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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괴한 성으로의 초대,
영화 <록키 호러 픽쳐 쇼>

그로테스크와 금기를 안은 뮤지컬 영화


1975년에 발표됐다고는 믿기 힘들 정도의 컬트적인 영화 <록키 호러 픽쳐 쇼>. 이 영화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온갖 독특(나아가 엽기)하고도 섹슈얼한 단어들을 끌어모아야만 할 것 같다. '컬트 영화'하면, 필자가 가장 먼저 떠올리는 영화는 <시계태엽 오렌지>이다. 하지만 <록키 호러 픽쳐 쇼>는 그보다 더 독특하다. <시계태엽 오렌지>가 갖지 못한 '흥'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이 영화는 '재미'있었다.


<록키 호러 픽쳐 쇼>의 주무대인 '외딴 성' 속에서는 상상 그 이상의 상황들이 펼쳐진다. 이 세상 모든 성적인 행위들과 상상 속에서나 가능할 법한 것들이 구체화된다. 그래서 '놀랄' 수밖에 없다. 순수한 커플 브래드와 자넷은 타이어가 펑크나는 바람에 이 성에 들어오게 된다. 그들이 이 성에 노크를 하는 순간부터 '기묘한' 느낌은 온 몸을 휘감는다. 필자가 만약 이런 상황을 만났더라면? 당연히, 첫만남은 브래드 커플이 그러했던 것처럼 동공이 커지고 온 몸은 굳었을 것이다.



성 속의 인물들은 도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함에서 벗어나 기괴하고 독특하다. 하나같이 톡톡 튀는 캐릭터들은 마치 외계인 같다. 판타지 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그로테스크함을 입은 사람들은 행동까지 상식을 뛰어넘는다. 욕망이 앞선 인물들이 펼치는 상황은 '절대 나는 겪을 수 없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 정도의 기피 행각들이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운 인조인간 '록키'를 유혹하기 위한 자넷의 행동들은, 이미 금기를 넘어선지 오래다.



화려한 조명과 구성이 어우러진 성, 화려함을 넘어 괴상하기까지 한 의상들을 입은 캐릭터들이 영화의 관람 포인트다. 그리고, 주변에서는 쉽게 만나볼 수 없는(혹은 가까이하기 꺼려지는) 인물들을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는 것도 <록키 호러 픽쳐 쇼>의 흥미 요소다.


동명의 원작 뮤지컬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역시나, 시대를 앞서간 탓에 당시 스크린 관객들에게는 외면 받았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컬트 영화로써는 독보적인 매력을 지닌 작품이다. 따라서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영화다. 기상천외한 간접경험을 해보고싶다면 추천하고 싶다. 이 영화를 보면, 세상 모든 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관대함'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타인의 취향을 폄하하지 말자. 영화가 펼쳐보인 상황들을 직접 경험하고 싶지 않다고 할지라도, 보는 것만으로도 표정이 일그러질 것만 같더라도, 그들의 문화를 인정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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