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노키오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며 소리쳤다.
“에? 인간이 다 바보가 돼요?”
제페토는 피노키오의 놀란 표정을 보며 껄껄 웃었다.
“걱정하지 마라. 아빠가 그런 연구에 진심일 리 없지.
나는 그저 하는 척만 했단다.
외계인들은 성질이 급해서 계속 독촉했지만, 너도 알잖니?
내가 척하는 건 예전부터 아주 잘했잖아.”
피노키오는 눈물을 글썽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아빠가 화난 척할 때, 제가 얼마나 무서웠는지 알아요?”
제페토는 잠시 허공을 바라보며 옛날을 떠올렸다.
그 순간, 피노키오가 갑자기 소리쳤다.
“아빠! 지금 옛날 얘기할 때가 아니에요.
밖에서 하얀 별 우주선이랑 싸우고 있잖아요!
이 틈에 빨리 도망쳐야 해요.”
제페토는 그제야 정신을 번쩍 차렸다.
“옳지, 맞다. 우선 이 전자 철창부터 없애야겠구나.
제어장치는 내부에 있는데…
저들의 눈을 피해 그곳까지 가는 일은 매우 위험하겠지.
하지만 아들을 구하는 길인데 무서울 게 뭐람!”
그는 목발을 짚으며 절뚝거리는 걸음으로 제어실 쪽으로 향했다.
“안 돼요, 아빠!”
피노키오가 다급히 외쳤다.
하지만 제페토는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하지 말아라. 널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다.”
피노키오의 눈가에 눈물이 터져 나오는 순간이었다. 그때였다.
“쿵! 쿠쿠쿵! 쾅!”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폭발음이 이어졌다.
우주선이 쪼개지듯 사방에서 쩍쩍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닥의 갈라진 틈 사이에서 물이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순간, 피노키오를 가두고 있던 전자 철창이
푸른 번쩍임과 함께 사라져 버렸다.
“아빠! 철창이 없어졌어요!”
피노키오의 목소리에 제페토는 돌아서서 손을 내밀었다.
피노키오는 주저하지 않고 달려가 아빠를 끌어안았다.
두 사람은 서로의 얼굴을 붙들고,
수십 번이나 얼굴을 비비며 눈물을 흘렸다.
제페토는 피노키오의 등을 세차게 두드리며 말했다.
“살아 있었구나… 내 아들아.
널 이렇게 안을 수 있다니, 나는 더는 바랄 게 없다.”
피노키오는 눈물에 젖은 얼굴로 대답했다.
“아빠… 저도요. 아빠랑 다시 만날 줄 몰랐어요.
이제 절대 안 놓을 거예요.”
울음과 웃음이 뒤섞인 순간, 두 사람은 비로소 하나가 된 듯했다.
밖에선 우주선이 무너져 내리고 있었지만,
그 혼란 속에서도 피노키오와 제페토는 오직 서로의 온기를 나누고 있었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단단한 약속.
두 사람은 다시는 헤어지지 않겠다고, 마음속 깊이 새겼다.
그러는 동안에도 우주선은 여전히 미친 듯이 흔들리고 있었다.
바닥의 갈라진 틈으로 바닷물이 쉴 새 없이 흘러 들어와
피노키오의 무릎까지 차올랐다.
차가운 물결이 닿을 때마다 가슴이 더 조여왔다.
“아빠,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어요. 빨리 빠져나가야 해요!”
피노키오가 다급히 외쳤다.
제페토는 물살을 견디며 고개를 저었다.
“빠져나간다고? 어떻게 말이냐?”
“우주선 입구로 가는 거예요.
거기서 바로 바다로 뛰어들어 멀리 헤엄쳐서 도망가면 돼요.”
제페토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피노키오를 바라봤다.
“입구라니…? 암살자들이 바로 눈치챌 거다.”
“괜찮아요. 암살자의 망토랑 마스크만 구하면 돼요.
살짝 변장하면 다들 전투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아무도 신경쓰지 않을 거예요.
설마 우리가 정문으로 나갈 거라고 생각이나 하겠어요?”
잠시 고민하던 제페토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수도 있겠구나. 그다음은?”
“물에 뛰어들어 멀리 헤엄쳐 가는 거예요.”
“하지만 나는 다리가 하나뿐이라 헤엄을 칠 수 없다.”
“괜찮아요! 제가 아빠를 업고 갈게요. 저 수영 잘하잖아요.”
제페토는 씁쓸하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들아… 네가 키도 작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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