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AFK의 확률 이슈에 대해

현업 BM 기획자가 바라본 확률 이슈

by DD

※주의

이 패키지에서는 SSS급 영웅을 5.08% 확률로 뽑으실 수 있으며, SS급 영웅은 10% 확률로 뽑으실 수 있습니다. 각 영웅 별 획득 확률은 상이하므로, 확률표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모바일 수집형 RPG, 방치형 게임 장르의 게임들을 즐겨 플레이하셨다면, 자주 맞이하셨던 문구였을 거예요.

제 경우에서도 BM 담당자로서 모바일은 아니지만, PC 플랫폼의 프로젝트에서 BM을 개발하고 확률을 설정하는 업무를 총괄하여 담당하였던 적이 있어요.


획득 확률을 설정하고, QA 과정을 통해 이를 검증하고, 최종적으로 유저 획득 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과정에서 설정된 확률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것은 담당자의 업무 상 의무에 해당해요.


즉 간단하게 획득 확률을 5%로 설정해 두었다면, 최소 기간별 데이터를 조회하였을 때 100회 뽑기 당 획득 아이템 수는 5회 이내[4.95-5.05]로 획득되어야 함을 필수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오차 범위에 한참 못 미치는 결괏값이 산출되고 있다면, 이는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나 사기나 유저 기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휴먼에러가 중간에 개입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따라서 즉시 수정되어야 하는 크리티컬 한 이슈로 보아야 마땅합니다.

이와 반대로, 오차 범위를 한껏 넘어서는 결괏값을 내고 있는 경우에서는 아이템이 과도하게 풀리게 되어 매출에 악영향을 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어느 경우든 간에 확률 세팅을 확인하고 검수하여 라이브를 모니터링하는 것까지가 BM 기획자의 업무 범위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의성의 판별]

우리는 사회적으로 [피해자][가해자]가 발생한 사건을 심판할 때, 보통 가해자의 [고의성]을 처벌의 기준으로 삼는 것 같습니다. 물론 필자는 법잘알이 아니지만, 적어도 [미필적 고의]에 대한 부분을 면밀히 판단하여 처벌의 수준을 정하는 사례가 일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화면 캡처 2024-10-08 215515.png 출처: 국립국어원
즉 [미필적 고의]는 범죄의 용의자가 인과에 대해 온전히 이해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이해할 수 있어요.

여기서 우리 게이머들은 항상 궁금한 부분이 있어요.

왜, 항상, 게임사에 유리한 방향으로만 휴먼 에러가 일어날까?

지금까지 확률 공개를 법적으로 강제하지 않았기에, 게임사들은 이러한 미필적 고의가 개입된 확률 세팅에 대해 검증하지 않아도 되었어요. 항상 심증으로만, 게임을 사랑하는 유저분들께서 직접적인 모수 데이터를 추출하여 의문을 제기하였을 뿐이죠.

하지만 메이플스토리 큐브 사태를 시작으로, 웹젠의 라그나로크 환불 사태 등으로 이어지며 게임을 조금 더 투명하게, 소비할 수 있게 되었죠.


여기서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오래된 게임일수록, 이전의 확률 세팅값을 확인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정말 문제를 알지 못했을 가능성도 분명히 있어요. (기존 기획자의 퇴사 문제 등으로 인하여 히스토리 공유가 안되었을 시 발생하는 에러. 즉 기존 기획자의 미필적 고의가 개입되어 해당 에러를 방치했을 가능성)


하지만 만약 신작의 경우라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져요. 신작은 글로벌 오픈 런칭 이전부터 BM의 QA를 다수의 횟수에 걸쳐 진행하여야 하며, 데이터의 유효성을 검증, 또 검증하기 때문에 실수라는 한 단어로 변명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따라서 혹자는 AFK 새로운 여정 확률 조작 이슈를 [미필적 고의]가 명확하였던 소비자 기망 행위였다고 충분히 주장할 수 있어요.


[해외 게임사]

엔터 산업의 포토 카드 확률 문제가 아직도 암암리에 존재하듯이, 게임 산업에서도 확률 문제가 아직 온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국내 게임사의 경우, 게이머의 감시와 법을 통해 충분히 제재할 수 있으나

해외 게임사는 아직도 법망의 사각지대에 있다고 판단돼요.


중국의 개발력이 근래 굉장히 고평가를 받으며, 게임의 본질인 [즐거움]을 충분히 충족시켜주고 있는 상황임은 모두가 인정하고 있어요. 또한, 중국 현지에서는 확률에 대한 부분을 굉장히 엄격한 과정을 통해 검증하고 있기도 하죠. 하지만 이번 AKF 사태를 통하여 아직도 해외 시장에서의 중국 게임사가 보여주는 행보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스스로 가르고 있다고 보여요. [돈> 양심]의 가치 판단을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죠. (황금알=게임의 재미, 거위=브랜드)


게이머의 과금 의사결정의 최종 단계는 결국 [게이머]와 [게임사]의 신뢰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신뢰는 단기간에 형성되지 않죠. CRM의 영역에 있기도 하며, 브랜드 마케팅의 영역에 있기도 합니다. 초기에 신뢰를 얻는 것은 몇 백억의 가치 투자를 통해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신뢰를 잃는 것은 정말 한순간, 한 번만으로도 가능합니다. 특히 사기, 조작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순간 앞으로 그 브랜드는 10년, 어쩌면 50년이 걸려도 신뢰를 회복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법적 제도를 통해 제도적 허점을 보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개발사가 잠깐의 이익에 눈이 멀어, 스스로의

미래를 파는 행위가 근절되기를 진심으로 희망하며 이번 글을 마무리 지어보겠습니다. 뭔가 굉장히 거창해진 것 같지만, 다음 글은 조금 더 라이트한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225bf2e1f30f29b16c6b657590277e7.jpg 게이머에게는 대체재가 아주 많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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