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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월애>

10월 아닌 시월(時越)애, 하지만 가을에 봐도 좋은 로맨스 영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영화라, 1년에 한 번씩은 감상하는 <시월애>. 이 영화를 처음 받아들이는 사람은 한글 그대로 시월, 즉 10월의 사랑을 다룬 영화로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제목은 '시월(時越)'. 시간을 초월한 사랑을 의미한다.


은주는 이사를 가게되고, 받을 편지가 있는 그녀는 자신의 집(일 마레) 우편함에 다음 이사 올 사람에게 편지를 남기고 떠난다. 한데, 일 마레에 이사 온 남자, 성현은 편지를 읽고 의아해한다. 성현은 자신이 일마레의 첫 입주자인데, 어떻게 이전 입주자가 있을 수 있느냐는 의문을 품게된 것. 그래서 그는 은주에게 편지를 부친다. 그러면서 알게 되는 믿을 수 없는 상황. 은주와 성현은 '시간을 초월한 소통'을 시작하게 된다.



시간을 초월한 소통을 통해 이들은 친밀해진다. 현실 불가능한 이야기이지만, 그럼에도 가슴 떨리는 건 어쩔 수 없다. 한번쯤 상상해봤을 법한 이야기가 시각화된 영화 <시월애>. 은주와 성현은 각자 자신의 아픔을 고백하고, 서로를 위로해나간다. 그러면서 그들의 관계는 조금씩 더 깊어진다.


시간을 초월한 사랑, 시월애. 제목 만큼이나 영화 속 풍경과 음악, 대사들 역시 아름답다. 성현과 은주의 집 '일 마레'와 주변 풍경은 한번쯤 방문해보고 싶은 욕망을 자극한다. <시월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은주의 명대사 "사람에겐 숨길 수 없는게 세 가지 있는데요. 기침과 가난과 사랑." 그래서 이 영화를 볼 때면 '사랑하고 싶다'는 욕망에 굴복할 수밖에 없다. 이별의 슬픔이 있을 수밖에 없는 게 사랑일진대, 우리는 사랑을 꿈꾼다. 작중 인물들이 시간을 초월한, 현실 불가능한 사랑임에도 우리가 그것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던 것처럼 우리는 사랑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다.


<시월애>는 아픈 로맨스다. 하지만 동시에, 낭만과 환상으로도 점철돼 있다. 사랑의 다양성을 확인할 수 있는 영화. 바깥 공기가 매섭도록 차가운 날, 따끈한 실내에서 뜨거운 커피 한 잔과 감상하면 좋을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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