틀랜드의 작은 마을로 향한다.


오페라 가수가 되는 길은 물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조차 녹록지 않다. 레슨 선생님 '메건'(조앤나 럼리)의 혹독한 훈련과 괴팍한 성격 맞추기는 당연지사. 메건의 또 다른 제자 '맥스'(휴 스키너)의 까칠함과 이웃 주민들의 묘한 시선까지 신경 써야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밀리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겠다는 꿈을 향해 포기하지 않고 연습에 박차를 가한다.



'피가로~피가로~피가로'는 오페라 로맨틱 코미디이자 성장 영화다. 다양한 장르가 혼재된 만큼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것들이 많다.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로시니의 '세비아의 이발사',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 등의 낭만적인 오페라 아리아 선율이 공연장에 온 듯한 느낌을 전하고, 유쾌한 웃음 포인트가 보는 이들을 기분 좋게 만든다. 거침없고 당당한 밀리의 꿈을 향한 도전기는 감동을 선사하고, 말랑말랑한 로맨스는 마음을 간질인다.



비주얼도 훌륭하다. 부감 쇼트로 비춘 스코틀랜드 북부 하이랜드 풍광은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은 충동을 자극한다. 맑고 깨끗한 자연을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을 느낄 수 있다. 환상적인 영상미는 영화 '하워즈 앤드'로 미국 아카데미 미술상을 수상한 프로덕션 디자인 제작진과 '체실 비치에서'의 촬영 제작진이 합심해 완성됐다.


개성파 배우들의 오페라 가수 변신을 보는 재미도 있다. '아이 엠 우먼', '덤플링' 등에서 매력을 뽐낸 다니엘 맥도널드가 오페라 꿈나무 '밀리'로 변신했고 '맘마미아!2'에서 '해리'의 젊은 시절 역으로 출연한 휴 스키너가 만년 오페라 가수 지망생 '맥스'를 연기했다. 또 영국 아카데미 수상에 빛나는 명품 배우 조안나 럼리가 밀리의 괴팍한 레슨 스승으로 변신해 남다른 존재감을 발휘한다.


한 해가 저물어가는 지금, 앞날에 대한 생각이 많아질 때다. 밀리처럼 사랑하는 연인과 고액 연봉을 주는 직장에서 만족을 느끼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꿈을 향해 도전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물론 한순간에 180도 바뀐 인생을 시작하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가슴을 뛰게 만드는 대상이 있다면 시도할 것을 추천한다. 시작조차 하지 않고 포기한다면 미련과 후회만 남을 뿐이다.


열정과 실행력을 겸비한 밀리, 긴 시간 동안 포기하지 않고 부단히 노력한 맥스는 성장의 아이콘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명언 '시작이 반이다', '인내는 쓰지만 그 열매는 달다'를 몸소 보여준 두 사람의 성공 스토리를 보고 싶다면 '피가로~피가로~피가로' 관람을 추천한다. 11월 1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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