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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칸다 포에버 Sep 17. 2019

유러피언 드림

꿈을 노래하는 이들의 평화적 미국 침공

비틀스 에잇 데이즈 어 위크


정의와 자유를 자칭하는 세계의 대장 ‘캡틴 아메리카’ 미국. 그들은 수차례 세계 평화 위협을 강력한 자본과 군사력으로 제압했다. 각종 국제 문제에 관여하며 ‘팍스 아메리카나’를 외쳤다. 하지만 지구를 침략하는 외계인도 간단히 때려잡을 것 같은 캡틴 아메리카마저 막을 수 없는 침공이 있었다. 바로 ‘British Invasion’이다. 1960년대 초반 침체기인 미국 음악 시장을 영국 뮤지션들이 석권했다. 비틀스는 이 침공의 선봉이었다. 엘비스 프레슬리에 환호하고 영국인에게는 냉랭하던 미국인들은 점점 비틀스의 노래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비틀스는 20세기 대중음악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음악가가 되었다. 이미 해체한 지 오래된 이들이 전 세계에서 여전히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꿈을 노래했다는 것이다. 비틀스의 구심점이던 매니저 브라이언 엡스타인의 죽음 이후 폴 매카트니는 절망에 빠졌다. 그런 그가 잠을 자던 중 꿈에 그의 어머니가 나와 격려를 해주었다. 그 격려를 바탕으로 만든 노래 ‘Let it be’는 그대로 내려 두고 평안을 찾으라며 사람들을 위로했다. 위로받고 싶던 자신의 꿈이 세계를 위로한 것이다. 


혼자서 꿈을 꾸면 몽상과 망상이 된다. 하지만 여럿이 꿈을 꾸면 현실이 된다. 비틀스는 그들의 꿈을 음악으로 표현했다. 그 꿈에 사람들은 반응했다. 베트남 전쟁과 케네디 대통령 암살로 60년대 미국은 공황상태였다. 삭막한 그곳에서 비틀스는 꿈을 노래했다. 이들의 노래에 미국 사회는 커다란 자극을 받고 활기를 되찾았다. 꿈에 굶주린 사람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그들의 꿈 이야기에 함께했다. 


베트남 전쟁이 한창일 때 영국 BBC는 세계평화를 주제로 ‘Our World’라는 방송을 진행했다. 비틀스는 이 방송을 위해 ‘All you need is love’를 작곡했고 불렀다. 나는 ‘All you need is love’가 영화와 예능에서 자주 불렸기에 달콤한 사랑한 이야기라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내게 비틀스는 상업에만 집중하는 다른 가수와 다를 바 없는 사람이었다. 사랑 이야기는 음악의 주된 소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유럽인들의 꿈은 그게 아니었다. 이들은 사랑으로 평화를 꿈꿨다.  


꿈을 만드는 원동력에 대해 폴 매카트니는 말한다. “우리는 개인이지만, ‘한 벌’을 이루어 하나의 인격이 된다. 우리는 각각 전체에 무엇인가 다른 것을 더하고 있다.” 하나 되었을 때 꿈이 더 발전하고 진정한 힘이 생긴다. 비틀스의 음악이 단순한 유희가 아닌 꿈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평화, 사랑 같은 메시지는 세계 공통의 바람이자 하나로 묶는 원동력이다. 이를 노래하는 비틀스가 세계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당연하다. 영국의 작은 클럽에서 시작된 이들의 작은 꿈은 지금도 전 세계에 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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