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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레이디 수잔>


영화 <레이디 수잔>은, 제인 오스틴의 동명 원작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그동안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들에서의 여성상은 순수하고 도덕적이었다. 하지만 <레이디 수잔>에서의 수잔은 완전히 다르다. 수잔은, 남편과 사별한지 얼마 되지 않아 재혼을 준비하고 다양한 남자들과 동시에 만난다. 현명한 여자라면, 명 짧고 멍청한 남자와 결혼하는 것이 좋다라고 생각하는 속물주의이기도 하다. 이기적인 그녀는, 주위의 시선 따위는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살아간다. 말 그대로 속 편한 여자다.



즉, <레이디 수잔>은 제인 오스틴이 '진짜 하고싶었던 말', 그러니까 속내를 까발린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생동감을 부여받은 영화는, 소설보다 훨씬 유쾌하고 발칙하다. 영화 속 모든 대사에는 조롱과 비아냥이 배어있다. 단 한 마디의 대사에서도 품위란 걸 느낄 수 없을 정도다.


'속물', '여우', '-녀' 등 수잔은 남성들로 하여금 수많은 비난을 받을 만한 인물로 그려진다. 여자인 필자도 그녀가 '심하다'고 느껴졌을 정도이니까. 하지만 그래서 유쾌했다. 수잔이라는 캐릭터는 분명 얄밉지만, 한편으로는 '아름다운 전사' 같다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음흉하고 발칙하기까지 한 상황들, '어머 저 정도까지?'라고 느껴질 만한 위트 있는 대사들로 한 순간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았던 영화 <레이디 수잔>. 제인 오스틴의 팬이라면 '반드시' 감상하길 권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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