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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감독의 실험작
<뒷담화: 감독이 미쳤어요>

참신한 상황에 '멘붕'할 준비 되셨나요?



'우스꽝스러운' 리얼리티의 달인 이재용 감독의 실험작 <뒷담화: 감독이 미쳤어요>는, 역시나 재미있다. 인터넷을 이용해 세계 최초로 원격 연출 영화 촬영을 진행하겠다고 선언한 그는, 노트북 모니터를 통해 배우 및 스태프들을 맞이한다.



제목에서 보여지듯, 감독은 미쳤다. 이 괴짜 감독 때문에 14명의 명배우들은 충격에 빠진다. 이 어이 없는 상황에서 뒷담화는 당연히 나올 수밖에 없는 법! 게다가 감독은 현장에 없다. 뒷담화를 할 수 있는 최적의 상태다. 어찌됐든 촬영은 진행되어야만 했다. 현장에는 제작자들이 있었고, 이준익, 류승완, 임필성 감독도 찾았기 때문이다. 무마시키기엔 벌려놓은 일들이 산더미였던 것.



알프레드 히치콕은 "극영화에서는 감독이 신이다. 다큐멘터리에서는 신이 감독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만큼, 다큐멘터리의 결말은 그 누구도 예측불가한, 신의 영역이라는 뜻이다. 이재용 감독이 펼친 상황극은 그야말로 다큐멘터리다. 황당한 상황 설정 자체가 연출과 거리가 멀다.


이재용 감독의 <여배우들>을 인상깊게 감상한 필자는, <뒷담화: 감독이 미쳤어요>도 개봉 당일에 관람했었다. 보는 내내 '저 감독, 정말 답이 없다. 흥행 여부는 신경쓰지 않는 사람이군'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을 정도로 '실험성' 다분한 작품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흥미로웠다. 참신한 작품이었고, 따라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요즘은 인터넷으로 뭐든 하는 시대다. 이제는 PC 기반의 인터넷 시대도 한걸음 뒤로 물러선 상태다. 이제는 모바일 시대다. 더 작은 화면으로 시간 제약 없는 넓은 소통을 하고 있는 시대다. 어찌됐건, 이재용 감독은 시대에 걸맞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영화 제작을 해보겠다는 창의성으로 이 영화를 제작했을 것이다.


신선한 재미가 돋보였던 영화 <뒷담화: 감독이 미쳤어요>. 뒷담화와 미침이라는 자극적인 단어들로 조합된 제목만으로도 호기심을 자극했던 영화. 다시 봐도 감독의 괴짜스러운 이미지는 여전히 강렬했다. 이재용 감독의 영화들은 언제나 필자의 기대감을 부축인다. 신작 <죽여주는 여자> 역시, 제목부터 필자를 끌어당긴 작품이다. 그의 차기작에 대한 기대도 높다. 언제나, 새로움을 시도해보고자 하는 감독의 창의력에 박수갈채를 보내고 싶다. 더하여, 이 감독의 영화가 더욱 가치있는 이유는, 베일에 싸여있는 뒷 얘기들을 거리낌없이 내보인다는 점에 있다. 참신함과 솔직함의 전율을 느껴보고 싶은 분들께 이 영화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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