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청춘 18X2 너에게로 이어지는 길> 리뷰

단순한 첫사랑 로맨스 No, 당신의 삶에 위로와 힘을 건네는 힐링 무비


국내외에 상당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허광한 주연의 영화 <청춘 18X2 너에게로 이어지는 길>을 시사회로 관람했다.


사실 영화를 보기 전엔 큰 기대가 없었다. '첫사랑 아이콘' 허광한에 포커싱한 첫사랑 로맨스 정도로만 예상했다. 그런데 웬걸. 보면서 울었다. 눈물이 절로 나왔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뺨을 덮었다. 공감가는 장면들이 많았다. 덕분에 나를 돌아볼 수 있었다.


<청춘 18X2 너에게로 이어지는 길>은 대만의 인기 여행 에세이를 원작으로 제작됐다. 주목할 점은 '여행'이 소재라는 거다. 물론 로맨스가 바탕에 깔려있지만 이게 전부는 아니다.


지미(허광한)와 아미(키요하라 카야)는 대만에서 처음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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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 동안 노래방 아르바이트를 하던 지미는 여행 중 지갑을 잃어버려 돈을 벌기 위해 노래방을 찾은 아미에게 첫눈에 반한다. 함께하는 시간 만큼 두 사람은 정을 쌓아가지만, 돌연 귀국해야 한다는 아미의 통보에 사이가 멀어지고 만다. 18년이 흐른 지금, 삶의 길을 잃은 지미는 아미의 고향으로 여행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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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지미아미의 과거와 지미의 여행길을 교차로 보여준다. 설렘 가득한 청춘 로맨스와 지미의 차분한 여행길이 서로 다른 분위기를 풍겨, 마치 두 작품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허광한은 특유의 '멍뭉미' 매력을 발산하며 18세의 어리숙한 소년의 모습을 위화감 없이 소화한다(사랑스럽다). 차분하고 성숙해진 36세의 모습은 두말할 것 없이 멋있다(안경이 굉장히 잘 어울린다. 참고로 나 이 영화 보고 허광한 팬 됐다).


두 사람, 재회할 수 있을까?


관객은 첫사랑의 재회에 대한 기대와 궁금증을 안고 지미와 동행한다. 여행 중 우연히 만나는 두 일본인(코지, 유키코)과 추억을 되새기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코지와 함께한 눈밭 여행에서는 아미와 관람했던 <러브레터>의 추억을, 유키코와 함께한 시간에는 대만에서 함께 풍등을 날렸던 기억을 떠올린다. "여행은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재미있는 거야"라는 대사처럼 코지와 유키코와의 만남은 소소한 재미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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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의 여행 목적은 두 가지다. 애틋하고 아릿한 첫사랑의 추억길을 밟는 것과 자아를 깨우기 위한 것. 청춘을 바쳤던 게임회사 대표직에서 해임당해 모든 걸 잃어버린 지미는 여행을 통해 새로운 시작에 대한 마음을 다진다. 지미의 모습에 깊이 공감했고, 또 감동받았다. 쉼 없이 일에 매진했지만 한순간에 다른 상황에 직면한 그에게 여행은 휴식과 함께 삶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영화는 살아가는 동안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과 쉼은 반드시,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다.


일본과 대만의 명소들은 감성을 톡 건드리는 관람 포인트다. '슬램덩크' 덕후인 지미가 찾은 일본의 가마쿠라 열차 신과 더불어 도쿄, 나가노, 니가타, 대만 타이난과 스펀 등의 명소는 여행 욕구를 자극한다. 일본과 대만을 좋아하고, 또 이 장소들을 다녀온 나는 추억을 떠올릴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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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18X2 너에게로 이어지는 길>은 '감성 투성이'다. 따듯한 기온과 어울리는 로맨스, 청춘을 위로하고 응원하는 에너지, 설레는 여행지들,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이 앙상블을 이루는 매력적인 영화다. 다시 한 번 강조하건대, 단순한 첫사랑의 추억을 운운하는 게 아닌 가르침을 주는, 여운이 남는 작품이다. 삶이 버겁게 느껴지고 마음이 힘들다면 이 영화를 통해 위로와 힘을 얻을 수 있을 거다. 5월 2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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