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와 우울증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시간맹 극복하기 2주차 기록을 해야 하는데 기록자체를 실패했다. 그 이유는 바로 뭔가 시간을 예측하고 재려면, 뭔가 생산적인 일을 해야 하는데 생산적인 일을 안 하고 한 1-2주간 계속 집에서 놀았다.
정확히는 놀고 쉬었다기 보단, 시간을 무기력하게 때웠다.
ADHD들은 자신과의 약속을 자주 못 지키고, 자신에 대한 통제감을 잃다 보니 자신감이 떨어지고 우울증으로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나도 오랫동안 스스로를 탓하는 자책감 때문에 우울증을 감기보다 더 자주 걸리곤 했다. 감기는 2주면 낫는데, 우울증은 한번 걸리면 한두어 달은 지속되는 것 같다. 거기다 약은 끊는데도 최소 6개월이 걸리니, 우울증이 감기 같다고 한 표현은 거짓말이다. 이렇게 오래 걸리는 감기가 어딨어.
나는 보통 마음이 불안하면 무기력증으로 증상이 나타난다. 취업을 어떻게 하게 되었는데, 그간 회사를 겪은 일들이 ptsd처럼 작용하는지 꽤나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면접에 붙고 나서부터 나는 바닥에 눌러붙은 껌마냥 침대에 눌러붙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아, 이거 무기력증이 찾아왔구나. 내가 불안하구나. 인지는 했다. 인지하고 나서 이걸 해결하려면 집에서 나와야 하는데, 나가기가 쉽지 않았다. 씻는 마음을 먹기까지 2-3시간. 나가려고 샤워하고 나서도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지 않고 있다가 결국 스마트폰 속 세상에 붙잡혀서 나가지 못했다.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보고, 넷플릭스 보고, 최근 드라마 다 몰아보고, 카카오페이지, 네이버 웹툰도 보고. 콘텐츠 세상은 나를 잡고 놓지 않았다. 정확한 말로는 내 무의식이 콘텐츠 세상을 놓지 않았다. 이 불안함을 직면하기 싫어 자꾸 스마트폰으로 뇌를 마비시키는 기분이다. 근데 이렇게 시간을 보내면 하나도 쉬는 느낌이 안 든다.
힐링된다는 감각이 돌아오는 내 행동들은 다음과 같다
책 읽기
만년필로 필사하기
차 마시기
피아노 치기
산책하기
요가하기
자연 속에 있기
글쓰기
근데 이런 행동들을 시작하는 것조차 힘들었다. 그래서 이래서는 안 돼! 하고 바로 지난번에 여행 갔던 고성 숙소를 이틀 치 예약하고, 고속버스 티켓을 예매했다.
이런 돈이 들어가는 남과의 약속은 어기기가 어렵다. 결국 고성에 와서야 나는 그제야 사 왔던 책을 읽고 글을 썼다.
이렇게 여행 가는 것보다 쉬운 트리거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걸 읽으시는 분들이 있다면, 무기력증을 벗어나는 좋은 트리거가 있다면 알려주셨으면!
고성에서 2박 3일간 스마트폰 콘텐츠 세상에서 나와 책을 읽고 필사하고, 차를 마시면서 뇌를 비우는 시간을 가지고 다시 돌아가서 좋은 루틴으로 돌아올 수 있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