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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다리아저씨 Apr 22. 2023

술에게 바치는 고해성사

술 말고는 이야기할 곳이 없다.

마침 회식자리가 길어지던 어느 날 사람보다 술잔이 편하다는 것을 느꼈다.

한입에 쏙 들어가는 소주잔은 세상을 삼킬 듯이 나를 바라본다.

잔뜩 취한 한 무리의 취객들은 서로를 안다고 하지만, 진정 그들은 아는 사람은 없다.

이제는 술조차 멀리하는 젊은이들을 향해 중년의 아저씨들은 정이 없다고 한다.

술친구 말고는 동지가 없는 그들의 눈에 세상은 점점 각박해 보이나 보다.

삶을 적시는 것은 비싼 양주보다는 역시 백성의 술 소주가 제격이다.

신부님도 모르는 나만의 비밀을 이 한잔은 알고 있다.

찰랑거리는 소주 한잔에 모든 것을 털어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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