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읽은 흥미로운 기사다. 결혼 정보 회사에서‘연인들 사이 지켜야 할 연애 매너’라는 주제로 설문 조사 결과, 2위가‘반복적으로 맞춤법이 틀릴 때’였다. 연인이란 달콤한 감정에도 올바르지 않은 맞춤법 사용은 신뢰를 떨어뜨리며 성인인데도 맞춤법을 모르고 있다는 것에 충격이었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자신들 방식대로 한글을 변형하고 훼손하면서도 당당하고, 텔레비전 자막의 올바르지 않은 맞춤법이 마치 표준어처럼 쓰는 것을 보면 안타까웠는데 맞춤법을 무시하는 사람들에게 일침을 주는 것 같아 속 시원했다.
성인이 되어도 맞춤법이 틀리는 것은 모국어이기에 잘 알고 있다는 착각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또 어떻게 쓰든 이해할 거라고 믿는 한글을 대하는 태도가 진지하지 않아서이다. 책을 읽지 않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올 해 나는 새로운 도전 중이다. 한글을 제대로 알지 못해 읽지 못하고 쓰지 못하는 초등학교 1,2학년 아이들의 한글교육이다. 코로나19 때문에 수업이 원격으로 진행하다보니 심하게 벌어진 학력 격차를 줄이고자 함인데 1학년인 경우는 처음의 학교생활이 낯설어 집중력을 떨어뜨린다는 것을 알았다. 마스크를 써서 알지 못하는 친구 얼굴, 잘 들리지 않는 마스크 속 목소리, 거리두기. 모두가 행동의 제약이고 규칙인 틀에서는 배움의 흥미마저 떨어진다.
동물들의 새끼도 서로 몸을 부대끼며 놀면서 사회성과 사냥법을 익히고 펭귄도 허들링으로 추위를 견딘다고 하는데 친구와 놀이가 없는 학교생활은 재미없는 공간일 뿐이다.
더군다나 영상매체에 익숙하여 글자를 기호와 그림 그리듯 쓰고, 자음 모음 순서도 자기 방식대로 써서 읽고 이해하는 아이들에게 한글 맞춤법은 어렵기만 스트레스다. 무엇이 제일 어려운지 물었다. ‘ㅔ’와‘ㅐ’사용과 받침이라고 했다. 같은 낱말인데 소리 내어 읽을 때와 쓸 때는 왜 달라야 하는지, 받침에 따라 뜻이 다른 것을 바르게 익히기까지 과정은 높은 산을 오르는 것만큼이나 힘든 일이다.〈~소리가 들려서〉와〈~소리를 들어서〉설명하는 나도 같이 땀이 난다.
囊中之錐, 나에게는 직업병으로 드러난다. 간판이나 메뉴판에서 틀린 맞춤법을 보면 주인에게 말해주는 편이다. 자주 쓰는 말이라 바로 잡아주고 싶은 내 의도하는 달리‘네가 뭔데, 참견이야.’라는 표정에서 고치지 않을 거라는 걸 읽는다. 그곳이 소문난 맛 집이라 해도 마음의 신뢰가 떨어져서 맛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된다.
까칠한 내 성격을 어떤 이는 못마땅해 하기도 하고 직업병이라며 두둔하기도 하지만 틀린 맞춤법을 보면 체한 것처럼 내내 불편하다. 그런데 맞춤법에 민감하여 참견하고 서슴지 않고 직언하는 내가 요즈음 현대인 문맹인이 되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변화된 사회구조에서 파생된 합성어와 신조어 때문이다. 정치와 사회를 풍자하거나 조롱할 때, 흔들리는 경제를 우려할 때, 환경, 예능까지 합성어와 신조어가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다. 아파트 값이 치솟으면서 관련된 합성어는 낯설고 가슴이 아린다. 대부분 영어 낱말을 조합한 것이라 전체의 흐름은 알겠는데 정확한 뜻을 몰라 물어보면 꼰대라며 밀어내고, 신조어를 모르면 정보의 눈에 어두운 라떼 세대로 취급한다.
현대인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적응이 빨라야 한다. 그래서 인터넷 검색 창을 활용하는데 제일 편하고 빠르며 유일한 내 편이다. 또 나와 같은 사람이 있다면 공유하고 싶어 적어놓는 노트가 독창적인 합성어, 신조어 사전이 되어 반복하여 익히고 있으니 모르는 것이 약이 된 셈이다.
최근에는 연예인들 사이 부캐가 유행이다. 연예인들이 기존의 가지고 있던 캐릭터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 주어 신선한 이미지로 변신하고 재미를 준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 기회에 나도 까칠한 이미지에서 새로운 부캐로 바꿔볼까. 아니면 용기 있는 도전으로 N잡러가 될까. 코로나19가 종식되기까지 기다리며 쿼런틴가드닝(quaran-tinegrdening)을 시작해볼까. 오래 생각할 고민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