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행복은 자연에 의함이다
책 <마지막 나무가 사라진 후에야>는 제임스만 지역에 거주하는 인디언 '크리족'의 삶으로부터 우리네 삶을 되돌아보고 지혜를 전달하는 책이다. 제목인 <마지막 나무가 사라진 후에야>에서 느낄 수 있듯이, 자연과의 조화, 자연에 대한 존중 등을 중점적으로 다루면서 크리족들의 삶과 그들의 종교적 신앙 등을 알려준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접할 수 없었던 크리족들의 삶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그들의 삶으로부터 다양한 철학적 관점을 생각해볼 수 있다. 우리는 분명, 이들의 삶으로부터 우리의 삶을 반성하게 될 것이다. 이미 늦은 듯 보일 수 있는 우리네 자연 파괴적인 삶은 결국 마지막 나무가 사라진 후에야 후회하고 고통을 체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이 책의 공동저자들은 책의 메시지들을 통해 현대인들에게 이 사실들을 '알아만 달라'는 마지막 당부를 독자들에게 전하는지도 모른다.
필자는 책을 읽으며 인문학적 관점에서 '삶'을 바라보게 됐고 인간의 존재와 환경을 대하는 태도 등에 대해 깊은 사색에 빠지게 됐다. 늘 발 빠르게, 현재보다 더 빠르게 살아가려는 우리네 삶에서 벗어나 '관조적 삶'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됐으며 평소에 그토록 바라왔던 다운시프트의 삶으로 한 템포 전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결심에도 힘을 얻었다.
그렇다면, 크리족으로부터 현대인들이 얻을 수 있는 삶의 지혜란 무엇일까. 사람이 드물고, 집보다 나무가 많은 인디언의 삶에서 그들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은 '존중'이다. 그들은 생물, 무생물 모두에게 생명이 있다고 믿고 그것들 모두는 원형적인 관계이므로 존중의 태도를 보인다. 사랑을 주면 반드시 우리에게 뜻을 베푸는 동물들뿐만 아니라 돌, 물, 바람 등에도 뜻이 있다고 보는 크리족들의 삶에서 종교적 행위 또한 중요한 것 중 하나다. 꿈과 주술을 믿는 크리족들에게 있어 세상 만물에는 상징이 존재한다. 그렇기에 그들은 모든 것들을 해치지 않는다. 모든 행위에는 책임이 뒤따른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그들이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이 가볍게 사라지는 돈에 집착하고 안간힘을 쓰는 동안 크리족들은 그것들을 초월하여 현재에 충실한 삶을 산다. 무엇인가를 소유한다는 것에 있어 그들은 물 흐르듯 머무르기만 할 뿐이다. 현대인들이 생각하는 '소유'와 그들이 생각하는 '소유'의 의미는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있어 소유는 잠시 앉아있는 것. 머무르는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주머니에 아무것도 지니지 않는 그들이지만, 내면과 외부 세계의 조화를 아는 크리족. 우리가 크리족의 삶으로부터 배워야 하는 것은 입을 다물고 귀를 기울이는 태도다. 모든 것들은 관계하므로 조화를 이뤄야 한다.
현대인들의 삶에서 물질적인 면은 점점 나아지지만, 정신적인 면은 점점 쇠퇴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아진 세상에서 형편없이 살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이다. 말이 생명의 입김 소리가 되어 들리는 것이라 믿는 크리족은, 신성한 말을 할 때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 그들에겐 '진실'한 삶이 습관처럼 존재한다. 한편, 앞서 언급했지만 '존중'을 가장 중요시하는 그들은, 아이들의 교육에서도 잘못에 있어 직접적으로 나무라지 않으며 예시를 들어 삶의 지혜를 깨우치게 한다. 존중의 자세는 우주 만물의 조화를 믿는 그들의 주된 가치관이다.
현대인들의 삶은 빙산의 일각만 보는, 거시적인 데에서 그치고 있다. 사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일각의 몇 배, 아니 몇천 배가 되는 것들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 마지막 나무가 사라진 뒤에야 우리네 진정한 삶을 깨닫는 것은 너무나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가 자연을 해하면, 자연 또한 우리에게 그것에 상응하는 무엇인가를 벌일 것이다. 예측할 수 없는 더욱 무서운 것들이 자연의 영혼에 숨 쉬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우리에게 아량을 베풀길 좋아하기에 현재까지 우리는 그들의 소중함을 자각지 못하고 파괴해왔다. 이제는 새로운 시각을 가져야 할 것이다. 과거를 되돌아보고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지향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이 책의 메시지이자 우리가 크리족으로부터 배워야 할 가치 높은 삶의 지혜다.
돈이란 더할 나위 없이 가볍고 쉽게 사라져버리는 데도 우리는 그 돈 때문에 안간힘을 쓰며 산다.
(26,27쪽)
우리가 잃어버린 가르침은 얼마나 많은가! 인생은 끝나지 않는 시련이라는 것, 인생이란 늘 물질과 대립한다는 것에 대해 크리족을 비롯한 옛 선조들은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굳이 바꾸려 하지 않았다. 인생이란 언제나 그들보다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조상들은 우리가 할 수 없는 것,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외부 세계와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데 성공했다. 주머니에는 아무것도 지니지 않고서, 내면과 외부 세계를 조화시킬 줄 알았던 것이다.
(31쪽)
인간의 행동에는 언제나 책임이 따른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의 행동은 실존하는 세계 전체와 조화를 유지해야 한다. 그렇다면 '하고 싶은 걸 다' 해서는 안 될 것이다. 크리족은 오직 어린아이들에게만 그런 태도를 용납한다.
(49쪽)
나이가 지긋했던 아메리칸 인디언, 라코타에게 아이란 무엇이냐고 물어보았다. "아이는 위대한 존재에게서 갓 나온 사람이다. 나는 이제 늙었으니 그 위대한 존재로 돌아갈 것이다. 그러니 아이와 노인은 매우 가까운 존재이다."
(53쪽)
관찰의 단계를 지나 관조의 단계로 들어서면 자연은 펼쳐진 책과 같다. 풍경은 책 속의 문장이고, 하늘은 목차이다. 물의 변화와 흐름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삶의 체취, 공기의 맛 등, 에너지가 없는 종이책에서보다 인간의 조건에 대해 훨씬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61쪽)
<월든>, 헨리 데이비드 소로/은행나무
<고독의 즐거움>, 헨리 데이비드 소로/에이지21
<인디언의 지혜>, 베어 하트, 몰리 라킨/판미동
<트래커>, 톰 브라운/랜덤하우스코리아
<네 번>, 감독 - 미켈란젤로 프라마르티노
개봉 - 2011 이탈리아, 독일, 스위스, 88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