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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ex Sangwoo Kim Jan 26. 2018

왜 나만 살이 찌는가?

같이 먹었는데 나만 살찐다.

주위에는 평생 다이어트 따위는 안 해본 사람들이 꼭 한둘씩 있다. 밥도 잘 먹고 크게 따로 운동도 하지 않는데 살은 찌지 않는다. 그런데 유독 나만 물만 먹어도 살이 찐다. 세상 억울하다. 진짜 안 먹는데도 나만 살이 찐다. 인터넷 먹방러들도 날씬하기만 하구만 나만 살이 찐다.  그래서 사람들은 본인이 살이 찌는 체질이라고 대부분 생각을 한다. 정말 살이 찌는 체질이 있는 것일까? 그 진실을 알아보자.

  

첫째, 20세 이전에 살이 찐 적이 있다면 당신은 살찌는 체질이다.

모든 사람은 지방 세포를 가지고 있다. 살이 찐다는 것은 지방세포의 크기가 커진다는 이야기이다. 음식을 많이 먹으면 지방세포가 열심히 자라서 몸집을 불린다. 풍선을 생각하면 쉽게 그림이 그려진다. 풍선 안에 지방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살이 찐다. 그러다 음식 섭취를 덜 하게 되면 지방이 빠 저나 가면서 풍선(지방세포) 도 작아진다. 이건 모든 성인에게 적용이 된다. 하지만 아이들의 경우에는 좀 다르다. 아이들이 음식을 많이 먹게 되면 지방의 세포가 커지기도 하지만 지방 세포의 숫자가 더욱 많아진다. 다시 말해 풍선이 하나가 아니라 두 개 세 개가 된다는 말이다. 몸은 좀 더 지방을 저장하기 좋은 형태로 성장한다. 게다가 진짜 무서운 건 한번 늘어난 지방세포는 자연적인 방법으로는 절대로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늘어난 지방세포를 가지고 평생 죽을 때까지 살아가야 한다.  지방세포 증가는 대략 20세까지 지속되는데 20세가 되었을 때 보통사람들보다 많은 지방 세포를 가지고 있다면 당신은 평생 살이 쉽게 찌는 체질이 된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가 초, 중, 고등학생이라면  온 힘을 다해 정상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대학 가서 살 빼야지 하면 이미 늦는다. 지금 체중이 평생 가장 가벼운 체중일 확률이 높다. 자녀를 둔 부모님이라면 아이들이 절대로 비만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학원 보내는 돈으로 좀 더 건강한 먹거리와 운동에 투자하는 것이 나중에 아이의 삶의 질을 크게 좌우할 수 있다. 살이 나중에 키로 간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자. 균형 잡힌 영양섭취를 하면 키는 충분하게 큰다. 

유아기 이후로 쭈~욱 비만이었던 나는 날씬했던 기억이 없다. 에휴…. ㅠ.ㅠ 잠시 자리를 비켜주길 바란다. 혼자 있고 싶다.  


둘째, 가족이 비만이면 당신은 살이 찌는 체질이다. 

비만이 유전이다 아니다는 아직까지 여러 가지 학설들이 있어서 나 같은 아저씨 나부랭이가 판단할 일은 아닌 것 같다. (난 개인적으로는 유전인 것 같다)  하지만 당신의 가족이 비만이라면  당신도 비만이 되거나 될 확률이 다른 사람보다 월등하게 높다.  이유는 대부분의 가족은 비슷한 생활패턴과 식단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어떠한 환경에서 자라서 어떠한 식습관, 운동습관을 가지고 있는가는 어쩌면 유전적인 요소보다 훨씬 더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생활 습관이 개선이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성인이 되어서 습관을 바꾼다는 것은  사실 엄청난 고통과 노력을 동반해야 한다. 내가 운동을 하고 살을 빼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아이들 때문이다. 내 몸이 무거워져서 아이들과 같이 뛰어놀지 못하고 소파에서 TV를 본다던가, 아무 음식이나 먹음으로써 아이들의 생활습관이 망가진다면 그 아이는 나중에 정상적인 생활 습관으로 바꾸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안타까운 진실이지만 대부분 실패할 것이다.  (그 어려운걸 나는 해냈다고 수줍게 자랑해본다..ㅋ )

살이 잘 찌지 않는 사람들의 생활을 자세히 관찰하면 운동을 하지 않아도 끊임없이 바쁘게 움직이거나 바른 자세를 유지해 생활 칼로리가 높은 사람도 있고 식사 속도가 다른 사람들보다 느려서 천천히 상대적으로 적은 양을 먹는 사람도 있다. 식사 후 간식을 꼭 먹어야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하루 밥 세끼만 먹으면 딴걸 안 찾는 사람도 있다.  어릴 때부터 만들어진 작은 생활 습관 하나하나로 인해 평생 따로 다이어트라는 걸 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셋째 자존감이 낮다면 당신은 살이 찌는 체질이다. 

뉴욕 정신건강 위생국의 아디나 레메쇼의 논문에 따르면 자존감이 낮은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을 조사한 결과 자존감이 낮은 학생이 성인이 돼서 비만이 될 확률이 70%가량 높다고 조사되었다. 자존감이 낮으면 비만이 되고 비만이 다시 자존감을 더 낮추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신 건강과 비만은 아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살을 빼고 싶다면 운동이나 식단 조절을 하기 전에 내 마음이 어디 아픈 곳은 없는지 생각해보고 점검해 보는 것도 아주 중요한 일이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다이어트가 아니라 내 소중한 몸을 건강하게 하는 다이어트를 해야 포기하지 않고 오래 할 수 있다. 


내가 소아비만이었거나 유전적인 요인으로 살이 잘 찌는 체질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받아들이자. 내가 바꿀 수 없는 부분들은 과감하게 인정하고 포기하자. 이제부터 중요하다. 살이 잘 찌는 체질이니 할 수 없이 포기하고 살지 아니면 남들보다 조금 더 엄격한 관리를 해 나갈지는 본인의 선택이고 의지다. 나는 초등학교 2학년 이후로 늘 반에서 가장 뚱뚱한 아이 었다. 평생을 비만으로 살다가 체중을 줄여서 몇 년째 유지하고 있지만 잠시 삐끗하면 언제든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나에게 다이어트에 성공했다고 하지만 난 아직도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늘 말하지만 비만은 당뇨병과 같은 난치 또는 불치병으로 바라보고 접근을 해야 한다. 준비 땅 해서 미친 듯이 살 빼고 끝나는 게임이 아니다.  이 세상에 살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사람은 없다. 잊지 말자 끝나지 않은 전쟁에서 승리를 선포하면 늘 반격을 당한다는 사실을.. 

거의 육 개월 만에 포스팅이네요. 그동안 아이도 하나 생기고 대학원도 시작하고 진짜 정신이 없었네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운동하려고 합니다. 바빠서 못한다는 핑계는 말 그대로 핑계일 뿐입니다.

https://www.instagram.com/justregularfatg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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